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89회 일요걷기(미륵산 편백숲 길) 미륵산은 통영의 허파요, 미래사 편백 숲은 피톤치드의 보고다.

청풍헌 2017. 7. 2. 22:30

현대인의 식생활 변화로 각종 페스트 푸드가 넘쳐나고 있다

태어나며 부모에게 몸을 물려받았고, 자라면서는 정신을 물려받았다

우리의 몸은 선천적 후천적 영향 하에 놓여 있어 지배를 받는다

최근 지인의 아이가 아토피가 심해서 온 얼굴을 싸매고 생활하는 사진을 보았다

선천적인 것은 부모의 책임이요, 후천적인 것은 우리모두의 책임이다. 

미세먼지와 오존, 자외선등 각종 오염에서 해방되기 위하여 원시로 돌아갈 수 없지만 비슷한 환경을 만들 수는 있다


미륵산에는 그런 곳이 있다

길 덕환 대표가 운영하는 나폴리 편백 농원이다

이번 일요걷기는 목표가 편백농원 체험이다


날씨는 무더웠다

한 시간 남짓 올라 미래사를 지나 농장에 이르렀다

농장에서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체험에 나섰다

먼저 맨발로 들어선 곳은 원적외선으로 발을 소독하고 따뜻하게 하는 곳이다

적당히 데워지면 맨발로 산책길에 나선다

편백 톱밥과 효소를 발효시켜 산책로에 뿌려 놓아 그 길을 맨발로 느릿느릿 걷는다

청년기의 편백이 가장 피톤치드를 왕성하게 내 뿜는다는 숲 해설사의 이야기가 일리 있어 보였다

경사진 언덕에 있는 미로같은 산책로를 거닐었다. 


내 얼굴에 근심이 가득 했는지 이런 말을 해 주었다

"어느 고찰의 노스님이 입적을 하면서 유언으로 '사찰의 어려운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 나가다

정말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내가 비법을 써 놓았으니 그때 가서 보라' 하셨다

어려운 난관에 봉착한 스님들은 노스님의 비책을 살펴보니 '그냥 두거라' 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 그냥 두어도 해결된다

어렵고 힘든 일을 끙끙 앓지 말고 때로는 그냥 두어도 된다는 말이다


걱정을 내려놓자

지금 내가 걱정을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느릿느릿 걸었다

다시 생각하고 잊었다가 생각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놓아버렸다

편안했다

잔디밭에 누웠다

차가운 땅의 기운이 올라 편안해졌다

세상의 온갖 걱정은 한 순간이다

지나면 해결된다.

 


흔들거리는 해먹에 누워있으니 편안했다

편백 숲에는 모기도 없다

각종 벌레도 없다

강력한 피톤치드가 해충을 퇴치한다

족욕까지 마치고 개운한 마음으로 나왔다

미륵산은 통영의 허파요, 미래사 편백 숲은 피톤치드의 보고다



2017.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