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수군재건로10(조양창터-열선루) 今臣戰船 尙有十二(금신전선 상유십이)

청풍헌 2016. 11. 28. 05:59

기상시간, 이동, 아침을 고려하여 출발시간을 아홉시로 정했다

류성룡과 영광군수도 아홉시에 도착 하도록 연락했다

사우나에서 다리도 풀 겸 한참을 있었다

벌교역전 앞으로 나와 백반정식을 먹고 고내마을과 보성군청으로 오가며 차를 정리하고 고내마을에서 출발했다


보성까지는 40리길이다

식량과 무기를 싣고 떠나는 장군을 생각하며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터벅터벅 걸었다

석불과 삼층석탑이 있다 하나 걸어서 가기는 뭐하여 지나쳤다

길가 곳곳에 효자, 열녀비가 세워져있어 옛길임을 알려 주었다

감동마을의 초입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연리근을 이루고 길손을 반기고 있다

예당리 너른 들의 생명수인 저수지가 두 곳이나 있다

벌써 청둥오리가 먹이 활동을 시작 했으며 멀리 득량만이 아스라이 보인다

어디까지 바다였는지 가늠해본다


휴식 때 주막집으로 들어갔다

어제 먹은 막걸리가 생각나 상추와 쑥갓을 부탁했다

어머니가 팔순이 넘었다는데도 고우시다

전기 민원을 해결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발했다

기러기 재에 휴게소가 있어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이동했다


다전마을에 왔다

마을 입구에 오래된 비가 있

이곳이 박실 마을이다. 길가 밭에서 일 하시는 분에게 양산항의 집을 물어보니 저쪽이라 했다

나흘 동안 숙박하며 장계를 일곱 통이나 작성하여 보낸 유서 깊은 곳이다

안내판과 옆에는 오매정도 세워 놓았다.

다섯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었던 곳이다


장군이 묵었다는 양산항의 집을 찾았다

입구에는 오래된 조선시대 석축으로 쌓아 놓은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니 신성한 기운이 느껴진다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운이 감돌았다

집안에서 두런두런 사람소리가 들려 인기척을 하니 사람이 나왔다

장군이 이곳에서 나흘을 묵었던 신성한 곳이라 하며 이야기 나누었다

농기구가 걸려있는 헛간을 지나 대문으로 나왔다

이 집에는 뭔가 싸아 하고 신비스럽고 신령스러운  기가 흐름을 몸으로 느꼈다.


지쳐서 힘들어 하는 게스트들을 불러 안내판에서 사진을 찍고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지경인 다섯 명은 기러기 재를 넘어 기다리기로 하고 버스에 태워 보냈다

나와 영광군수, 류성룡이 함께 기러기 재를 넘기로 했다

쉬는 사이 영광군수는 어떻게든 일행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혼자 먼저 출발했다

기러기재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힘을 내어 재를 올랐다

밋밋한 경사 오르막이 한참이다

어렵게 기러기 재에 도착하니 식당은 문을 닫은 지 오래고 가게에는 컵라면도 없단다

란과 두유로 요기를 하고 기러기 재를 넘었다


영광군수는 내친걸음으로 보성까지 진입했다

배고픔을 뒤로하고 가다 쉬다 반복하며 읍내로 들어서 열선루로 향했다

보성향교오충사를 지나 군청 안내판 앞에 도착했다

피곤한 걸음이었다

그래도 두발로 걸어서 완보했다


보성은 장군의 장인인 방진이 근무했던 곳으로 최근 군에서 방진관을 건립하여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열선루에서 선전관 박천봉에게 선조의 유지를 받는다

수군을 철폐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청천벽력의 명령이었다

이에 장군은 그 유명한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라는 장계를 썼다

목숨을 무릅쓰고 마지막 수군재건에 피치를 가한다

군량을 옮기고 무기를 수거하고 배설에게 장계를 보내 군영구미로 오라 연락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열선루에서 이루어 졌다


그런 중요한 일이 일어났던 열선루의 흔적도 보지 못했다

오후 네 시가 넘어서 도착하여 겨우 안내판에서 도착 인증샷만 찍고 귀가했다

도중에 깜빡 졸아 아찔했다

말을 탔으면 말이 알아서 가겠지만 자동차는 그렇지 않다

1박 2일은 피곤했다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이다

이제 단 한번 남았다


이 길을 걷고나면 나는 무었을 얻을 것인가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

나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된 역사의식과 

나라를 위한 마음이웃을 위한 마음이 사회를 위한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 족할 것이다

더불어 이웃과 나누면 더욱 좋지 아니한가


방진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 혼탁한 세상과 혼동의 세계 질서 속에서 살아나려면 힘을 길러야한다

그 힘이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부를 이루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


각자의 위치각자의 형편대로 우리는 장군의 정신을 선양하고 본 받아야 할 것이다

이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마지막을 멋지고 안전하게 장식하고 싶다.  

나는 행복하다









2016.11.20 보성에서 당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