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나들이(2018.2.3)

청풍헌 2018. 2. 4. 13:03

부모님이 1944년도에 결혼을 했으니 74년 흘렀다. 74년 동안 함께 사시며 지금까지 천수를 누리시니 복 받은 삶이다. 함께 있는 자식들도 부모 복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기력이 쇠잔하여 자력으로 거동을 할 수 없다. 병원, 시장 등등을 자력으로 할 수 없어 언제나 손이 필요하시다.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올라갔더니 다리사이에 음료수 병을 끼우고 따고 계셨다. 세탁기에 들어 있는 빨래를 널 수 없어 연락을 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일들이 두 분 부모님한테는 힘든 일이 되었다.

 

어머님의 병원 나들이에 아버지가 함께 나섰다. 병원 진료를 하시고 점심을 먹었다. 근사한 찻집으로 안내하여 평인 노을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부모님도 분위기에 취하시어 여러 대화를 나누셨다. 오래된 이야기, 마주 보이는 수월리 하양지 이야기 등등을 회상하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셨다. 젊으나 나이 드나 분위기 있는 곳에서는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주변 환경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95세인 아버지도 93세인 어머니도 분위기 있는 찻집에서는 소년과 소녀가 된다. 가끔씩 외출이 필요하다. 그것도 분위기 있는 곳으로…….

 

노인이라 편견을 가지지 말고 내가 좋으면 다른 사람도 좋은 것이다. 장애인도 똑 같이 대하라는 말이 있다. 지레짐작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난번 장모님을 모시고 저녁을 먹었는데 돈가스를 시켜 먹었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라 하시며 맛있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봄날의 젊은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며 여러 음식을 맛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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