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2회 토요걷기(당포성) 가을비 우산속에

청풍헌 2012. 10. 27. 22:32

제2회 토요걷기

일시:2012.10.27.10시 삼덕항

코스:삼덕항-대청벅수-당포대첩-당포성-관유벅수-당포만호비-원항벅수-장군봉-삼덕리마을제당

기타:거리 약4km 시간 약2시간

 

통영길문화연대란?

통영의 길을 안전하게 건강하게 의미있는 걸음을 하는 시민모임이다.

오늘 그 두번째 모임을 한려해상의 뛰어난 풍광과 역사의 고장 당포를 찾았다.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알록달록 우산아래 오순도순 당포성을 오르는 탐방객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조금 걱정이 되지만 가을비가 내리면 얼마나  내릴까 생각되어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우산과 우의를 챙기고 나오니 전화와 카톡이 왔다.오늘 우중에 예정대로 진행 하는지?

"햇빛 나면 나는데로 비 오면 비가 오는데로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예정대로 진행 합니다" 라고 했다.

오늘 게스트로 오신 서국현 시의원.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하니 지역구에서 하는 의미있는 일에 빠져서야 되겠나 하시며

끝까지 참여를 해주시어 너무 감사하다.

통영길문화연대 설종국 대표 부부도 힘을 실어 주러 오셨다.

빨간 우산이 멋진 김상현 기자와 통여고1학년 정세화양

오늘 아빠(김상현 기자) 따라나온 김선우군과 김선나 어린이!

당포마을은 대청,당개,성안,성내라고도 한다.

마을 당에서 당제를 지낸후 벅수에 금줄을 치고 소를 잡았다는 표식으로 소갈비뼈를 걸어 놓은후

벅수앞에서 각자의 상을 차려 벅수제를 지내고 배를 부리는 어민들은 용왕제를 지낸다.

누군가 벅수제를 지냈는지 막걸리와 떡이 놓여있다.

벅수는 마을 입구에 세우는 수호신으로 마을을 들어오는 사람은 말에서 내리고 돌벅수에게 절을 해야했다.

삼덕리에는 이곳 당포와 관유,원항에 벅수가 있다.

당포벅수가 있는 이곳이 당포성의 정문(서문)이다. 

당포 대첩지 현판이다.

한산대첩에 묻혀 당포대첩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 드물다.

 

일본이 명나라를 치기 위하여 길을 비켜라 하여 일어난 전쟁이 임진왜란이며

일본과 명나라의 회담 결렬로 다시 일어난 전쟁이 정유재란이며

일본과의 전쟁으로 국력이 소진한 명나라에 여진족인 청이 일어나며 조선에 예를 요구하여 거절하자

병자호란이 일어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다.

 

이런 배경의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이곳 당포에서 2차 출동때 왜 대선 9척과 중소선 12척을 무찌른 승첩의 장이다.

이곳에서 거북선으로 적의 층루선 턱밑까지 돌격하여 적장을 괴멸시켰다.(당포파왜병장)

당포는 이순신 장군이 1차 출동때도 찾았으며 2차 출동에서는 당포성을 점령한 왜적을 무찔렀으며

3차 출정때에도 한산대첩의 출동지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목동 김천손의 제보로 견내량의 왜적을 유인하여 한산도 앞바다에서 학익진으로 괴멸시킨 한산해전의 출동지였다.

 

이곳 당포가 이웃 옥포해전이나 고성 당항포 해전처럼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었인지?

달랑 간판 하나만 세워놓은 이순신 장군의 승첩지가 초라하기 한이없다.

몇십억의 짝퉁 거북선을 만들게 아니라 이곳 당포에도 승첩 기념비를  세우고 최소 6월2일(음) 승첩일을 기려야 한다.

다행인것은 올해부터 한산해전 출정식을 이곳 당포에서 했다.

 (2012 한산해전 출정식때)

비가 오락가락 하는 당포성을 오른다.

19C 고지도에 나타난 당포(규장각 소장 조선왕조 지방지도)

당포성에 왔다.

당포성은 조선왕조실록의 세종20년(1438) 4월 17일자에

["경상도의 노량을 평산포라 고쳐 부르고 번계樊溪를 당포唐浦라 고쳐 부르게 하옵소서"하니 상이 그대로 따랐다] 라고 나오며

 

동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진주목 고성현편에

"당포는 현 남쪽의 47리에 있으며 번계만호의 병선이 여기로 옮겼다.번계는 본디 현 서쪽 33리에 있다"


이후 성종 21년(1490) 8월 29일자 두번째 기사에

이달에 경상도에 부산포성을 쌓았으니,둘레가 2천 26척이고 옥포성은 둘레가 1천 74척이며 당포성은 둘레가 1천 4백 45척이고 가배량성은 둘레가 8백83척인데 모두 높이가 13척이었다.

삼덕항 개발시 당포만호진의 유물인 목책이 나와 수중유물 발굴을 1999년부터 2000년 까지 했다.

당포항의 목책설치는 실록의 중종 5년(1510) 5월 24일자 4번째 기사에 자세히 기록되어있다.

 

"도원수 유수정이 장계하기를 우도의 거제도와 고성땅의 당포등이 중요한 요지인데 성이 무너져 시급히 보수를 해야하나 농사철이라 백성을 동원하기 어렵습니다.이에 응급처치로 성밑에 녹각을 설치하고 말목을 박아 방비하며 성문에 얇은 철판을 대고 포구에 큰 나무를 박고 쇠사슬을 연결하고 칡덩굴로 나무를 묶어 돌을 채워서 적선이 걸려 못오게 하면 될것입니다.하고 아뢰니 상이 그대로 따랐다" 

(요약)

실제 발굴결과 44편의 목책이 나왔으며 기와나 백자 파편도 다수 출토 되었다.


당포(唐浦)는 성안에 물이 없으므로 부방 군사(赴防軍士)는 문을 열어야 비로소 배를 타고 물을 길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해를 기다려 성을 쌓는다면 이 진부터 먼저 옮기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중종 14권, 6년(1511 신미 / 명 정덕(正德) 6년) 10월 2일(기묘) 1번째기사

(이 기록으로 1490년에 쌓은 성은 구당포성이며 이곳에 물이 없어 1512년  현재의 당포성으로 옮겼다는 설이 있다.)

성곽에서 삼덕항을 바라보며 심각히 토론중인 좌로부터 배영한님,김성환님,설종국님.

唐浦의 唐자가 당나라 唐자미므로 당나라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당나라와의 교역의 중심지가 아닐까 조심스런 접근이 있었다.

이런  건전한 토론은 좋은 것이다.

성벽에 아름답게핀 구절초도 만나고

성벽에서 기념 촬영도 했다.

앞줄 좌로부터 본인 김용재,김선우군,김선나양,김상현님,배영한님

뒷줄 좌로부터 이군자님,서국현님,지미향님,설종국님,송건탁님,차미옥님,김성환님,정세화양,

앞줄 좌로부터 두번째 송언수님.

성벽을 따라 관유마을(성밖)을 나오면서 은행나무 아래 벅수를 만났다.

관유의 벅수는 원래 나무였으나 마모가 심하여 최근 돌벅수를 세웠다고 한다.

할배벅수의 코를 먹으면 아들을 낳고 할매벅수의 귀를 먹으면 애기밴 처녀의 애기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장군봉을 오르기 직전의 원항 입구에 있는 수군만호비.

당포수군만호는 고성땅의 번계에서 이곳 당포로 수군을 옮겨왔다.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편에"번계 고성에 [지금의 당포에 있으니 병선 15척,군사 7백22명]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진주목 고성현편에 "당포(唐浦)는 현 남쪽 47리에 있으며,

번계 만호(樊溪萬戶)의 병선(兵船)이 여기로 옮겼다. 번계는 본디 현 서쪽 33리에 있었다."

 

원항마을 입구인 이곳 연목곡에 암각비와 선정비가 있다.

당포만호진영의 입구를 알리고 만호의 선정을 표창하는 의미로 징표를 세웠다.

 

암각된 곳은 "당포만호오공문주청덕선정비"이며

서있는 비석은 "행만호방공유0청덕선정비"라고 세겨져 있다

(김일룡 소장님의 자료에서)

만호비 를 조금 지나면 길 양쪽에 원항 벅수가 있다.

장군봉을 오르는 탐방객들...

간식타임.

여기서 잠시 쉬면서 가져온 간식을 나눠먹는다.

쉬엄쉬엄 걸어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비가와서 장군봉에 오를때 미끄럼에 주의 할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

장군봉은 신성한 곳이라 그 흔한 방책도 없으며 절벽이 심하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은 바위가 많이 미끄럽다.

장군봉에 있는 삼덕리 마을 제당은 산신각과 장군당.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는 곳이며 산신각에는 산신상이 있으며 장군당에는 장군의 초상이 있다.

장군의 초상은 낧아서 다시 그렸으나 점점 원형이 변해 가는것 같다.

원래의 초상은  통영의 화가 이태규씨의 작품이라고 서국현 의원님이 증언 하신다.

 

새로운 장군상과 목마

목마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여러 설이 있다.

고관이 만호진을 오기 위하여 세포곡을 넘을때 말의  다리가 부러지거나 꼼짝을 않아 말을 깍아 제를 지내니 무사했다는 설이 있으며

기마 민족설에 의한  기마민족의 내방으로 말을 숭상하기 위한 설이 있으며

곤리도의 산정에 철마의 흔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김성환씨)

삼덕리마을 제당은 주요민속문화재 9호로 도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1988년에 신축 했는데 장군당의 당집은 기둥이 썩어 기우뚱 기울었다.

어느정도 기울었는지 가늠해 보시길...

시청에 제보를 하면 예산타령만 할것이다.

더 무너지기전에 시급히 안전조치를 해야할 것이다.

남성들의 활발한 역사토론에 같이온 여성들은 조금 지겨웠을지도 모른다.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당집을 내려온다.

당집을 내려서니 폭우가 쏟아진다.

빨강우산 파란우산 가을비 우산속이다.

미끄럽긴하지만 빗속을 걷는 모습과 흙냄새 낙엽냄새는 그 어떤것과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다.

빨강우산들...

가을비 우산속으로 장군봉을 내려왔다.

참으로 의미있는 걸음 이었다.

통영의 아름답고 의미있는 길을 발굴하고 또 같이 걸음으로서 통영만의 길문화를 계승해 나갈 것이다.

 

식사를 하며 각자의 소감을 가지는 기회를 마련했다.

나 자신 이길을 걸으며 많은 공부를 했으며 모르는 사실도 알았고 매우 유익했다.

이 길을 학생들에게 소개하여 많이 탐방을 하게 했으면 한다는 의견과

소풍장소로 추천하여 당포승첩과 당포성 민간 신앙을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으며

여러 사람이 이길을 걸어 이순신 장군의 승첩지가 빛나도록 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토요걷기가 너무 역사에 치우치지 않도록 적절한 안배가 필요함을 느꼈다.

첫술에 배부르랴!

통영시민이 언제라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을 발굴하고 그 길을 연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2012.10.27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