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74회 토요걷기(미래사 편백길) 미륵산 사계四季 유감遺憾

청풍헌 2016. 9. 17. 23:36

기나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9월 둘째 주 토요걷기를 미륵산 미래사 편백 길을 계획했다

당초에는 편백 체험장인 나포리 농원을 포함 했는데 중식관련 코스를 조절하여 미륵산 중턱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잡았다

한때 미륵산 사계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하여 중단되고 오래 동안 가보지 못했는데 미륵산은 그대로 변함없이 있었다

미륵산은 통영의 허파 역할을 하는 산이다

전국100대 명산에 들만큼 멋진 산이며 사계가 뚜렷하고 온 갓 기화요초가 사시사철 어우러지는 곳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백리길이 시작되는 곳이며 미래사 편백 길은 통영시민에게 피톤치드와 힐링을 제공하는 훌륭한 숲이다

여름의 뜨거웠던 나날을 견뎌낸 산은 푸름을 더하고 결실로 가고 있었다


몸을 풀고 좌측으로 올랐다

오랜만에 맡는 미륵산 냄새다

천천히 쉬엄쉬엄 올랐다. 폭신폭신한 흙 밭이다

흙침대였다. 숲속에 포장도로가 나왔다. 포클레인 소리가 요란하다

루지공사 관련 임도와 연결 되는 듯하다

그냥 흙밭으로 두면 좋으련만.


띠밭 등이다

푸르른 잔디와 빈 의자가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이다

잠시 쉬었다 임도 아랫길로 갔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숲길이다

미륵산의 기를 한껏 받고 있는 회원이 안내한 길이다


미래사에 갔다

고즈넉한 산사는 어린 아이의 놀이마당이 되어 넉넉하게 품어주고 있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해수관음상 숲길을 걷기 위하여 나왔다

연못을 가로 질러 새로운 길이 있다 하여 따라 나섰다

짧은 길이지만 옹골진 길이다

작은 숲길 이지만 그만의 운치가 있었다

그곳에서 꽃무릇을 만났다

꽃무릇은 그리움의 꽃이다

나의 그리움의 누구인가


편백이 아름드리 있는 곳

이곳은 해수관음상이다

촘촘하게 오름 매트가 깔려 흙을 밟는 것처럼 푹신하다

도란도란 이야기 끝에 삼칭이가 보이는 전망대다

미륵산 담안을 깎아 만든 골프장도 보인다

바다를 품고 있는 해수관음살 주위에는 길고양이가 탐방객의 보살핌을 받는 흔적이 있다

되돌아 나오면서 편백을 안았다

나무에 귀 기울여 대화했다. 그래 수고 했어. 한땐 시끄러웠지


다시 미래사를 지나 만월 요양원 능선의 평상에 누웠다

편백 숲속의 평상은 선계였다

하늘을 뒤덮은 편백숲은 피톤치드의 보고요 세속의 찌꺼기를 씻어 내는 힐링의 장소다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맑은 숲의 냄새를 취함으로 정신이 맑아지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아 좋다. 이렇게 한참동안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다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산허리를 질러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물총 샘이 잘 있는지 아래로 내려갔다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바위에서 졸졸 석간수가 나왔다

신기한 현상이다. 물총새처럼 생긴 바위라 하여 물총 샘이라 한다


미륵산 중턱을 휘둘러 큰 망으로 나왔다

도솔암 뒷길로 오르다 꽃무릇을 봐야 한다며 그냥 아래로 직행 했다

이맘 때 쯤 이면 도솔암과 관음암 사이가 꽃무릇으로 만개했을 것이다

군데군데 붉은 점을 찍어 놓았다

꽃무릇, 석산화 등으로 불리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이다

꽃이 지고나면 잎이 나와 겨울을 지나고 봄에 잎이 진다

가을에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우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꽃이다

그래서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조금 일렀다. 1주일만 있으며 절정을 이룰 것이다


미륵산은 야생화 천국이다

통영미륵산의 들꽃이라는 책을 펴낸 통영시 민원 지적과장은 

들꽃처럼 쪼그리고 앉아 눈을 맞추고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들꽃의 독특한 향기와 빛깔을 알 수 있듯 

자연이 중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이 항상 따라야 미륵산에 핀 야생화가 온전히 남게 된다.“ 고 했다.

알고 나면 사랑하게 된다고 미륵산은 우리 곁에 있는 보물 같은 존재다





2016.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