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길문화연대

제164회 일요걷기 한산도 역사길을 걷는다

청풍헌 2022. 11. 18. 07:20

164회 일요 걷기 한산도 역사길을 걷는다.

올해에는 한려해상 국립공원 바다백리길을 걷고자 계획했었다. 봄의 연대도와 여름의 비진도, 가을의 대매물도에 가기로 했었다. 하지만 10월의 남파랑 길 가이드 사업으로 인하여 10월 대매물도는 연기하고 남파랑 가이드 길에 전념했다. 11월 대매물도를 공지하니 26명이나 신청했다. 26명이면 혹시 요트를 타고 갈 수 있는지 대표님께 의논하니 대매물도는 바깥 바다라 바람이 심하고 파도가 안 바다와는 달라 요트로 갈 수 없다고 했다. 보험과 배 시간을 감안하여 동선을 확인하고 그날을 기다렸다.

집에서 출발 직전에 김상현 부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대장님 대매물도 배가 결항이라 합니다”라고” 했다. 잠시 잠깐 배가 결항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나쳤다. 짧은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일단 터미널로 가서 의논해보자 하고 집을 나섰다. 차를 몰아 터미널로 가면서 생각해보니 아침 일찍 섬에 간다고 집을 나왔는데 다른 곳을 갈 수 없고 일단 가까운 섬이라도 가고자 마음먹었다. 연대도나 학림도를 생각했으나 출발지가 달라 이동해야 한다. 일단 터미널에서 갈 수 있는 섬을 생각하니 한산도 역사길이 떠올랐다. 그래 그곳으로 가자 하고 마음먹었다,

터미널에서 회원들은 만나 결항 소식을 전하고 일단 우리가 나왔으니 교통편이 가장 좋은 한산도도 역사길을 추천했다. 회원들의 동의로 코스를 변경하여 우리는 한산도로 가는 배를 탔다. 역시 배는 누워 가는 맛이 최고다. 우리는 한산도 제승당 입구에 하선하여 서로 인사하고 역사길 탐방에 나섰다.

간밤의 많은 비로 인하여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은 덤이었다. 초입의 동백나무 터널과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 벽에 그려진 전혁림 화백의 그림은 통영다움을 알 수 있었다. 간밤의 비바람으로 잎이 떨어져 길은 푹신했다. 중간의 전망대는 한산만을 볼 수 있고 울창한 소나무의 피톤치드를 들이킬 수 있다. 한산도 망산은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면서 능선이 이어져 있다. 대촌 가는 고갯길의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망산을 오르는 오르막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치고 올라가면 한산별망대가 있었던 망산 정상이다. 멀리 거제와 한산 해역의 섬들이 지척이다. 우리가 가려고 했던 대매물도와 소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보였다.

지금부터는 진두까지는 내리막이다. 이 길은 둘레길이 아닌 등산로이다.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함께 존재하는 인생길과 같은 것이다. 한산초·중등학교가 보이는 진두 들머리에는 한 무리의 등산객이 오르고 있었다. 일요일이라 학교의 화장실에 문이 잠겨 길거리 방뇨를 보고 말았다. 얼른 시선을 피하며 못 본 체하고 내려왔다, 다행히 선글라스를 끼어 눈을 마주치는 불상사는 피했다.

점심은 추봉도의 봉암 몽돌밭에서 먹기로 하고 봉암다리를 건넜다. 몽돌밭은 깨끗했다.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가 아름답게 들렸다.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가져온 도시락으로 옹기종기 앉아 함께 먹었다. 길고양이가 밥 달라고 모여들었다. 어디를 가나 길고양이들이 문제다. 중성화 수술이 이곳까지는 미치지 못했는지 새끼 고양이가 많았다. 버스를 타고 진두에서 환승하여 제승당 선착장으로 나와 귀갓길에 올랐다.

섬 여행은 제약이 많다. 특히 날씨가 가장 큰 변수다. 대매물도는 자연이 허락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광활한 바다의 땅을 가지고 있는 통영은 천혜의 자연을 잘 이용해야 할 것이다. 섬이 주는 매력은 이런 것이다. 최근 여수에서 2026년 세계 섬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년 전 여수의 지인이 섬에 대한 기초자료를 조사한다는 기억이 났다. 멀리 내다보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570여 개의 섬을 가진 통영이 섬에 대한 특성과 기초 자료 조사를 하여 축적된 지적 재산으로 여러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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