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굽은 손
어머니는 1944년에 시집오셨다.
조선말도 서툰 총각과 결혼하여 시집살이 중 아버지는 징병에 끌려가 생과부가 되셨다.
저녁마다 정화수를 떠 놓고 무사히 돌아오도록 빌었다.
정성이 닿아 3년 만에 무사히 돌아오셨다.
길쌈과 농사일의 고된 시집살이에는 허리가 굽고 손발이 굳어 영광의 상처가 되었다.
어머니의 손은 만능이었다.
일용할 양식을 준 식손,
논밭에서 일하던 일손,
노심초사 자식 걱정하던 마음 손이다.
어머니의 굽은 손가락은 어머니의 인생이고 자식들의 인생이다.
어머니의 깊은 주름과 희미해진 눈썹,
휘어진 손가락과 걷지 못하는 다리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