개인/가족 이야기

아버지 2주기 추모의 글

청풍헌 2022. 11. 18. 06:15

2주기 추모의 글
늦가을 고운 단풍이 든 양지바른 선영에 계신 아버지의 2주기를 맞이하여 다섯 형제가 모였습니다.
돌아보면 힘든 삶을 사신 아버지는 스스로 유학에 심취하시어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고 문중 일에 앞장서 일하셨습니다. 만년에는 기독교에 귀의하시어 형제들의 부담을 줄여 주셨습니다.
경추 협착으로 걸을 수 없을 때 절망하시고 삶을 놓으시려고 할 때도 있었지만 잘 극복하시고 천수를 누리신 것에 크게 감사함을 느끼고 본받겠습니다. 천수를 누리신 것이 아버지의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순리대로 살 것이며 그 뜻을 후대까지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편안하게 계시다가 아버지 곁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돌이켜보면 문종 묘원 조성 후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골(散骨)로 인하여 고심하시고 밤새 뜬눈으로 축문을 쓰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제 이곳 선영에서 부모·형제와 일가친척을 만나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를 옆자리에 모시고 병원으로, 요양원으로, 선산으로 오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주기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걸어오신 삶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축문

임인년 시월 그믐날

태환, 용영, 용재, 인옥, 용석, 다섯 형제는

아버님 신위 전에 삼가 고하나이다.

아버님께서 별세하신 날을 다시 당하오니

추모의 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차를 드리오니

강림하시어 흠향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