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 105회 일요걷기(통영별로4, 진주-단성)구세주가 나타나 갈증을 해결하고 에너지를 주어 한줄기 빛이 되었다

청풍헌 2018. 6. 6. 16:50

통영별로4(진주-단성)

 

진주에서 단성 구간의 옛길은 어디일까? 역로는 평거 역에서 소남 역이다. 소남 역은 현 소남리다. 명석면과 오미리를 거처 대평리를 지나 남강을 건너면 소남리이다. 직로는 평거에서 명석면과 오미리를 지나 원지로 간다. 하지만 소남리에서 산청까지 가는 길은 직로도 있고 간로도 있다. 직로와 간로는 큰 차이가 없다. 우리는 소남역에서 남사예담촌을 지나 단속사로 가서 청계 계곡을 넘어 산청으로 진입할 것이다.

 

거리가 멀어지니 이동에 신경 쓰였다. 다행히 김상현 부대표와 소인경 운영위원이 차량을 지원해 주었다. 큰 힘을 얻고 진주로 향했다. 진주성 촉석문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힘차게 출발했다. 진주성에서는 논개제가 한창이다. 임진왜란 시 진주성이 함락되고 일본군의 승전 축하연에서 논개는 일본 장수를 껴안고 남강 물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다. 복원한 우물을 지나 하마비가 있는 영남포정사를 지나 서문으로 향했다. 진주성을 가로질러 서문으로 나왔다. 지금부터 나불천을 따라 산청으로 갈 것이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은 고역이다. 시내를 빠져 나오는 길은 힘들었다. 아스팔트의 열기와 빌딩 숲의 답답함으로 힘든 걸음을 걸었다. 진주에서 유명하다는 하연면옥도 보고 나불 천변의 자전거 길 인 둑방을 따라 걸었다. 쉼터에서 간식도 먹고 명석면 소재지로 접어들어 농협 마트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화장실도 이용했다. 조비마을 입구에서 들깨 밭을 매는 아주머니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굽힌 허리는 족히 180도나 되 보였다.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싶다.

 

조비마을의 용호정원에 왔다. 용호정원의 늦봄은 창포 꽃과 함께 신록을 자랑하고 있다. 연못 가운데 정자로 가는 나룻배가 줄에 매달려 있으며 용호정원은 이 지역 부자인 박헌경 참봉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가뭄과 흉년으로 힘들어진 지역민들을 위하여 연못을 파고 그 흙으로 12개의 봉우리를 만들어 노임으로 규휼 했으며 이를 고맙게 여긴 사람들이 휼민비를 세워 비가 7기나 서 있다. 안쪽 깊숙한 곳에 대궐 같은 집이 있어 이 연못과 무슨 연관이 있을 것 같아 갔다. 안주인이 개를 조심하라는 말에 나오면서 용호정원과 관계가 있는지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정원을 만드셨다고 한다. 집 앞 입구에는 잘 다듬어진 초석이 여럿 있었다. 진정한 부자는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다.

 

오미리로 향하는 고개는 제법 멀었다. 길가의 매실은 살을 올려 튼실해졌고 모과도 주먹만 하게 살을 올리고 있다. 오미리 주유소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이동했다. 그러나 일요일이라 식당의 문을 닫았다. 이 근처에는 식당이 없다. 가게도 없다. 굶어야할 판이다.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막상 식당이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넓은 공터에 자리를 깔고 간식을 전부 꺼냈다.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진양호 10리 벚꽃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간간히 자동차가 오가는 매우 한적한 도로다. 대평리 마을에 들어서서 놀이터의 정자에 드러누웠다. 점심을 굶었다고 생각하니 더 힘들었다.

 

다시 힘을 내어 대광교를 건너 소남역이 있었던 소남리를 지났다. 과거의 역원은 고지도에만 남았으며 지금은 흔적도 없다.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관정리에서 남사까지는 또 큰 고개가 남아있다. 여러 악조건으로 힘이 빠지고 목적지가 다가 오니 비몽사몽간이 되어갔다. 내리막길의 옆 고랑에 맑은 물이 흘러 양말을 벗고 발을 식히려 들어갔다, 그 때 거짓말 같이 구세주가 나타났다. 우리를 시작점에 내려 준 상현씨와 인경씨가 시원한 수박 화채를 들고 나타났다. 시원한 수박은 꿀맛이다. 힘든 순간 구세주가 나타나 갈증을 해결하고 에너지를 주어 한줄기 빛이 되었다. 마지막 힘을 내어 남사 예담촌으로 향했다. 사양정사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회화나무 아래를 지나 식당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통영별로4는 약 25km 이다.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식당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여 옥에 티로 남았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각종 부담감이 생긴다. 그래도 목표를 향하여 씩씩하게 갈 것이다.

함께하는 동료가 있기에.....


















































 

2018.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