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98회 일요걷기(에럼바우 길) 지역민이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한다.

청풍헌 2018. 2. 17. 11:04

에럼바위 길 탐방

문화사학자 신정일 선생은 당포성과 장군봉을 오르고 통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했다. 당포 항을 감싸고 있는 이곳은 역사적 의미와 풍광을 함께 감상 할 수 있는 멋진 길이다. 그 연장선에서 장군봉의 우측 능선을 따라가는 에럼바우 가는 길이 있다. 초병과 낚시꾼, 동네 사람들만 아는 이 길을 탐방했다.

 

에럼이란 어렵다는 사투리로 에롭다라고 하며 건너기, 다가가기 어려운 바위를 에럼바위라 한다. 원항마을 토박이 정경철님에게 부탁하여 동행했다. 원항마을은 최근까지 동제(洞祭)의 원형이 살아있는 마을이다. 마을의 동제는 상당(上堂), 중당(中堂), 하당(下堂)에서 제()를 지낸다. 상당인 장군봉 산정의 장군 당, 마을 입구의 당산나무가 중당이며, 마을 앞이 하당인 샘이다. 마을입구 하당을 지나 중당인 당산나무를 거쳐 장군봉에 올랐다. 장군봉에서 바라보니 탁 트인 바다는 윤슬이 빛나고 코발트 빛 바다색은 아름다운 에메랄드 보석이다. 상당인 장군봉에는 풀 한포기, 나뭇가지 하나 손대지 못하는 신성한 곳이라 했다.

 

장군 당에서 내려와 우측으로 진행하면 부엉이 굴이 있으며 문개(門浦)가 우측으로 바라보인다. 누가 이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동네사람 아니면 알 수 없는 바위길이다. 오르락내리락 능선을 따라가면 높은 암봉이 나타나는데 이곳을 문망이라 한다. 아마도 문개의 어군을 망보던 곳이나 멀리 왜구들을 조망하던 곳이리라 생각된다. 계속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은 동네에서 소 먹이던 소 마당 터이며 구들장을 떠는 곳이다. 적당한 두께로 일어나는 구들돌은 난방의 필수물품이다.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가는 개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오며 이곳에 삼각 측량점이 있다. 우측으로 가면 가는 개와 석산이 나오며 좌측으로 가면 구당포성의 가장 높은 지점이 나온다. 이곳에 배수구 같은 유구가 있었다. 여기에 기와조각이 많이 있었으며 아래로 던지며 놀았다고 했다. 즉 이곳에 구당포성의 포루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에럼바우 가는 길은 정말 예뻤다.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순수한 숲길이다. 낙엽이 켜켜이 쌓여 거름이 되었으며 정말 걷기 좋은 길이다. 큰 암반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산정을 지나 밀양박씨 묘소를 내려서면 내리막이 길이다. 낙엽이 쌓여 매우 미끄러워 등산화와 스틱을 준비하라 했다.

 

무사히 초소까지 내려와 에럼바위로 다가갔다. 하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어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다시 올라와 소도방 바위로 향했다. 소도방 바위는 멀리서 바라보면 솥뚜껑처럼 생긴 바위이며 이 근처를 소도방치라 한다. 소도방치로 내려서니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바람을 피하여 소도방 바위까지 접근했다. 소도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고구마를 삶을까, 아니면 고기를 삶을까? 톳나물을 데칠까 그것이 궁금하다. 이곳은 석회암질의 사암으로 바닷물에 침식되어 커다란 굴이 형성 되어있다. 그곳으로 인도하여 단체 사진을 찍고 이동했다.

 

무술년 첫 걸음을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서 무사히 마쳤다. 미리 신청을 받아 보험적용을 했는데 늦게 합류한 회원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걸었다. 올해는 좀 더 안전한 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곳 에럼바우 길은 욕지 관광과 더불어 트레킹 코스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당포성-장군봉-에럼바우로 이어지는 훌륭한 코스가 될 것이다. 지역민이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한다.























 

2018.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