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3회 토요걷기(여황산) 할배벅수 장가 가다.

청풍헌 2012. 11. 11. 09:27

통영예찬(統營禮讚)

 

농익는 가을과 함께 통영의 진산 여황산을 찾아 통영길문화연대에서 제3회 토요걷기를 합니다.

일시:2012.11.10(토)10시 무전동 멍게수협앞

코스:여황산-북포루-명정고개-생태공원-백운서재(5.5km 2.5h)

기타:물,간식,등산화(필) 점심은 매식

연락처:김용재(017-585-9319)

          차미옥(010-9248-5495)

 

통영의 진산鎭山(主山)은 어디인가?

산양면에 있는 미륵산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어 미륵산을 진산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통영의 진산은 여황산이다.

북으로 지리산의 등줄기가 벽방산으로 뻣어내려 그 지맥을 타고 이곳 여황산을 이루고

남쪽바다에 통제영을 이루었다.

좌청룡인 망일봉을 비롯하여 우백호인 천함산을 거느린 풍수지리상

가장 좋은 자리에 세병관을 세우고 통제영을 열었다.

 

여황이란 명칭은 옛날 춘추전국시대 오나라  왕의 화려한 배의 이름을 "여황"이라 했는데

초나라와의 전쟁때 빼앗겻다 다시 찾았다는 고사가 있다.

이후 휼륭한 군선을 이르는 말로 변천 했는데 이곳 통제영의 위상과 잘 맞는 명칭이라 여황산이라 했을 것이다.

 

오늘은 통영의 진산 여황산의 화려한 배를 타고 삼도를 호령하던 수군 장수가 되어

군점수조를 취하고 천하를 호령 해 보자

산행 들머리인 멍게수협 앞에서 쉬엄쉬엄 올랐다.

길가에 반겨주는 해국이 활짝 웃는다.

건조한 바닷바람을 이겨내기 위한 두터운 잎으로 감싼 해국을 보니

가을꽃만 보면 구절초요 숙부쟁이 밖에 모르는 나는 구별하기가 참 힘들다.

누군가 이야기 했다.꽃과 잎을 같이 보라고...

김일룡 소장님(67) 어제 통.섬 참여하시고 오늘 또 나오셨네.

김상현 기자 몸살나서 못오신다 하니 아니 뭐! 나보다 꺾어진 반 밖에 않되는 나이인데.

어허! 그렇게 약해서리...

아담한 체구이신데 큰 카메라를 옆구리에 끼고 잘도 오르신다.

 

바람이 무척 불어 갈대가 많이 흔들린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던가?

약하지만 꺾이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의 표현이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다.

좌측으로는 북신만이 보이고 길가의 무덤의 비석도 보며 쉬엄쉬엄 오른다.

고개를 넘어서면 굿당이 보인다.

통영에서 가장 기도발이 잘 받는 굿당중 하나란다.

팽나무가 범상치 않게 꼬여 있으며 안으로 들어가니 어머니의 자궁처럼 아늑한 기운이 감돌았다.

 

자! 다같이 기도 합시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 신명께 비나이다.

오늘 산행을 무사하게 보살펴 주시옵고 나아가 통영길문화연대가 잘되게 비나이다.ㅎㅎ

북포루에 올랐다.

북포루는 통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포루다.

이곳이 통영성의 산성중군이 순찰하던 북쪽의 초소다.

앞줄 좌로부터 김일룡님,김용재님,김진선님,차미옥님,

뒷줄 좌로부터 김상웅님,설종국님,이군자님,안말순님

오늘은 오붓하게 8명이 토요걷기에 나섰다.

 

북포루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통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막힌 장소다.

사람의 눈만큼 표현이 가능한 카메라는 없을 것이다.

옛지도에 나타난 강구안 입구의 방책과 동충 끄트머리의 천척루 자리

멀리 한산해전의 현장이 보이고 구비구비 다도해의 섬들이 올망졸망 눈에 들어오는곳이다.

헬기장을 지나면 나타나는 큰 바위.

이 바위가 뭐라 생각 합니까?

거북이 같이 보입니다 하니 뚜꺼비 바위란다.

두꺼비가 개구리를 잡아먹는 형상을 하고있다.

이 바위는 거북문양이 뚜렷하게 나있다.

 

명정고개에서 만난 새 장가간 할배벅수.

할배벅수는 1970년도에 도로공사중에 할매벅수를 잃고 외로이 있다가

김일룡 소장님의 중매로 예쁜 할멈를 새로 얻어 새 장가를 들었다.

이후 발굴된 할매는 목이 잘린채 였으며 얼굴 없이는 영감옆에 갈 수 없어 외로이 뒤에 서있다.

 

 

세병관에서 출토된 벅수와 유사한 점이 있다. 

할배벅수의 중매를 선 김일룡 소장님.

중매서고 술 석잔 얻어 먹었는지 물어볼건데...ㅎ

 

이 벅수는 통제영이 열리고 몇년후 세워졌다고 한다.

생태공원에 왔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날아갈 정도다.

 

한실재에 있는 굿당.

이곳도 통영에서 유명한 굿당이었다고 한다.

생태공원 조성사업으로 온통 산이 망가졌다.

돈을 들여 생태를 망치고 있다고 한탄한다.

좀더 생태 친화적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까이 보이는 통영항과 운하는 또다른 맛을 선사한다.

시원찮은 카메라에는 도저히 그 절경을 담을 수 없다.

백운서재는 설명으로 대신하고

거북선 호텔 크림슨 레스토랑으로 직행~

 

아름다운 통영운하의 모습.

좁은 수로를 힘차게 달리는 멸치잡이 배.

메스컴에 멸치가 안잡혀 큰 걱정이라고 한다.

 

 

운하교를 건너면 나타나는 김삼주 공덕비와 벅수

1915년 7월 독지가 김삼주씨가 돌다리(착량교)를 세워 산양면 사람들이 쉽게 왕래하도록 했는데

돌다리의 양쪽 끝부분에 세워진 벅수다.

중간에 뚫린 구멍은 핸드레일을 끼운 자리이며 산양면쪽 우측에 세워져 있던 돌다리 끝부분에 있던 벅수였다.

근사한 레스토랑에 왔다.

통영대교가 시원하게 보이는 거북선 호텔3층 크림슨 레스토랑이다.

분위기 있고 운치있는 곳에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시며 담소했다.

 

오늘은 바람이 몹시 불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 섰는지 가을을 시샘하는 바람이 분다.

이 바람끝에 가을비가 온다 했는데 다행히 끝날때까지 날씨만 잔뜩 흐리고 바람만 불었다.

 

통영의 진산 여황산을 걸으며 좌청룡,우백호를 알았고,명정고개의 벅수 중매쟁이도 알았으며

기도발이 가장 좋다는 굿당도 보았다.

이렇게 통영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영에 살면서 통영을 모르면 되겠나 싶어 찾게된 카페가 인연이 되어

통영길문화연대가 만들어지고 통영의 길을 걸으며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로

다음 걷기가 기다려진다.

 

다음 토요걷기는 11월 네째주인 24일(토) 통영의 조산條山인 미륵산 담안길을 걷고자 한다.

담안길은 골프장이 조성되면 통영에서 영원히 사라질 길이다.

 

2012.11.10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