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향토사

효열부 이맹린의 아내 공인 김해김씨 정려비

청풍헌 2018. 1. 4. 06:48

효열부 김씨 부인은 본관이 합천인 이맹린의 아내다. 이맹린이 우연히 괴질에 걸려 위독해지니 김씨부인은 목욕하고 북두칠성께 남편의 병을 낫게 해 주십사 하며 기도를 하고 또 손가락을 짤라 피를 먹이고 대소변의 맛을 보아 병세를 짐작하며 갖은 애를 다 썻어나 마침내 목숨을 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자 남편따라 죽기로 맹세하였다. 그때 시어머니 정씨부인은 늙고 의탁할 곳도 없이 울면서 간곡히 말하기를 "너마저 따라 죽으면 이 늙은 시어미는 어찌하란 말이냐" 고 하니, 김씨부인은 불현듯 깨달아 눈물을 거두고 "남편따라 죽는것은 열행이요, 시어머니 봉양하는것은 효행인데 열행을 하면 효행이 되지 않고,효행을 하면 열행이 되지 아니하니 효행이 어찌 열행과 같으며, 열행이 어찌 효행과 같을 수 있으리오" 하고서 곧 억지로 음식을 먹고 실오라기 같은 목숨을 보전해서 초상 치르기와 제사 받들기를 유감없이 하였다. 일심으로 시어머니를 받들어 효성을 다하여 봉양하기 30년 만에 시어머니께서는 천수를 다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예제를 넘도록 매우 슬퍼하니 고을 사람들이 그 아름다운 행적을 임금님께 아뢰고 임금님께서는 임진년에 정문을 세우게 하는 은전을 내렸다. 오호라! 효와 열이 같은 이치이니 효가 바로 열이요, 열이 바로 효라 이는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마음과 일이 때에 따라 간혹 상반되는 수가 있는데 김씨 부인의 행실은 그가 한 것을 두고 말한다면 효행이나 그 마음은 열행이다. 그러니 효부라 해야 옳을까. 열부라 한다면 그가 한 일을 몰라주게되고 효부라고만 하면 그의 마음을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조정에서 효열행이라 정려를 내림은 아마 그 마음과 일을 다 같이 표창하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드디어 효열행에 대한 정려의 글을 쓴다. 

영력 기원 뒤 병신(1896) 2월 상순

암행어사 이 승욱 쓰다






20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