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길문화연대

빠름에 익숙한 작금의 세상에 옛길을 더듬어 느린 미학을 실천해 봄은 어떠한가?

청풍헌 2018. 5. 2. 11:09


거제로 가는 옛길인 사또길이 있다.

이 길이 고려시대부터 거제로 오가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유일한 길이다.

 

조정에서 부임을 하기 위하여 이 고갯길을 넘었으며

지긋지긋한 섬 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향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또한  이 고갯길을 넘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먼 곳으로 유배를 올 때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넘나들던 고개다.

고려 의종이 그랬으며 갑자사화에 연루된 이행이 그랬다.

 

원문을 들어서면 통제영으로 가는 길과 거제로 가는 길이 갈린다.

기호마을을 지나 대안 마을로 들어서면 마을 입구는 노거수가 오래된 마을임을 알린다.

마을 안에도 큰 노거수가 있으며 회관 앞에는 과거 논농사를 짓던 방죽이 아직 존재한다.

 

마을을 가로질러 위로 오르면 지금은 희미하게 옛길의 흔적이 있다.

촌로들의 말에 가매바우가 있다는 말에 한참 올라가니 큰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이곳이 일명 가마바위이다.

 

제법 너른 길을 헤치고 오르면 고갯마루가 나타난다.

고갯마루에는 성황당 돌무지가 있다.

사방 10m정도의 큰 성황당이다.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무사 안녕을 기원했던 성황당이다.

이 돌무지에는 고려왕 의종이 던진 돌도 있으며 거제 원님과 우암 송시열의 돌도 있다.

 

고개를 넘으면 가파른 내리막이라 마을 사람들이 바닥에 박석을 깔았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는 박석이 깔려있다.

고개를 넘으면 거제가 바라보여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거제의 사또 길은 육지에서 거제로 가는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있는 옛길이다.

빠름에 익숙한 작금의 세상에 옛길을 더듬어 느린 미학을 실천해 봄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