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빗자루 타고 문화 기획하기

청풍헌 2023. 9. 6. 14:33

빗자루 타고 문화 기획하기 

「빗자루탄마녀」 대표 정은숙

통영길문화연대는 통영의 길을 구석구석 걸으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서로 소통하면서 알아가는 시민단체다. 통영의 길을 10년 이상 걷다 보니 싫증이 나기도 하며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시민학교에서 문화 기획하기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통영시민학교는 최광수 전 경상대학교 교수가 이사장으로 통영을 사랑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건전한 시민모임이다. 수년 전 최교수의 요청으로 통영 별로에 대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9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문학의 길을 걷고자 공지했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여 뭔가 아이디어를 얻고자 강의에 참가했다. 
페이스북에 통영을 차(tea)로 표현한 '통영을 담다'라는 크라우드 펀딩을 본 적이 있다. 이 펀딩을 한 사람이 정은숙 대표다. 정은숙 대표는 서울의 기획 전문 회사에서 문화 기획 쪽의 일을 8년간 하다가 일에 지쳐 제주에서 쉼을 한 후 다시 8년을 근무 후 다시 쉼이 필요하여 통영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했다. 통영의 자연과 많은 문화 자산에 내가 할 수 있는 문화 기획의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봉평동 주공 아파트 앞의 《진 이용원 》에 입주하여 「빗자루탄마녀」라는 기획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작품이 통영의 노을과 바다를 품은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었다. 노을을 표현하는 차를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 구현하고, 코발트 빛의 바다를 표현하는 청색의 차도 개발하여 세트화시키고 옻칠 반과 전통 누비 받침을 묶어 시리즈 1 '통영을 담다'라는 제목으로 펀딩을 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한다. 
문화 기획자는 지역의 가치를 알아보고 전문가와 지역을 연계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다.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여러 도시의 컨설팅 작업을 했다. 약 6단계의 작업 순서를 이야기했는데 기억의 한계가 있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본 통영은 매력적이라 했다. 내부적인 나의 시선으로 본 통영은 문화와 역사를 공짜로 향유하는 통영 시민은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화 전도사가 되기 위하여 체계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구성으로 기획하고 가치를 부여하여 공유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문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테마형 걷기를 코스별 거리와 쉼터, 화장실 등 기초적인 조사와 스토리를 입혀 구체화할 때 각 개인이 문화 기획자가 될 것이다.
강의 후 한 시간은 세 종류의 카드를 준비했는데, 나의 이야기, 통영의 이야기, 통영 문화의 이야기에 각자 다른 질문을 부여하여 발표하도록 했다. 18여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모였다. 공통적인 것은 통영을 더 알고 싶은 욕망에 시민학교를 찾았다고 했다. 통영 시민학교가 통영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 또한 어떻게 하면 통영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에 의하여 이 강의를 찾았다. 고향을 찾은 사람, 남편 따라온 사람, 고향을 지키는 사람, 정년퇴직 후 통영을 더 알고 싶은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강의를 경청했다.
나의 질문은 하루가 26시간이면 무엇을 더 할 것인가? 하루가 22시간이면 무엇을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나의 나이에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불만이었는데 막상 시간이 남으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깊은 고민이 없었다. 또 시간이 남으면 무엇을 줄일 것이지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고민해 보겠다는 대답을 했다. 통영 외의 사람들은 문화적 다양성 보다 통영의 자연에 더 애착이 가고 감흥이 간다고 했다. 바다와 시시각각 달리 변하는 하늘을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뽑았다.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 하면 떠오는 장소가 동피랑과 케이블카라 한다. 이는 통영의 속살을 잘 알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문화와 역사와 예술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 기획자가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통영은 문화 예술의 도시라는 트렌드가 떠오르도록 기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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