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행사, 축제

2018 국제음악제 歸鄕

청풍헌 2018. 4. 2. 22:31


2013년 세멜레 워크 공연

수년전 세멜레 워크라는 음악극을 보았다. 닭 벼슬 머리와 꼬챙이 같은 몸매로 워킹을 했다. 파격적인 의상과 무대장치 및 객석과 함께 호흡한 공연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연출가 루트거 엥갤스가 다시 통영을 찾았다. 여러 가지의 본 공연이 있었으나 이 공연만은 꼭 보고 싶어 두 번 이나 찾아간 끝에 마지막 공연 티켓을 발급했다.

실험적인 음악극은 난해하다. 올해의 제목은 귀향(歸鄕)이다. 윤이상 선생이 조국을 떠난 지 49년 만에 유해로 돌아왔다. 음악당 아래 통영 앞바다가 훤히 보이며 파도소리, 바람소리가 들리는 언덕에 영면 했다. 이런 상황과 잘 어울리는 주제이며 음악극의 제목도 귀향이다.

무대 중앙에는 흰 자갈을 깔았으며 이곳은 율리시스의 고향 이타카 섬의 해안이다.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율리시스는 그리스가 승리를 한 후 행방이 묘연하였다가 어느 날 해안가에 표류 하였다.

허름한 옷에 검은 가방을 매고 자갈밭을 저벅 저벅 걸어오는 모습은 구둣발에 자갈 구르는 소리와 기괴한 음향과 스모그는 암울한 느낌을 주었다.

무대의 양쪽 끝에는 동, 서양의 악단이 있었다. 왕비 페넬로페는 20여년을 남편 율리시스를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자 거의 포기상태였지만 어느 날 율리시스가 나타났다.

오랫동안의 이별 후 갑자기 율리시스를 만난 페넬로페는 갈등한다. 한편으로 그리워하며 사랑을 갈구하다가 현실로 돌아와서는 머뭇거린다. , 서양 음악이 교대로 연주되며 함께 호흡했다. 왕비 페넬로페 쪽에는 서양 현악기가, 율리시스 왕의 쪽에는 국악이 있으며 국악은 시조창 가락으로 노래를 주고받았다. 왕과 왕비의 결합을 원하는 연주자들은 결합을 축복하며 한바탕 어울림을 가졌다. 하지만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갈등이 있어 율리시스는 괴로워 한다.

고향과 귀향이라는 두 명제 사이에 율리시스와 윤이상이 대비되는 작품이다. 어렵게 고향으로 돌아 왔지만 화학적 결합은 다소 시간이 걸리고 현재는 많은 갈등이 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음악극은 난해 하면서 약간의 중독성이 있다. 왜 궁금하고 자꾸 보고 싶을까??

2018.4.1. 17:00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

 

뮤직 시어터: 귀향(歸鄕)

연출: 루트거 엥겔스

무대의상 & 의상 디자이너: 릭 샤츠 테에벡

음악감독: 틸만 카니츠

드라마터그: 안드리 하르트마이어

음악 드라마터그: 세바스티안 클라렌

 

페넬로페: 안나 라지에예프스카

율리시스: 이응광

가곡: 박민희

 

솔리스트 앙상블: 칼레이도스코프

 

대금: 유홍

타악; 김웅식

거문고: 김준영

해금: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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