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향토사

신당포성 답사기

청풍헌 2017. 1. 25. 20:37

신당포성은 수차례 오르내렸다. 그러나 복원된 남쪽만 올랐다. 동문이 있는 동벽은 많이 무너져 제대로 답사를 한 적이 없다. 더군다나 북벽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남문터로 들어와 남벽으로 올랐다. 남벽에서 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기막히다. 당포 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그림 같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전라좌수영을 출발한 이순신 함대는 159262일 이곳을 점령한 일본군을 발견하고 함포사격과 직충으로 일본군을 격파하고 승리를 이룬 역사적인 공간이다. 안내판에 고려시대 최영장군이 쌓았으며 이 성을 이용하여 일본군을 물리쳤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신당포성은 원항마을 서쪽에 있던 구당포성에 우물이 없어 식수난을 겪다가 중종7(1512)에 이곳으로 이진 하였다.(중종실록 14권 중종6년(1511) 6월 10일 기묘) 동벽으로 내려오는 길은 대밭사이로 소로가 있었다. 체성이 많이 무너졌으며 성벽 중간으로 길이 나 성 안으로 들어갔다가 동문 쪽으로 나왔다. 동문 터는 약간 옹성처럼 되어 있으며 치의 형태도 보인다. 겨울이라 성벽 아래로 내려가 대밭 사이로 이동이 가능했다. 동문 터에서 동벽은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다. 상당한 높이의 완전한 성벽이었다. 동벽의 끝단에는 치가 있다. 원형대로 남아 있었다


다시 성벽을 타고 내려갔다. 내리막 중앙정도에 완벽한 치가 또 나타났다. 4.5×4.5×1.7의 규격이다. 잡목과 수풀이 우거져 과거에는 답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수차례 당포 성을 다녔지만 부끄럽게도 동벽과 북벽이 어디쯤인지도 몰랐다. 이번 답사로 확실히 윤곽이 잡혔다. 다시 성벽은 낭떠러지로 이어져 더 이상 내려설 수 없어 안쪽 밭으로 나왔다

(사전 답사를 하면서 나무와 가시덤불기타 잡풀을 제거하고 길을 내어주신 김근용 부원장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중앙 골목을 나왔는데 마지막 끊어진 성벽에서 이어진 가상의 성벽을 생각하면 성안마을 초입의 성벽 잔존 유구가 서문 터다. 서문 터의 좌측에 배수구가 보여 가정집으로 들어가 남새밭을 올라가니 많은 와편이 나왔다. 와편은 건물지(사청史廳)로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명문이 있으면 좋으련 만 그 무늬만 보아도 대략적인 연대를 알 수 있다 하니 조선 후기의 문양 이므로 관아의 기와라고 판단되었다


서문과 서벽을 가늠해보고 언목고개의 만호 비에 왔다. 바위에 암각 되어 있는 암각 비는 행만호오공문주청덕선정비(行萬戶吳公文周淸德善政碑)이며 가경4년기미4월일당포진군민각(嘉慶四年己未四月日唐浦鎭軍民刻 1799)이다. 입석 비는 행만호방공유□청덕선정비(行萬戶方工有□淸德善政碑) 병오칠월일립(丙午七月日立)이다. 이 비석은 원장님께서 최초 발견 하시고 학계에 보고되었다. 답사는 매우 중요하다


책상머리에서 자료만 찾아 아는 체 하는 것과 두 발로 직접 찾아서 보고 느끼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것이다. 이번 답사로 절실히 느낀 점이다. 직접 가보고 느껴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근사치일 것이다. 어른 하나가 박물관이다

2017.1.21 신당포성에서.



당포진도 1872 지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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