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00회 통영별로2

청풍헌 2018. 3. 17. 07:44

통영별로2

통영은 고성 땅이었다. 고성 땅과 거제 땅의 일부를 더하여 통영 땅이 되었다. 고성은 통영의 모태(母胎)라면 지나친 것일까? 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성은 소가야의 지배에 있었던 땅이다. 대표적인 증거가 송학동 고분군이다. 송학동 고분군은 일제 강점기에 도굴되어 이후 방치되어 있다가 정비되어 우리들 곁으로 왔다. 통영별로2는 송학동 고분군에서 시작했다. 이곳이 송도역이다.

준비한 깃발과 시그널을 배낭에 달고 파이팅을 외치고 힘차게 출발했다. 오늘은 가장 지루하며 긴 거리라 단단히 각오하고 걸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래도 건강이 제일이다. 만약 힘들거나 무리가 오면 언제든지 택시를 이용하여 귀가하면 된다고 하였다. 아침 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걷기 좋은 날씨다

포장도로를 따라 운동장을 지나 항공고등학교 무렵에 지인이 마중을 나와 힘을 실어 주었다. 길가에는 정열부사인함안이진도처달성서씨창선비(貞列婦士人咸安李鎭道妻達城徐氏彰善碑)가 보였다. 군부대 담장에는 목련 한 송이가 함초롬히 피었다. 군부대 앞 정9품 소나무는 부대장이 명명했다고 한다

고성군에서 대독누리 길을 만들어 놓았다. 소공원에는 쉼터와 화장실, 의자가 있어 휴식을 취했다. 공룡나라답게 공룡 알을 세 개나 만들어 놓았다. 공룡알 한 개면 배불리 먹을 수 있겠다고 하며 갈 길을 재촉했다. 길가에는 매실나무를 심어 매화가 일부 피었다. 팝콘처럼 핀 매화꽃을 따다가 매화 꽃차를 만들어 마시니 봄이 통째로 입안으로 들어왔다. 감치(甘峙) 옛길로 접어들어 힘들게 올랐다, 고갯마루에는 달성서씨 창효비각이 있다. 6년 전에는 고졸스런 옛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벽돌로 새로 만들었다.

감치를 넘어 부포사거리를 지나니 이정표에 사천까지 18km남았다. 망림 입구에서 간식을 먹고 12시경 팔송정 칼국수 집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좀 이른 점심이지만 이곳을 지나면 식당이 없다. 칼국수를 먹고 나와 쉬면서 단체 사진을 찍고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출발했다

오산마을로 접어들어 산 아래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자투리땅에는 밭을 일구어 채소를 심어 놓았다. 빈 채소밭에는 냉이가 지천이며 길가에는 야생 달래가 많았다. 봄 처녀 나물 캐듯 좋아라 하며 걸었다. 초계변씨정열문을 지나 행복한 집이란 문패가 걸린 축사농장으로 갔다. 6년 전 문패가 그대로 걸려 있다. 무엇이 행복일까

사위도 안준다는 첫물의 부추 밭을 지나 사천강변으로 들어섰다. 강변길에는 매화나무가 늘어서 간간히 꽃을 피우고 있었다.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며 간식도 먹고 에너지를 보충했다. 이틀 전에 온 비로 대지는 촉촉이 젖었으며 강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도로변 아랫길은 푹신한 뚝 길로 걷기에는 그만이다

신촌마을 들판 가운데 있는 정자나무 아래 평상에 드러누웠다. 드디어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한다. 우리의 목표는 사천 주차장이다. 신천마을을 지나 밀보리가 파랗게 자란 들녘을 지나 개울을 건너 둑길로 접어들었다. 둑길은 비포장도로다, 걷기에 그만인 길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갔다. 내를 건너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래도 포장도로 걷는 것 보다 훨씬 나았다.

드디어 응원군이 왔다. 김상현 위원과 소인경 위원이 응원 차 먹을 것을 들고 나타났다. 달콤한 딸기를 한 소쿠리나 들고 왔다. 역시 장거리 걷기에는 응원이 큰 힘이 된다. 지친 몸과 마음에 큰 에너지를 얻고  힘차게 출발했다. 강변길을 따라 걷다가 드디어 정동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정표에는 사천이 3km 남았다. 비몽사몽간에 거의 반사적로 발걸음이 떼어졌다. 목표가 눈앞이다. 드디어 사천 주차장이다. 무려 28km를 두발로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주차장 입구에서 인증 샷을 찍고 이 멤버 그대로 서울까지 가자고 다짐하며 버스를 타고 귀가 길에 올랐다.

통영별로2는 긴 거리다. 심심한 길이지만 나름대로 흙길을 찾아서 걸으며 아무 탈 없이 완주를 했다. 고성에서 사천까지의 옛길은 고성의 송도역에서 상리면의 문화역을 거쳐 사천 동계 역에 이른다. 하지만 옛길을 전부 밟을 수 없다. 우리는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나름대로 보람이 있다. 진주까지는 이렇게 갈 것이다. 시외주차장을 이용하여 출발과 귀가를 할 것이다. 진주 이후에는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오지 않은 일을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때 가서 고민해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다음 일정이 기대된다.



2018.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