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풀에 막히고 주민도 모르는 '한산대첩길'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다른기사보기
2014-09-15 [10:34:24] | 수정시간: 2014-09-22 [08:15:18] | 12면▲ 통영시의 무관심 속에 개통 6개월 만에 버려진 길이 돼 버린 한산대첩길에 무성한 풀만이 자리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
적잖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리 소홀로 새로 뚫은 길은 잡풀에 막혔고 나머지 탐방로 역시 지역민조차 모르는 길로 외면받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특구 활성화 공모사업'을 통해 총 연장 50㎞, 3개 코스로 이뤄진 '한산대첩길' 조성에 나섰다.
16억 원 들인 역사탐방로
새 길 낸 1코스 7.6㎞ 구간
통영시, 관리·홍보 무관심
완공 6개월 만에 '도로 숲'
제주도 올레길처럼 구간별로 길을 걸으며 충무공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하고 체험프로그램과 스토리텔링도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총 예산은 정부의 관광기금 8억 원에 시비 8억 원 등 총 16억 원으로 새로운 길을 닦고 표지판을 세우는 등 기반시설 조성에 12억 원, 이야깃거리 등 내용물 개발비용으로 4억 원을 잡았다.
1코스는 이순신 장군의 진격준비 이야기 및 이동경로로 왜구가 처음 목격된 산양읍 당포성지를 출발해 마리나리조트로 이어지는 26㎞의 '이순신함대 진격로'로 기획했다.
2코스는 한산대첩이 일어난 앞바다와 통영시가지 해안을 잇는 9㎞의 '한산대첩로'. 3코스는 일본함대 패주 수로를 따라 걷는 '일본함대 패주로'로 신거제대교까지의 15㎞ 구간이다.
이 중 1코스의 일부 구간를 제외하면 기존 도로와 인도 등을 단순히 연결한 구조다. 새롭게 길이 조성된 구간은 1코스의 '당포승첩길' 7.6㎞(산양삼거리~연명항)다.
이 길은 지난해 8월 착공해 올해 2월께 완공됐다. 코스안내판과 이정표, 목동 김천손 이야기판, 토병 강탁 이야기판, 덱계단, 전망대, 군인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당초 말끔하게 정돈됐던 새 길은 불과 6개월여 만에 길을 찾을 수도 사람이 지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성인 허리 높이까지 자란 잡목과 풀들로 통로는 사라졌고 각종 이정표와 이야기판은 수풀을 헤쳐야 겨우 찾을 수 있다. 덱계단과 전망대는 담쟁이 넝쿨에 뒤덮여 맨손으론 아예 통과가 불가능한 상태다.
통영시가 조성 이후 관리나 홍보에 뒷짐을 지면서 찾는 사람도, 관리하는 사람도 없이 방치돼 왔기 때문이다.
김용재 통영길문화연대 부대표는 "지난 3월 회원들과 걸어본 후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궁금해 다시 찾았는데 속절없이 풀밭이 돼 있었다"며 "타 시군은 이순신 마케팅을 위해 뒤늦게 없는 것도 만드는데 있는 것도 활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정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지적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그동안 소홀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앞으로 홍보와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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