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호떡 이야기

청풍헌 2018. 3. 27. 07:26

2018.3.26. 단상

아버지 때문에 걱정되었다. 발등과 다리가 부어 걱정되어 형제 카톡방에 sos를 쳤으나 별반 호응이 없다. 한편으로 서운하고 한편으로 나를 믿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아침 등원을 마치고 집으로 갔다. 마침 어머니께서 남새밭에 돈부를 심으려고 씨앗을 내어 놓았다. 아버지 다리를 살피니 지난 금요일 보다는 좀 나아진 것 같아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햇살이 따뜻하니 운동이나 나가지고 했다. 목발에 고무를 끼우니 미끄럽지 않고 몸에 균형을 잡을 수 있어 좋다고 하신다. 아파트를 한 바퀴 천천히 돌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집 이야기, 아파트 이야기, 통장 이야기 등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두런두런 나누었던 이야기가 기억될 것이다. 이런 것이 소소한 행복이다. 돈부 심는 남새밭에서 어머니와 함께 앉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야기 끝에 최근 집 위의 교회를 리모델링하여 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식집을 열었는데 호떡이 먹고 싶다고 했다. 올라가니 아직 준비 중이라 주문을 하고 내려와 기다리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물차 하는 사람이 나를 안다고 했다. 삼성에서 경비를 오래 동안 했다 하며 전에 어머니에게 장어를 두 마리 주어서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호떡을 사 와 나누어 주고 아버지와 함께 먹었다. 다시 방과 후 아이들 때문에 원으로 와서 점심을 먹고 나갔다.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얼굴 맛 대고 현실을 바라보니 해결책도 나오고 걱정도 덜어진다. 어떻게 되던 시간은 흐른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잘 되었으면 한다. 울컥울컥 해지는 감정을 잘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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