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좌도 탐매(左島 探梅)

청풍헌 2024. 2. 18. 07:41

좌도 탐매(左島 探梅)

통영에서 가장 먼저 매화 꽃밭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좌도라 한다. 통섬에서 수차례 탐방했으며 문화원에서도 몇 차례 탐매 활동을 했었다. 모 블로그는 개인적으로 탐매 활동을 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한 차례도 참여하지 못했다.

무척 궁금했다. 작년(2023)에는 좌도의 매실을 구입하여 매실주를 담그려고 했으나 구하지 못했다. 나의 로망이 좌도 매화나무 꽃밭 아래에서 좌도의 매실로 담은 매실주를 마시는 게 꿈이었다. 또한 바게트를 맛있게 먹는 꿈도 꾸었다.

매화꽃은 개화 시기가 일정하지 않다. 당해 연도의 기온에 따라 피는 시기가 달라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한다. 일단 올해는 통섬에 따라붙어 탐매를 하기로 하고 계획을 짰다.

좌도 가는 배편은 하루 두 편이 있는데 07시에 출항하는 배는 용초-호두-죽도-진두-동좌-서좌-비산도-화도-터미널까지 운행한다. 14시에 출항하는 배편은 07시 배편의 반대로 운항한다. 즉 화도부터 용초까지 운행한다. 07시에 승선하여 동좌리에 하선하니 830분이다.

동좌리 언덕에는 매화가 만발했다. 식민지기 일본인들이 매화를 심었다는 매화밭은 묵정밭이 되어 오르기 힘들었다. 하지만 매화나무 아래에서 매향을 맡으며 꽃을 감상했다. 바다의 빛과 하늘빛이 같으며 매화의 흰 꽃잎은 순백의 향기를 전한다. 마을 회관에서 커피를 대접받고 마을 탐방에 나섰다. 마을의 오래된 우물이며, 돌담, 제실, 학교 등등을 둘러보았다. 재를 넘어 서좌리로 갔다.

서좌리에 매화가 더 많았다. 우리는 매화 꽃밭 아래에 자리를 깔고 가져온 도시락을 먹었다. 막걸리와 30년 된 매실주를 후원회장님이 가져와 먹었다. 꿀맛이다! 매화나무 아래 매화꽃 향기를 맡으며 매실주를 먹고 있다는 실감을 만끽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음식과 좋은 꽃향기 아래서 먹는 한 잔의 술은 흥이 절로 나온다. 강 의장님의 하모니카 연주는 매화 꽃밭 아래에서 호강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배 승선 시간이 충분하여 천천히 섬을 탐방했다. 좌도는 한산도의 좌측에 있는 섬이라고 좌도라 했으며 거제와 한산도에 둘러싸여 멍게 양식과 굴 양식장이 많다. 이곳은 미국 FDA가 인정한 청정구역이라 하수종말 처리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일주 도로는 파도를 막을 수 있는 방호막이 되어 있으며, 잘 포장되어 있었다.

양지에는 쑥과 달래가 많았다. 봄의 전령사였다. 맑은 물과 공기, 하늘과 매화꽃은 환상의 궁합이다.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최고의 봄이었다. 충분한 보상을 주는 탐매였다. 좌도의 매실을 사서 매실주를 담고 싶다. 그래서 내년 봄에도 매화나무 꽃밭에서 꽃에 취하고 매실주에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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