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정체성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통제사 길을 걷습니다.
고성에서 단숨에 왔던 그 길을 하루에 답사 합니다.
구간 참여 하셔도 됩니다.(고성-원동, 원동-노산, 노산-세병관)
일시:2015. 9. 12(토) 08시 죽림 시외버스터미널
코스:고성남산-월평리-진태재-원산리-한퇴재-노산-원문-고성해미당-정량동-남문-세병관 (25km 7시간)
기타:도시락 지참, 간식, 물, 등산화
연락처:김용재 010 4585 9319
중간 거점(원동, 노산)에서 참여나 귀가 하셔도 됩니다.
조금 걱정 되었다. 혹시 혼자 걷는 것은 아니겠지? 다행이 여성 회원 두 분이 나오셨다. 다른 한 분은 고성에서 합류하기로 연락되어 버스를 타고 이동 했다. 오늘은 풀코스다. 세 구간으로 나눠 걸었던 길을 한 번에 걷고자 한다. 원동과 노산에서 구간 참가자들이 있다. 고성 남산의 통제사비석은 비문을 번역하여 표식을 세워 놓았다. 남산을 한 바퀴 휘돌아 내려왔다. 작은골 마을 엄나무는 여전히 가시를 세우고 잡귀의 범접을 막고 있다. 도이모텔을 지나 월평리로 접어들었다. 이발소를 지나 열녀 최둘선 여사 추모비에서 잠시 쉬며 열녀에 대하여 토론이 있었다. 새끼손가락이 굵어야 된다, 허벅지가 굵어야 된다 등등.... 월평리 들녘은 부드러운 흙냄새가 났다. 옥수수 대를 빼내고 배추나 시금치 씨앗을 뿌릴 것이다. 월평리 구지뽕 막걸리 공장에서 세병을 구입하여 진태재 입구에서 원기 보충 했다. 진태재! 나에겐 두려운 고개다. 수차례 이 고개를 넘었지만 매번 길을 잃고 고생 했었다. 오늘은 마음먹고 시그널을 준비해 왔다. 길잡이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공장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산으로 올랐다. 성황당 까지는 올랐는데 여기서 부터 위로 가는 길이 묻혔다. 향토사 시그널을 발견하고 길을 잡아 올랐다. 낫으로 수풀을 헤치고 희미한 길을 따라가니 또 길이 사라졌다. 옆으로 가다 다시 올랐다. 겨우 좌측으로 골프장이 보이고 길을 찾았다. 아래로 꺾이는 지점에서 향토사 시그널을 찾아 내려섰다. 겨우 겨우 진태재를 넘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과 여우 굴은 긴장 되었으며 같이 온 회원들에게 미안했다. 원산들녘의 딸기밭 하우스에서 계곡의 물소리가 들렸다. 비가 시작 되었다. 하우스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맑은 계곡의 시냇물 소리였다.
출발은 산듯하게
남산의 비석군
열녀비
구지뽕 열매
구지뽕 막걸리 공장
손 써레를 들고 오시는 마을 어른
익어가는 가을
옛집은 그대로이다.
생강밭도 지나고
구지뽕 막걸리로 원기보충하고
저 고개가 힘든데~~~~
어찌어찌 빠져 나왔다.
원동들의 황금벼가 반기고
원동숲 정자에서
윈동 숲에서 합류한 회윈과 함께 임도로 가느냐, 옛길로 가느냐 고민하다 비가 제법 오지만 우의를 입고 옛길로 길을 잡았다. 소를 키우는 우사를 지나다 송아지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다. 줄을 지어 쳐다본다. 이 외딴곳에서 사람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광덕사를 지나 고개를 올랐다. 가파른 오르막은 길이 묻혔다. 잡풀과 옻나무, 싸리나무가 뒤엉켜 발목을 잡았다. 낫으로 겨우겨우 수풀을 헤치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가파르고 미끄러운 고개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랐다. 한퇴재는 과연 가팔랐다. 오횡묵 부사는 『~2리를 더 가자 큰 고개가 있는데 이름 하여 한치령이라 했다. 돌 오솔길이 꼬불꼬불 했고 고개가 아주 가팔라 마치 하늘에 오르는 듯하기에 가마에서 내려서 걸었다.』 라고 했다. 정말 가파른 고갯길이다. 고개마루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은 막걸리를 마셨다. 비로 땀으로 흠뻑 젖었다. 신발은 물이 들어가 질퍽질퍽 한다. 노산에서 기다리는 회원들을 위하여 더 지체할 수 없었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가을꽃을 보았다. 으름나무에는 으름이 주렁주렁 달렸다. 구현겸 통제사 암각비도 수풀에 가려졌다. 낫으로 길을 내고 살피니 돌이끼가 피어 글자를 구별하기 힘들다. 탁본 해 놓을 필요가 있다. 한퇴저수지를 지나 S코스의 내리막길은 언제 걸어도 멋있다. 탱자가 익어가고 있으며 머위 밭에는 어린 머위가 봄 미각을 돋울 것이다. 한퇴골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기 직전이다. 고개 숙인 벼는 마지막 영양을 위하여 한껏 햇빛을 받으며 영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석산개발도 펜스를 쳐 놓았다. 노산에서 기다리던 회원이 한퇴 마을까지 마중을 나왔다. 수의도사조석여 휼민비는 창녕조씨라는데 그 위에 있는 산소는 함안조씨다. 비를 피할 수 있게 비 가림 돌을 세위 놓은 정성이 대단하다. 조경 통제사비는 세병관 경내로 옮겨지고 앞에 있던 상석은 아무 글자가 없어 그대로 두었다. 구허역으로 접어들었다. 옛 숲을 지나 오래된 이팝나무를 살피니 잎이 없다. 어찌된 일인지 고사했다. 이렇게 오래된 노거수 한그루가 또 수명을 다했다. 해마다 봄이면 하얀 꽃을 선사하던 이팝나무는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다.
송아지에게 구경 당하다~~
광덕사 초입
오른다.
수풀을 헤치고
사라진 길을 찾아서
원기 회복하고 한컷
한퇴재를 걸어서...
구현겸 통제사비도 만나고
으름도 만나고
석산도 바라본다.
가을이 익어가는 곳
석산으로 가는 도로도 나고
노산에서 기다리던 회원이 마중을 나왔다.
수의도사조공석여휼민비
노산숲의 이팝나무
노산농협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 마지막 코스를 향했다. 세 분은 시외주차장이 목표다. 옛길은 구허재(죽림재)를 넘는 길인데 이 길은 고속도로 때문에 끊어졌다. 국도 14호선을 따라 시외주차장이 있는 e마트 앞에서 세 분은 귀가하고 다시 네 명이 힘차게 발길을 옮긴다. 국도의 유휴지 따라 인도를 잘 조성해 놓았다. 숲속을 걷는 느낌이다. 원문고개로 들어섰다. 오횡묵비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원문성안을 들어서 우물과 원래 있던 오횡묵비를 가늠해보고 고갯마루로 올라섰다. 안개(內浦)로 들어 옛길을 가늠해보았다. 작년 전의이씨 통제사비가 무더기로 출토 되었던 옛길을 바라보며 더 발굴해야 하는데 어째 소식이 없다.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롯데마트로 들어섰다. 다리가 무거웠다. 발도 질척거리고 힘들었다. 약간의 코스변경을 했다. 보건소 쪽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축협 앞으로 가서 해미당 고개를 올랐다. 해미당 고개의 허씨 효열각은 깨끗하게 벌초를 했다. 고개상회를 지나 북문으로 가는 길을 택하여 내려갔다. 골목길을 빠져 나오며 이런 골목에 좋은 스토리를 입히면 좋은 문화자산이 될 것인데 방치된 것이 아쉽다. 이 좁은 골목에 독서실도 있으며 과일 가계도 있고 절도 있다. 사람 사는 골목인 것이다. 북문터를 지나 북문 안새미를 거쳐 세병관 돌담길을 끼고 돌았다. 서울에는 덕수궁 돌담길이 있다며 통영에는 세병관 돌담길도 있다. 운주당 가는 문이 열려있어 경내로 들어갔다. 통제사 비석군에는 한퇴와 노산의 경계지점인 분덕골에서 가져온 조경 통제사 비석도 있었다. 세병관에 도착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한 번에 걸어오기가 쉽지 않는데 결국 해냈다. 빗속을 뚫고 온 힘을 다하여 걸었다. 구간 참여자들이 있어 큰 힘이 되었다. 끝까지 함께한 한모씨에게 감사하다. 지도 어플을 보니 26.9km에 8시간 59분 걸렸다.
노산 깃점에서
천변을 따라
고속도로 다리 아래로
죽림 주영 더펠리스 옆
원문고개를 오른다.
엉뚱한 곳에 세워진 오횡묵 비
멋진 성기씨
잘 벌초된 허씨 효열각
해미당 고개 소나무도 보고
북문고개 넘어 북문 안새미
세병관 돌담길에 기대어
통제사 비석군
세병관
완주기념 파이팅(26.9km/8시간 59분)
2015.9.12 통제사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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