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10일 차(7/3)있는 힘을 다하여 걸었다

청풍헌 2019. 7. 31. 21:25

10일 차(7/3)

팔레스 데 레이-아리주아

일찍 출발하느라 조용조용히 나왔다. 짐을 챙겨 내려와 식당에서 과일과 빵을 먹고 출발했다. 한참 가는데 아래층 침대의 여성분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서로 통성명하고 거창에서 왔으며 아들하고 같이 왔는데 걸음이 달라 아들은 먼저 가고 본인은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고 했다. 천주교 신자이며 가는 도중 꼭 미사를 드린다고 했다. 산티아고 길을 걷는 사람 중 종교적인 이유로 걷는 사람들이 40% 정도 되면 나머지는 다른 이유로 길을 걷는다고 한다. 한 손에는 쇼핑백을 들었는데 무거워 보여 배낭에 달 것을 권유했으나 본인은 이게 편하단다. 오십견이 나았다며 본인의 정체성이란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가다가 조그만 마을의 성당에 들렀다


이곳에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신부님이 아는 분이라 하시며 함께 들어가기를 권유하여 미사에 참여했다. 특유의 신부님 복장과 성물로 설교를 하고 미사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한국인 신부가 이곳에서 근무하는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순례 중이라 했다. 순례 중 마을 성당을 빌려 미사를 드린 것이다. 잃어버린 묵주 때문에 속상했는데 신부님에게 묵주를 선물 받고 무척 기뻐했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기뻐하는지 몰랐다. 본인은 멜리데 까지만, 오늘의 목표란다. 멜리데에서 유명한 문어 요리 집이 있다 하여 함께 들어갔다. 문어 요리를 시켜 함께 먹었다. 부드럽고 맛있었다. 스페인에 가면 문어 요리를 꼭 먹어보고 오라는 말을 들었다. 문어를 펄 보(pulpo)라 한다. 맛있게 먹고 아쉽지만 헤어졌다


목적지 아르주아까지는 28km이다. 무척 힘들었다. 있는 힘을 다하여 걸었다. 목적지 아르주아를 자꾸 외우니 아주라 아주라가 되었다. 롯데 구장 파울 볼 생각이 절로 났다. 정말 힘들게 아르주아에 도착했다. 알베를 찾아야 한다. 이리저리 찾고 있는데 오전에 미사를 드렸던 신부님을 만났다. 본인들은 알베르게를 예약했다고 한다. 예약한 알베르게를 따라갔다. 방이 많이 비어있어 침대를 배정받고 짐을 풀었다


마을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마사지 방이 있다는 것이다. 순례자들이 이곳까지 오면 온몸이 힘들 것이다. 그래서 마사지로 몸을 풀어주려고 마사지 방이 생겼나 보다. 제대로 된 밥을 먹고자 라이스 쩝쩝하니 찰떡같이 알아듣고 밥을 볶아주었다. 주요리는 생선을 시켰다. 맥주 한 잔에 피로가 풀렸다. 약간의 취기를 안고 기념품점에 들러 커플 티를 사고 기념 배지도 보았다. 마트에서 사 온 납작 복숭아와 체리를 씻어 냉장고에 넣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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