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64회 토요걷기 (토지 길)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 눈병이 생겼다

청풍헌 2016. 3. 8. 22:25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 눈병이 생겼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그렇게 아팠나 보다

일주일 연기한 첫 바깥나들이 걷기인데 많은 비가 예보 되었다

어찌해야 하나요? 비 온다고 걷기를 미룬 적은 없다

비라면 부추 밭이 생각날 만큼 비오는 날은 또한 특별하다

그래! 가보는 거지 뭐 죽기야 할라고

우의와 우산을 준비하여 출발했다


공룡휴게소에서 간단한 미팅 후 평사리 공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섬진강변의 안개는 한 폭의 동양화다

무릉도원의 경지를 볼 수 있는 날씨다

통영은 바다가 있다면 하동은 섬진강이 있다

강과 바다는 물이라는 매개는 같으나 그 차이는 상당하다

강물이 흘러 바다를 이룬다

섬진강물이 하동포구를 적시어 서(西) 바다를 이룬다

강과 바다는 본시 한 몸이다. 태생이 같으므로 강과 바다에 의지해 사는 사람은 같은 형제다


물안개 서린 평사리 공원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출발했다

100여 미터 가니 빗방울이 굵어졌다

각자 준비한 우의와 우산을 쓰고 저벅저벅 걸었다

점점 빗줄기가 굵어졌다. 에코로바 삼총사 광고 촬영 후 부부 송()에 왔다

어느 나무가 남자네 여자네 설왕 설레 했다

일반적인 위치는 남좌여우(男左女右)(바라보는 위치)이고 내려 보는 위치에서는 남우여좌이다

외로이 서서 평사리 들판을 지키고 있는 부부에게 상이라도 내려야할 것이다

동정호는 늪지대를 호수로 조성하여 스토리 화 했다

황토 초가집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

참 좋은데 비가 많이 온다. 그래도 뚜벅뚜벅 걷는다


박경리 그는 누구인가

외지사람들은 최 참판 댁을 방문하고는 박경리는 하동사람이라 한다

한 위대한 작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문학은 위대하다. 드라마 세트장을 지나 최 참판 댁으로 갔다

사랑채에 계신 어른께 인사하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너른 평사리 들판이 훤히 보이는 조망 터는 온통 희뿌연 안개와 비로 인하여 보이지 않고 희미하게 부부 송() 만 외로이 서 있다


토지 길은 둘레 길과 겹친다

둘레 길인지 토지 길인지 헷갈리는 가운데 길을 잘못 잡아 입구로 나왔다

안내소에서 다시 안내 받아 도로 장터로 올랐다

갈림길에는 분명한 표식이 있으면 좋으련만 길을 조성만 하고 관리는 부실하다

자고로 길이란 누군가 걸어주어야 길이 된다

어렴풋한 감을 잡고 올랐다. 입석마을을 향하여 가는 길은 많은 비와 함께 긴장 되었다

그래 느긋하게 생각하자. 무릇 모든 길은 연결되어 있다

좀 둘러 가면 어때. 함께 하는 우리가 있다

입석마을에서 조씨 고가를 가야 하나 너무 많은 비로 인하여 큰길로 내려왔다

악양면사무소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우의에 우산을 쓰고 걸었지만 신발에 물이 흥건하다

저벅저벅 빗속을 걷는다


매암 차 문화 박물관에 왔다오늘의 목적지다

난로를 켜고 따뜻한 차 한 잔이 너무 맛있다

사람이 없으니 더욱 좋다. 이곳은 무인 찻집으로 셀프다

스스로 할 수 있어 좋고 오래 머물러 있어도 되는 곳이다

여러 차를 마셔볼 수 있다

차는 생산시기, 강수량, 덖음 방법, 불의 세기, 유기농 등등 여러 변수에 따라 맛이 다르다

우리가 원하는 원두를 사서 언제 어떻게 로스팅 하고 커피를 내리느냐에 맛이 달라지듯이 여러 가지의 차 맛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추운 날 따뜻한 난로와 차 한 잔은 몸의 보약이다


비오는 날 하동 박경리의 토지 길과 녹차 향 은은한 매암 차 박물관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오늘도 통영길문화연대의 새로운 역사 한 페이지를 남겼다.



2016.3.5. 하동 토지 길을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