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63회 토요걷기(평인 노을 길) 봄비가 내렸다

청풍헌 2016. 2. 22. 12:29

봄비가 내렸다

쉬 오지 않는 봄을 재촉이라도 하듯 장대비가 퍼부었다

걱정 되었지만 운명처럼 숙명처럼 가야한다고 마음먹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립니다. 성큼 다가온 봄을 민지미 매화 밭에서 느껴봅시다

우의나 우산을 준비 하시고 내일 10시에 인평동 수대정문에서 보겠습니다. " 

톡을 보냈다


비온 뒤 맑은 공기는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떨쳐내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10km를 걸어야 하므로 체조를 했다

간단 약식으로 몸을 풀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창욱씨가 운동복에 슬리퍼 차림이다

전형적인 동네 아저씨 차림이다


국치 가는 솔숲으로 접어드니 솔 향이 진하게 났다

배수로에 몰린 소나무 갈비는 간밤의 장대비 흔적이며 길가 문화 류 씨 선산 표지 석은 광개토왕비만큼이나 크게 세웠다

국치마을 길가 정원이 아름다운 집에 수선화가 쫑긋이 귀를 내밀고 봄이면 아름다운 화초가 눈길을 사로잡는 집이다

허수아비 경연장을 지나 천대에는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 올해 처음 보는 매화다

언제보아도 새롭고 신비롭다


매화 하면 산청 삼매가 생각난다

남명매, 원정매, 정당매가 있으며 

전국의 천연기념물 매화는 강릉 오죽헌 율곡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매화, 순천 선암사 선암매가 있다


100년 된 뽕나무는 천대마을에서 여전히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민양 마을에는 화장실도 예쁘다

그것도 두 곳이나 있었다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는 정말 잘된 정책이다

화장실과 처갓집은 멀수록 좋다한 옛말이 무색해졌다


갈목마을 문방사우 도는 안개로 한치 앞도 안 보인다

남북관계를 보는것 같아 안타깝다

안타까운 건 이 뿐만 아니다

우륵개의 기목나무 벅수는 비바람을 오롯이 맞으며 사그라지고 있다


우포 지게길 초입에는 간밤의 폭우로 고랑물이 콸콸 흐른다

반가운 누렁이와 조우 후 지게 길을 오른다

낙엽이 푹신한 양탄자다.

오르막 고개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산 냄새, 비 냄새, 나무 냄새, 낙엽 냄새가 향기롭다

그래 향기로운 냄새다


대평 마을의 호박터널에는 동네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 되어있다

잠재된 능력을 확인하고 경험하는 것은 소중한 것이다

52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 열리는 평림구장에는 외부 손님이 많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13시 점심 예약시간이 가까워 소포 벽화마을은 생략했다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올해 첫 걸음을 무사히 마쳤다

올해의 목표는 통영 해안선 한 바퀴다

과거도 현재도 모든 물류의 중심은 통영장시(統營場市)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마을과 물류를 따라 가는 해안 길은 생명의 길이요

서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길이다

차근차근 둘러볼 일이다.



2016.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