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청도 반시 수확하기

청풍헌 2023. 10. 5. 13:29

청도 반시 수확 봉사기

그는 퇴직 후 고향에서 소를 키우고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가업을 이어받아 축산업(한우)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내 인생 황금기인 회사 생활에서 만난 이진우다. 그는  해병대 출신이며 요리사였다.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며 많은 일들을 함께했다. 소위 해병대의 곤조가 있지만 경북 청도의 유가 집안의 전통이 몸에 밴 인성이 있는 사람이었다.
감 수확기에는 손이 부족하여 서 있는 바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는 힘든 시기에 몇 차례 감 수확을 갔었다. 내가 퇴직 후 이러저러한 이유로 도움을 주지 못하여 마음에 걸렸었다. 마침 긴 추석 연휴라 시간을 내어 청도로 갔다.
그동안 전화로는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가족은 고현에 있고 혼자 고향으로 귀향하여 소를 키우고 있다. 소를 키운다는 것은 사람이 소한테 매여있는 형상이다. 사람은 굶어도 소는 굶길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소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예부터 소는 조상으로 여겨 소중히 여겼다. 소고기 값 저하와 사료 값 상승 등 악조건하에서도 꾸준히 시설을 현대화하며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감 수확하는 도구가 발전을 했다. 주로 일본 제품을 수입하여 쓰고 있었다. 대구는 농기계에 대해서는 선진도시다. 일례로 가정용 정미기도 대구에서 개발되었고 오래된 일이지만 가두리 양식장 사료 배합기나 냉동사료 절단기 등도 대구에서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소한 도구는 아직 수요가 적어 그런지 개발이 늦다. 그런 면에서 일본은 철 산업의 1차 부품에 대해서는 매우 강점이 있다.
익은 감을 수확 후 홍시나 흠집이 있는 감은 버린다. 상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을 수확 후 꼭지를 따서 컨테이너에 담고 스키 로더로 선별장으로 이동한다. 선별장에서는 무게별로 자동 선별하여 포장한다. 마지막에 후숙용 약품을 넣고 포장 후 집하장으로 이동한다. 집하장에 있는 감은 공판장에서 수거하여 경매 후 수수료를 제하고 각 농가의 거래 통장으로 입금된다.
한우 농장에서는 자체 번식용 암소와 비육우가 있다. 우량 수소의 정자로 수정해야 좋은 송아지가 나온다. 비육우는 수소로 거세 후 비육한다. 사료와 짚을 이용 하는데 하루 두 차례 인력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도태되는 개체도 있다고 했다. 같은 무게라도 육질의 차이에 의하여 많은 가격 차이가 난다. 심지어 스트레스에 의한 육질 저하도 신경쓸만큼 민감해했다.
1차 산업은. 먹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2, 3, 5차 산업도 먹어야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산업이다. 산업화 시기에는 1차 산업을 소홀히 한 점도 있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정치, 사회, 문화가 필요하다.
소도, 감도 사람이 키우고 관리한다.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그래서 건강이 제일이라고 조언했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본인 개인적인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잘 극복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를 바랄 뿐이다. 취미활동으로 색소폰 연주 연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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