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해로답사)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진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청풍헌 2017. 10. 17. 07:23

우여곡절 끝에 해로답사가 진행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년 초에 이배사 통영지부의 사업으로 결정되어 진행된 해로답사가 국립공원의 지원사업과 문화원의 톡톡 이순신 사업과 겹쳐져 제대로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수차례의 연기로 진이 빠진 거제 일주의 해로답사가 오늘도 날씨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사실 배를 타고 충무공의 해전로를 답사한다는 것 자체로 큰 설렘이다. 요트를 배우고 일반조종과 인명구조, 소형선박 조종사 면허까지 취득한 것은 충무공의 해전로 답사를 위한 사전조치였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있다. 국립공원의 지원 사업에 포함되면서 해로답사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해로답사에는 시야의 한계가 있다. 좁고 낮은 시야로 인하여 제한된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다로 나가 그 느낌을 느낀다는 것 자체로 큰 행운이다.

 

인평동 관공서 부두를 출발한 국립공원101호는 통영대교와 충무교를 지나 통영항을 가로질러 힘차게 나갔다. 땅에서 보는 통영항과 바다에서 바라본 통영항은 느낌이 달랐다. 특히 지금 한창 논란의 중심인 강구 안 친수 공간 관련 다리가 들어서면 어떤 조망일까를 염두에 두고 바라보았다. 바다에서 바라본 강구안의 모습은 탁 트인 공간에 세병관이 그대로 보였다. 세병관은 통제영의 상징이다. 만약 다리가 선다면 그 조망을 다리에 가려 가치가 훼손될 것이 뻔하다. 폐업된 조선소 부지와 남망산 공원을 조망하며 진해여를 지나 밖으로 나오니 파도가 약간 일었다.

 

통영항 입구에서 견내량의 구간은 좁은 수로다. 한산대첩의 시발점이며 통제영에서 유방(留防)을 하던 곳이다. 해간도를 좌측으로 끼고 빠르게 나아갔다. 구거제대교를 지나면서 견내량 방영 터를 가늠해 보았다. 견내량은 참으로 중요한 곳이다. 거제 외해를 돌아오지 않는 한 이곳은 전라도로 가는 길목이요, 통제영을 지키는 외방이다. 지금은 좋은 전망 때문에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동 바다라 한다.

 

동 바다에 들어서면 김 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대구어장이 있는 지도가 있다. 지도에는 거망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혹시 거망이 거을망포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가져보기도 한다. 고개섬과 싸리섬을 지나 가조도를 향했다. 후포마을의 배양장을 바라보니 지난 감회가 떠오른다. 성포를 지나면 가조도 연육교를 지났다. 가조도를 옆을 끼고 나아가면 괭이바다라 한다. 멀리 광이 섬이 아스라이 보인다.

 

칠천도의 내만을 따라 항해는 계속 되었다. 칠천량 패전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다. 장문포(장목)와 송진포를 가늠하며 지나왔는데 조선수군이 어디에서 숙영했는지 가늠 할 시간도 없이 칠천량을 빠져나왔다. 조선수군 연합함대는 이 물길을 따라 전투를 치루고 오고 갔었다.

 

황포해수욕장과 구영(구영등포)을 가늠해본다. 상유와 하유를 지나 거가대교로 들어섰다. 거가대교는 저도를 관통하며 가덕도로 진입하는 해상교량이며 침매터널로 연결된 도로다. 거가대교 밖은 파도가 심하여 오늘은 여기까지만 운행한다는 선장의 말에 수긍하며 여러 섬들을 조망했다. 여기서 옥포해전을 생각하면 가덕도는 손안에 잡히지만 옥포는 보이지도 않는다. 이를 두고 남로(南路), 북로(北路)다 하는 설왕설래가 있다. 배를 타고 와보니 남로인 것 같기도 한데 그 결정적인 증거가 송미포다. 송미포만 검증되면 남로, 북로는 해결될 것이다.

 

여기서 뱃머리 돌려 가조도로 향했다. 즉 조선수군의 칠천량 퇴로를 점검할 것이다. , 소광이도를 지나 취도로 갔다. 취도는 러일전쟁에 대비하여 일본군들이 송진포 사령부에서 군함을 끌고 와 가조도 옥녀봉에 관측소를 두고 함포사격을 하던 표적 섬이다. 공부상 570평이나 되는 섬이 폭격으로 50여 평만 남았다. 이후 일본군들이 기념비를 세웠다. 가조도 북단으로 돌아 퇴각한 조선수군 중 전라우수사 이억기와 충청수사 최호는 진해(현 진동) 앞바다로 퇴각했다가 전사 했으며 원균은 안정의 춘원포에 상륙하여 전사했다. 그 위치를 가늠하면서 어이도와 수도를 지나 견유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통영으로 귀가했다.

 

국립공원에서 주최하는 해로답사는 기상조건이 가장 어려운 조건이며 선박을 이용해야 하므로 여러 제약이 있다. 여러 조건 때문에 참여를 못했지만 이번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참여하여 좋은 답사를 했다. 속도가 빠른 것은 좋은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선박의 엔진 소리에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언제 이렇게 가 보겠나? 실제 답사를 가려고 준비를 해보니 그 애로사항을 알 수 있었다. 바다는 예나 지금이나 변화무상하다. 국력의 척도가 항만과 해군력이란 말도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진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420년 전의 정유재란 기 칠천량 해전의 현장을 따라 당시를 회상하며 해로답사를 마쳤다


통영대교

폐조선소 부지

서호

통영내항

세병관 조망

동호

진해여

구거제대교

견내량 유방터

신거제대교

멍개 작업선

지도 거망마을

성포 고래섬

가조도 연육교

가조도 옥녀봉

칠천량 해협

칠천교

가덕도 연대봉

거가대교

취도

춘원포



견내량

2017.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