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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회 일요걷기(지리산 둘레길2)보람이라는 월척을 낚은 기분이다

청풍헌 2019. 3. 28. 11:17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 2 운봉-인월 구간

지리산 둘레길 이어 걷기의 호응도가 좋아 신청자가 20명이나 되었다. 차량 관계 때문에 조기 마감했다. 운봉 인월 구간은 수년 전 지리산 가을 소풍 때 빗속을 걸었던 좋은 추억이 있으며 작년 통영 별로 구간에 한 번, 또 꿈터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

 

오늘은 두 가지를 당부했다. 하나는 크린 워킹이다. 둘레길을 걸으며 눈에 거슬리는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한 행위이다. 버리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쓰레기까지 주워서 깨끗하게 하자는 운동이다. 또 하나는 둘레길을 걸으며 길을 열어준 동네 사람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농작물이나 다른 것을 손대지 않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라고 당부했다. 고마운 마음으로 지역의 음식을 사 먹으며 지역 농산물도 가급적 구매하여 길을 열어준 주민에게 작은 보탬이 되어야 한다.

 

클린 워킹을 강조하며 가장 열심히 한 회원에게 선물을 준다고 공지하고 국립공원 선생님이 가져온 선물과 쓰레기봉투를 나누어 주었다. 인사를 하고 몸을 푼 후 출발하려는데 출발지점에 이동용 도넛 가게가 있다. 막 장사를 시작하면서 도넛을 만들고 있어 하나씩 먹고 가자는 말에 공정여행의 실천이므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막 구운 도넛을 하나씩 먹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구간 시작점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삼삼오오 걸음을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 안내 표식은 소나무를 깎아 세웠는데 붉은 화살표는 정 방향이고 검은 화살표는 역방향이다. 애매한 갈림길에는 어김없이 말뚝이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말뚝이는 일정 기간 지나면 썩어지므로 보수가 필수인데 잘 유지되고 있었다. 길은 천변으로 나 있었다. 서림공원 입구의 돌벅수 두기는 대체로 양호했다. 그곳에 각종 비석이 즐비하게 섰는데 무슨 비석인지 자세히 살피지 못했다. 누군가의 기부로 500여 그루의 벚나무를 천변에 심었다. 꽃이 피면 참 아름다운 길이 될것이다.

 

황산대첩비지에 들어왔다. 고려 말 왜구가 침입했을 때 이성계가 왜구를 크게 무찌른 기념으로 황산 대첩비를 세웠는데 일제 강점기 일인들이 글자를 지우고 부러트려 넘어진 것을 다시 복원한 곳이다. 바로 옆에는 동편제의 발상지인 박초월 생가가 있다. 입구 양지쪽에 앉아 간식과 가져간 막걸리를 나눠먹고 생가를 둘러보고 나왔다.

 

도로를 건너 폐 건물 뒤로 올라가면 옥계 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뚝 중턱으로 둘레길은 이어져 있다. 수년 전 가을 소풍 때 찍은 사진이 생각나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저수지의 물이 넘치는 곳으로 많은 물이 흘러 그곳에서 물 미끄럼을 타면 재미있겠다는 상상도 했다. 저수지를 돌아 산으로 오르니 응달에 눈이 보였다. 일부는 얼음이 얼어 도롱뇽 알도 함께 얼었다. 크린 워킹을 하면서 진행했다.

 

이 길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번째 지나간다. 고갯마루를 내려서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무인판매대가 있다. 오래된 막걸리와 음료수, 커피 등이 있었는데 캔 커피를 두 개 사 마셨다. 요금은 자율 함에 넣었다. 개울을 건너 내려오면 사과농장이 나온다. 작년 꿈터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이곳에서 사과를 사 아이들에게 주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야트막한 언덕을 지나 양지바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지리산 둘레길 인월 센터에서 근무하시던 분이 찻집을 한다는 말에 들어가니 2년 전 가게를 넘기고 지금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었다. 일본 돗토리의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에서 만난 인연인데 만나지 못하여 아쉬웠다. 3구간 시작점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점심을 먹기 위하여 식당에 미리 전화했었다. 인월시장 안에 있는 시장식당이다, 흑돼지 국밥과 피순대 국밥이 맛있다고 한다. 식당을 들어서기 전에 클린 워킹한 쓰레기를 모았다. 뭔가 이루었다는 자부심이 들고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클린 워킹은 그래서 좋다. 함께 걸으며 산천을 구경하고 자연을 느끼며 환경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는 일이다. 약속대로 가장 열심히 쓰레기를 주운 회원에게 탁상시계를 선물했다.

 

열심히 클린 워킹을 하여 마대 자루가 한가득하다. 보람이라는 월척을 낚은 기분이다. 통영 길 문화연대가 지나간 지리산 둘레길은 반짝반짝 빛이 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회원님들의 협조덕분이다. 누구는 쓰레기봉투를, 누구는 차량을, 누구는 간식을, 누구는 마대자루를 협조 했으며 자발적으로 청소를 즐겼다. 지리산 둘레길은 이어져있다. 우리는 그 길을 이어서 끝까지 걸을 것이다.

2019.3.24. 지리산 둘레길2 운봉-인월


2015년 지리산 가을소풍

 

클린워킹 결과: 패트병:52, 음료캔: 26, 종이컵:13, 물티슈:26, 비닐류: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