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길문화연대

제186회 토요걷기(구운몽길)

청풍헌 2024. 1. 3. 11:48

남해바래길을 마치며

 

남해바래길은 통영 이야길과 한날한시에 태어난 형제다. 남해는 섬이라는 특성이 통영과 닮았다. 통영은 바다의 땅이다. 57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육지보다 바다가 훨씬 더 크다. 지리산 둘레길의 좋은 추억을 가지고 남해바래길을 시작했다. 남해는 아직 자연환경이 살아 있는 곳이다. 바래길 안내센터에서 시작된 바래길은 2년에 걸쳐 완보했다. 마지막 구운몽길도 계획된 날에는 한파가 몰아쳐 부득이 1주일 연기하여 12월 30일 실시하였다.

 

서포 김만중이 유배 생활을 한 노도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라 하여 구운몽길이라 명명 지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이어 걷기 프로젝트도 마감되었다. 전날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가히 좋지 않았지만, 잔뜩 긴장하면서 걸음을 시작했다. 바래길 센터와 사전 연락이 되어 배지를 받기 위하여 바래길 앱을 켜고 ID와 정보를 주었다. 배지는 앱으로만 인증한다고 하여 최소한 오늘만은 받자고 하며 앱을 켜도록 했다. 17.4km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클린워킹도 적당한 조절이 필요했다. 초반에 많이 담으면 17km를 달고 가야 한다. 그래서 요령이 필요하다. 워낙 수년간 했던 터라 생활화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배낭에 쓰레기 봉지를 차면 눈에 거슬리는 쓰레기는 봉지로 왔다. 오늘은 결산하는 날이라 마지막에 수량을 파악해야 했다.

 

상주 은모래비치를 지나 산길을 오르니 허기가 져 힘들었다. 계수 씨가 가져온 무 떡으로 요기하고 다시 힘을 내었다. 한참을 지나니 군부대가 나왔다. 무심코 쉬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난데없이 군인이 나타나 CCTV로 확인했다 하며 사진 촬영 금지구역이라 했다. 사진을 확인하고 간식을 주어 보냈다.

 

귀선씨의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마지막 힘을 내어 걸었다. 아스라이 보이는 곳이 바래길 센터인데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막판에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그래도 어쩌랴? 마지막 힘을 내어 걸어서 센터에 도착했다. 감회가 깊었다. 우여곡절 끝에 바래길 본선 16코스, 240여 km를 완주했다. 센터의 협조로 모두가 배지를 받을 수 있었다. 배낭에 매달고 다닌 남해 바래길 시그널을 한 장 드리고 50L 쓰레기봉투도 1장 주었다. 클린워킹은 최소한 우리가 지나는 길에는 쓰레기가 없는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디를 가든지 걸을 때는 쓰레기 봉지를 배낭 옆에 찬다. 습관화되어 쓰레기 줍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나는 산티아고를 걸을 때나, 그리스 WTN 때에도, 대만 ATN에서도 자연스럽게 된다. 한 봉지를 부어 숫자를 확인했다. 그래야 전체 통계를 낼 수 있다.

 

완주 기념 현수막을 펼쳐서 만세를 불렀다. 언수 씨가 수작업으로 만든 현수막과 WTN 현수막까지 골고루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택시를 타고 원점으로 가 차를 옮기어 통영으로 향했다. 비가 내려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최대한 천천히 안전하게 차를 몰아 통영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다음날은 몸살감기가 와서 끙끙 앓았다. 연말연시를 감기와 함께 보냈다.

후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