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96회 일요걷기2 규슈올레 (구주산 트레킹)

청풍헌 2017. 11. 29. 23:20

규슈올레 답사기2

오늘은 구주산 트레킹이다. 규슈의 지붕이라 일컫는 구주산은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다 하여 구주 산이라 한다. 가을단풍이 멋지다는 말에 잔뜩 기대했다. 아침에 호텔 TV를 보니 일본 동부에 저기압이 발생하여 눈이 내려 스노체인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호텔을 나오니 잔뜩 흐리고 제법 쌀쌀했다. 산행 대장의 주의사항을 듣고 이동 중 휴게소에 들러 여행용 캐리어에 있는 옷을 꺼내고자 버스 트렁크를 열어달라고 하니 안 된다고 한다. 꼬부랑 산길을 돌아 돌아 산행 기점인 마키노토등산로 입구에 가니 눈이 내렸다. 먼 산을 바라보니 온통 흰 눈 세상이다. 좋기는 한데 걱정 되었다.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산행 팀과 비 산행 팀을 나누고 원점회기 팀까지 정하고 들머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년간 눈 한번 구경하기 힘든 통영에서 눈을 보니 무척 좋았다. 바람을 뚫고 올랐다. 미끄러웠다. 하지만 눈꽃을 보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어느 순간 약간 걱정이 되었다. 방한장비, 아이젠, 스패츠, 랜턴 등등을 떠올렸지만 할 수 없다. 어느 순간 오르막이 정체 되었다. 내려오는 사람과 경사사다리에서 교행 하면서 정체 되었다. 스틱도 없는 사람들이 있어 나무 지팡이에 의존하여 올랐다. 당초계획을 변경하여 모든 정상은 제외하고 오로지 트레킹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눈보라를 헤치고 꾸역꾸역 올랐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르막을 바라보니 까마득했다. 옆길로 들어 구주산 대피소로 향했다. 멀리 구주산 정상이 보이지만 눈보라가 심하고 정상은 가스에 쌓여있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대피소 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밖으로 나와 입구 우측에서 쪼그리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먹었다 기 보다 그냥 구겨 넣었다는 표현이 맞다. 손이 얼어 호호거리며 도시락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구주 산을 올려보니 까마득했다. 만약 구주 산을 정복한다면 대피소 쪽으로 원점회기 해야 한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도록 지도에 안내되어있었다.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다행이 가이드가 나타나 이쪽길이라 하여 신속히 이동했다. 고갯마루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상 되었다. 노출된 손과 얼굴,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웠다. 오로지 안전하게 하산 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정말 위험했다. 서로 격려 하면서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왔다. 내리막길의 바위에 노란 페인트로 길을 표시했다. 화산지대인 너덜지대를 지나 다시 오르막으로 올랐다. 좌측 산허리에서는 화산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산중턱 고갯마루에는 대피소가 황량하게 있으며 종이 달려 있다. 너덜길이 계속 이어졌다. 너덜 길을 다 빠져나오니 임도가 나타났다. 수증기가 나오는 곳으로 가는 임도였다. 아마도 유황광산인 듯하다. 여기서 먼저 올라간 성우 씨와 기황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홋쇼산, 구주산, 나카다케와 호수까지 정복하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모두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무사 하산을 축하했다. 임도를 따라 초자바루 등산입구까지 내려와 따뜻한 사케 한잔으로 속을 데우고 족욕까지 마치고 관광 팀과 합류하여 숙소로 이동했다. 정말 어려운 걸음을 했다. 단풍복장으로 한 겨울 산행을 한 셈이다. 눈보라와 추운 바람을 뚫고 한명도 낙오자 없이 무사히 하산한 것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다들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서로 격려한 덕분이다


다음날은 테재부로 이동하여 관람하고 부산으로 무사 귀국 하였다. 구주산 등정은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었다. 눈보라를 뚫고 산을 올랐으며 그렇게 아름다운 눈꽃은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여 힘든 줄 모르고 계속 올랐다. 여러 걱정도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 회원을 믿고 올랐다. 무척 힘들었지만 내리막길에 안전이 가장 우려 되었다. 약간의 해프닝도 있었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이구동성으로 회원들이 만족해 했다.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일정을 마치는 소감을 전했다.

 

규슈올레를 마치며

 

여행은 항상 설레고 기대 됩니다. 처음 실시한 해외 트레킹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29명이 한 마음으로 행동해 주시고 무사히 여행을 마친 것을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첫날밤의 서먹함도 잠시, 불편 하지만 한 방에서 정담을 주고받으며 잘 보냈습니다. 규슈올레를 걸으며 일본의 거리와 문화를 보았으며 특히 다케오 도서관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겁니다. 둘째 날 구주산 트레킹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눈과 혹한을 뚫고 아름다운 상고대를 감상하며 한편으로 긴장되고 걱정 되었지만 모두 무사히 하산 하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걸어서 통영을 만나다통영길문화연대는 앞으로 꾸준한 활동을 할 것이며 여러 회원님들의 참여가 필요 합니다. 여행에 참여해 주시어 감사하고 무사히 마쳐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017. 11. 20 통영길문화연대 김용재 드림.




2017.11.20

(ps:몇 장의 눈사진은 8848카페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