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책 이야기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

청풍헌 2024. 2. 11. 16:33

서평-2(요약)
이욱 김미영 김시덕 권삼문 저, 『조상제사 어떻게 지낼 것인가』, (민속원, 2023), 292쪽
 
 

조상제사, 왜 지내는가

이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제사를 지내는 목적은 무엇인가?

제사를 지내면 복을 받는다. 복(福)이란 내적으로 자기 자신을 다하고 외적으로 도(道)에 이르는 것이다. 제사의 목적은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시원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되돌아가는 것이다, 만물은 하늘에 근본을 두고 있고 인간은 조상에 근본을 두고 있다. 제사는 보이는 이면 세계에 그 근원으로 조상과 하늘을 상정하고 이를 기억하려는 의례인 것이다.
 

조상제사의 대상은 누구인가?

공덕이 있는 자만이 신이 될 수 있다. 조상 제사의 대상은 혈연의 연속성만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조상 제사의 주체이자 조상 제사의 대상이 된다. 조상과 후손,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공덕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존재의 연속성”에 기인한다.

 
제사를 통해 조상과 감응하다.

혼기(魂氣)는 하늘로 가고 형백(形魄)은 땅으로 돌아간다. 제사는 죽은 후 영혼이 완전히 소멸되기 전까지 그 영혼을 찾아 만나는 의식이다. 조상과 후손은 기(氣)가 통한다. 혈통으로 묶인 가족은 고조를 중심으로 한 8촌 이내의 친척을 ‘근친(近親)’. ‘당내간(堂內間)’, ‘유복지친(有服之親)’이라 한다.

 
조상제사를 통해 예(禮)를 갖추다.

조상 제사는 조상과 후손의 만남이다. 그것은 정성과 공경이 필요하며, 일정한 형식과 절차인 예(禮)가 필요하다. 가례에 나온 제사의 종류는 사시제(四時祭), 초조제(初祖祭), 선조제(先朝祭), 예제(禰祭), 기일제(忌日祭), 묘제(墓祭) 등이 있다. 일상과 성스러움이 공존하는 제사 공간인 사당은 종법질서에 대한 존승화의 공간이다. 조상에 대한 전성과 보답의 표상으로서 제사음식은 귀신을 부르는 수단이며, 신에 대한 정성과 보답의 표상이며, 신이 내려주신 복의 상징이다.

 
전통과 변화의 갈림길로 접어든 조상제사

세속화되어 가는 조상제사는 첫째, 제사에 투영된 영혼관의 탈락이다. 둘째, 제사의 성스러움이 삶의 영역을 장악하지 못한다. 셋째, 제사는 물적 토대와 분리되었다. 제사는 산 자를 위한 공간이다. 제사가 부모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가족의 경험을 형성하고 전승하는 곳이다.

 
 

조상제사, 누가 모셔야 하는가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조상제사, 누가 누구를 모시는가?

유교의 조상 제사에는 대상과 주체가 있다. 이를 향사자(享祀者)와 봉사자(奉祀者)라 하는데 향사자는 조상을 뜻하고 봉사자는 제사를 지내는 주체, 즉 후손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보편적 관행인 제사의 장자 계승과 4대 봉사의 습속은 언제 어떻게 정착되었는가를 알아본다.

 
조상제사, 장남이 모셔야 하는가?

유교의 가족 이념에는 가문의 혈통을 장자계열을 중심으로 계승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런 배경에서 재산 상속과 제사 계승에서 장남의 우선권이 주어졌다. 고려시대에는 남계이든 여계이든 제사가 존속되는 것에 중심을 두었다. 자녀 윤회봉사도 있었다. 유교 이념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던 시기에는 재산을 균등하게 물려받았으며, 제사도 공평하게 지냈으나 장자계열을 중시하는 종법제도가 보급됨으로 장남이 제사를 계승하고 재산 상속에서도 우대를 받았다.

 
조상제사, 4대까지 모셔야 하는가?

제사의 대상자인 향사자에 대한 규정은 고려말에 대부 이상은 3대 봉사를 6품 이상은 2대 봉사를 7품 이하와 서인은 부모만 모실 수 있었다. 조선 경국대전에는 6품 이상은 3대 봉사를 7품 이하와 서인은 2대 봉사를 하도록 규정했다. 4대 봉사가 우리 사회에 정착한 이유는 주자가례의 보급 때문이다. 즉 주자가례에는 신분에 상관없이 4대 봉사를 하도록 기록했다.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제도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4대 봉사도 변하고 있다. 기제사에는 고비단설(考妣單設)과 고비합설(考妣合設)이 있다. 최근에는 합사(合祀)라는 제사의 방식이 대두했다.

 
조상제사, 의무와 본질을 되새기다.
조상 제사의 본질은 ‘나의 근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에 있다. 『예기』에 ‘만물은 하늘에 근원을 두고, 인간은 조상에 근원을 둔다’라고 했다. 나의 근원으로 되돌아가서 지금의 나를 비추어보고 또 미래의 나를 바라보는 목적과 기능을 지닌 조상제사 역시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조상제사, 어떤 순서로 지내야 하는가

김시덕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교수

조상제사, 어떻게 준비하여 어떤 순서로 지내나?

제상은 뒤쪽이 북쪽, 앞쪽이 남쪽, 좌측이 동쪽, 우측이 서쪽이다. 여기서 좌우는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볼 때의 좌우 구별이다. 좌측이 경상좌수영, 우측이 경상우수영 등이다. 신위는 서쪽을 상위로 모신다. 즉 서쪽에서부터 동쪽을 향하여 고조고(高祖考), 고조비(高祖妣), 증조고(曾祖考), 증조비(曾祖妣), 조고(祖考), 조비(祖妣), 고(考), 비(妣) 순이다. 제물은 신위를 기준으로 첫 줄에 잔과 수저, 밥과 국을 놓는다. 메밥은 곡식이므로 왼쪽에, 국은 희생으로 오른쪽에 놓는다. 2열은 탕을 놓는데 서쪽에는 육탕(육고기), 중간에는 소탕(채소), 동쪽에는 어탕(물고기)을(물고기) 놓는다. 3열에는 면, 고기, 적, 생선, 떠을 놓는다. 4열에는 포, 장, 채소 해를 놓고, 5열에는 과일을 차린다. 『상례비요』에 의하면 “『예기』』「교특생」에 ‘하늘에서 나는 것은 양이므로 그 숫자를 홀수로 하고 땅에서 나는 것은 음이기 때문에 짝수로 쓰는 것이 옳다’라고 하여 여기에 근거해 볼 때 어육은 홀수로, 과일 소채는 짝수로 쓰는 것이 옳다”라고” 하였다. 기일 하루 전에 준비하여 기일이 시작하는 첫 시간에 기제사를 올린다. 단설과 합설에 대해서는 가가례에 따라 마땅하다. 축문은 한글로 쓴다. 지방이란 사당이 없는 집안에 모시려는 신의 명칭을 종이에 써서 모신 신위다. 제물은 형식보다 정성을 다하여 올리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조상제사, 어떤 절차로 지내나?
제사의 순서는 설위-진기-진설-출주-참심-강신(분향-뇌주)-진찬-초헌-아헌-종헌-유식(삽시정저)-합문-계문(축관삼희흠-계문-헌다-철시복반)-사신-납주-분축-철-준(음복)
 
전통을 어떻게 현대에 맞게 전승할까?
현대에 맞는 제사의 모델은
제사준비: 설위, 진기, 진설
강신과 참신: 분향, 뇌주 참신
헌작: 헌작, 계반개, 독축
유식: 첨작, 삽시정저
합문
계문: 헌다, 국궁, 철시복반
사신
납주: 분지방, 분축
철상
음복
 
 

제물, 무엇을 차려야 하는가

권삼문 전 금오공과대학교 왜래 교수

가가례(家家禮)는 사라지는가?

제사의 격식을 잘 아는 것이 전통사회에서는 중요한 지식 가운데 하나였다. 유교적인 사회문화에서 유교적 교양이 지고지순한 가치였다. 그래서 가가례에 대한 시비가 잦았다. 오늘날 산업화 시대에 제수장만은 상품이 의존하고 있다.

 
제물 장만 달라졌는가?

제물은 통상 제수(祭需)라 한다. 주(酒)는 소주를 제외한 청주, 법주, 과실주를 쓴다. 과(果)는 『주자가례』에 6품, 즉 6가지를 쓴다고 하였으나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우리의 제사에는 조율이시(棗栗梨柿, 대추, 밤, 배, 감)를 기본으로 하고 제철 과일을 추가하기도 했다. 포(脯)는 말린 고기다. 식해(食醢)는 고기와 소금에 익한 곡물을 첨가하여 발효시킨 것이다. 탕(湯)은 육탕, 어탕, 소탕이 있다. 갱(羹)은 국으로 소고깃국,, 콩나물국 등이 있다. 적(炙)은 우모린(羽毛鱗)이라고 하며 날짐승, 털짐승, 비늘이 있는 짐승을 쌓아 올린다. 좌반(佐飯)은 소금으로 짜게 절여 저장기간을 늘린 생선을 말한다. 면(麵)은 건진국수로 밀가루, 콩가루로 칼국수를 만들어 식힌 국수다. 병(餠)은 떡이다. 숙채(熟菜)는 나물이다. 침채(沈菜)는 김치를 말한다. 쌈은 김을 쓴다.

 
꼭 필요한 제물은 무엇인가?

술, 과일, 포, 밥, 국, 떡, 적, 탕이 기본이다.

 
제물로 차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가?

조상신이 후손의 제사를 받고 복을 주려면 후손이 제사에 특별하 정성을 들여야 할 뿐 아니라 조상신이 반드시 제사를 받아먹어야 한다. 조상신은 진수성찬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먹는다.

 
음복 : 복 받기와 복 나누기

원래는 수조(受胙)라 표현하며 제사 지낸 고기를 받는다는 말이다. 음복례는 제례가 지닌 잔치의 성격도 있다. 제사는 길사(吉事)이다.

 
혼란을 피하는 방법

제물장만의 혼란을 피하는 방법은 집안의 전통을 고수하는 것이다. 제물의 장만은 시대에 따라 변해 왔으며, 집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지켜왔다. 예서의 진설도 보다 실제의 제물이 풍성하였듯이 대체로 제물의 숫자를 줄여야 하는 것이 대세다. 줄이는 경우 핵심 제물을 제외한 찬품을 줄이고, 음복에서 기피되는 찬품을 줄이면 될 것이다.

 
부록 조상제사의 실태 및 의식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