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소풍 날짜가 정해지고 이동수단 때문에 매우 걱정 되었다. 그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느긋하게 생각하면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18명이 이동하려면 많은 승용차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지? 토요일에 비가 예보 되었다. 그것도 중부지방의 가뭄소식을 연거푸 전하고 있는데 예상 강수량이 100mm 이상 된다고 하는데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난감하다.
이동수단은 랜트카로, 소풍 행사는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걱정되어 행사여부를 물어보는 회원에게 "인생에 어찌 맑은 날 만 있을까요. 때로는 흐리고 비바람 몰아치는 날도 있지요. 걷기는 두발로 사유하는 인생 입니다.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 합니다. 비가 예보되어 있으니 우의나 작은 우산을 준비해 주세요. 가을비 우산 속을 걷는 것도 운치 있겠죠." 라고 공지했다.
일부 인원이 빠지고 13명이 지리산 운봉으로 출발했다. 빗속을 운전 하기란 조심스럽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역시 비가 온다. 바람까지 불었다. 먼저 온 재선 씨와 안나 선생님과 반갑게 재회했다. 딱 1년 전 산청에서 만났었다. 식전행사는 여중생들의 댄스 페스티벌이 있었다. 젊음이 좋다. 구르는 낙엽만 봐도 까르르 할 나이에 역동적인 춤사위는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리산 4개의 종교단체 대표들의 선언문 낭독을 한 후 출발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 군락지를 지난다. 길을 개통할 당시의 코스는 천변을 따라 걷는 것이었다. 그러나 코스가 약간 수정 되었다. 안내판도 새로 세웠다. 바래봉 철쭉제를 위한 데크설치 및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가을이다. 지천이 단풍이다. 비가 꾸준히 내렸다. 산을 내려서니 바람까지 심하다. 추웠다. 소원지에 "아이고 추워라" 하고 썼다. 당시의 솔직한 심정이다. 상당히 추웠다. 황산 대첩비를 지나 동편제 기념관을 지나 점심식사 하는 곳으로 갔다. 막걸리와 파전, 수육으로 몸을 데우고 인월로 향했다.
날씨가 추우니 오줌도 자주 나온다. 막걸리까지 먹었으니 오죽하랴. 임도를 따라 계속 올랐다. 고개를 넘어서니 내리막이다. 흥부골 휴양림 휴게소다. 휴게소를 내려오니 인월이다. "2코스 끝 아휴 힘들어!" 하는 기막힌 벽화가 있다. 마무리는 인월 장터다.
비바람을 뚫고 완주했다. 아쉬운 점은 비 때문에 주변 경관을 자세히 보지 못하고 대부분 땅만 쳐다보았다는 것이다. 비에 젖은 낙엽, 산 냄새,흙냄새, 들 냄새, 바람 냄새, 비 냄새가 생각난다. 지리산은 웅대하다. 천왕할미가 사는 어머니 산이다. 흩어진 자식이 만나듯 길을 이어 소통이 되었다. 길은 소통이다.
'통영 > 토요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1회 토요걷기(척포 해안 길)흙 냄새는 젖은 낙엽 냄새와 어우러져 상쾌했다. (0) | 2015.12.20 |
---|---|
제60회 토요걷기(천개산 종주)매 바위 위의 소나무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0) | 2015.12.20 |
제58회 토요걷기(윤이상 이야기, 도천 음악마을) 효도와 작곡의 길에 알맞은 컨셉이 필요하다. (0) | 2015.11.01 |
제59회 토요걷기 공지 (0) | 2015.10.27 |
제57회 토요걷기(통제사길2) 한퇴골 몰자비 진실에 접근하다. (0) | 2015.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