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길문화연대

제173회 바래길3 동대만길

청풍헌 2023. 4. 30. 00:37

173회 바래길 33 동대만길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기록을 해야 할 생각으로 카멜리아 카페에 왔다.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하고 바쁜 관계로 바래길에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여 바래길 센터에 연락하여 가이드 신청을 했다.

이 코스에는 점심을 먹을 곳이 없어 도시락 준비를 이야기했는데 귀선 씨가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했다. 장어찜과 맛있는 생선이 생각났다. 귀선 씨는 길문화연대의 보물창고다. 맛있는 통영 음식을 준비해 와 회원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분이다.

거리가 15km라 좀 긴장했다. 평소에 착용하지 않던 무릎 보호대를 찾아 챙겨 배낭에 넣었다. 15km는 꽤 먼 거리다. 최근 운동 부족으로 저질 체력이 되어 매우 걱정되었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과 체력은 반비례한다. 그래도 몸은 기억할 것이다. 15km쯤이야 하고...

늑도, 초양도를 지나 창선도 횟집 센터에서 하차하여 가이드와 미팅했다. 가이드가 있으니 길 찾기는 걱정 없다.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고 앞에 서기도 하고 뒤에 서기도 하여 자유로웠다. 그렇지 않으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다리 아래를 지나 단항마을로 갔다. 단항마을의 500년 된 후박나무 아래서 전설을 들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이 후박나무 아래서 이순신 장군이 쉬어갔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전설은 그야말로 전설일 뿐이다. 다시 임도로 접어들어 숲 속을 걸었다. 임도는 비포장도로라 걷기에는 그만이다. 적당한 바람과 햇볕이 드는 한적한 임도 길이다. 길가에는 산딸기 꽃이 만발했다. 금난초, 은난초도 피었다.

적당한 곳에서 간식을 펼쳤다. 정숙 씨가 텃밭에서 키운 유기농 채소와 귀선 씨가 직접 만든 도토리묵과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더불어 먹는 막거리도 꿀맛이다. 맛있는 간식을 먹고 길을 나섰다. 환상적인 길이다. 녹색의 나뭇잎에 눈이 즐겁고 지저귀는 산새 소리에 귀가 즐겁다. 남해는 고사리밭이 많다. 특히 창선도의 고사리 밭은 유명하다. 다음 코스가 남해 고사리밭 길이다. 과거 세 차례나 고사리 밭을 걸었다.

작당한 장소에서 도시락을 열었다. 기대한 대로 장어 양념찜과 문어숙회,, 각종 나물이 나왔다. 숲 속에서의 진수성찬이다. 2열로 앉아 숲 속 만찬을 즐겼다. 여러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준 귀선 씨가 고마웠다. 다음 걷기 신청에는 조귀선과 김정숙의 참석 여부에 따라 신청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임도길은 예상시간보다 조금 빨라 하산길에 운대암에 들렀다. 수원지를 마당 배경으로 운치 있는 가람이다. 쉬면서 법당에 올라 부처님께 인사드렸다.

창선면사무소에 종점에서 클린워킹한 쓰레기를 모으고 파출소에서 화장실 이용 및 커피를 얻어 마시고 귀가했다. 바래길 3코스 종점이라 바래꾼들의 방문이 잦다고 한다. 커피도 주고 화장실도 안내하며 친절했다.

4월의 바래길은 초록초록했다. 적당한 기온과 산들산들 봄바람은 걷기 좋은 날이었다. 밖으로 나와 산천을 걷는 것은 보약 한 첩보다 났다. 우리는 걸어야 산다. 걸어야 살 수 있는 동물이다. 걸음을 멈추는 순간 죽음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걸어야 산다라는 명제를 가방에 세기고 걷기를 하고 있다. 걸을 수 있을 때 걸어야 한다. 우리 모두 걸어서 건강을 지키고 행복을 찾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