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16회 일요걷기(통영별로 10(임실-전주))

청풍헌 2019. 1. 8. 21:50

통영별로 10(임실-전주)

통영별로가 끝을 향해 달렸다. 드디어 오늘이 대미를 장식하는 날이다. 특별히 내빈으로 제석초 교장 선생이 참여를 했다. 임실은 치즈의 고장이며 전주는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다. 즉 조선의 본향인 것이다.

 

우리는 임실 향교에서 모여 사진을 찍고 향교 뒷길을 넘었다. 아리송한 길 때문에 잠시 돌아갔지만, 무사히 고개를 넘었다. 사선대로 이동하여 도로를 따라 전주로 향했다. 이 길은 전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로서 매우 중요한 옛길이다.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뚫려 여러 방면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옛길을 그렇지 않다. 전주천의 상류를 따라 토지가 생기고 그 곁으로 사람들이 모여 마을이 생겼다. 임실 전주 구간은 도로를 따라 걷는 밋밋한 길이다.

 

네파 복합상가 매장에서 일부는 옷을 사고 화장실도 이용했다. 온천이 있던 곳은 폐가가 되었고 일부 식당은 영업하고 있었다. 더 가면 식당이 없을 것 같아 고향 집에서 통뼈 감자탕을 먹었다. 멀리서 왔다며 육수와 서비스로 음료수를 주었다. 천변 길을 걸으며 생각해둔 것이 있어 개인 사진을 찍었다. 좀 자연스럽게 찍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느 순간 갓길이 없는 도로로 접어들었다. 중앙선을 건널 수도 없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없다. 신호가 나오는 곳까지 걸어야 하는데 매우 위험했다. 쌩쌩 달리는 차를 마주 보고 걷는 길은 고통스러웠다. 다행히 다리가 있어 그 교각 아래로 내려서서 길을 건넜다. 하지만 마음씨 나쁜 사람의 비협조로 다시 인도가 없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다행히 천변 길을 발견하고 아래로 내려서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전주가 점점 다가왔다. 만마관 비가 길 건너편에 보였으나 패스했다. 이때부터 천변 길로 계속 따라 내려갔다. 자전거 도로로 만든 길인데 걷는 사람과 자전거가 어우러져 매우 위험했다. 서로 양보하며 가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서서히 지쳐갔다. 그 와중에 멀리 한벽당이 보였다. 전주천 변을 따라 걷다가 산허리로 난 길이 보여 그곳으로 올라갔다. 걷기 좋은 길로 포장된 한 개 차선 정도의 폭이다. 구도로인가 생각되었다. 그 길을 따라가니 터널이 나왔다, 아하! 철길이었다. 폐철로를 걷기 좋은 길로 만들어 산책로로 삼았다. 한벽당은 공사 중이라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풍남문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향교를 지나 한옥마을로 들어섰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추억 쌓기를 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생활 한복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 등 많은 사람이 매우 붐볐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지나 풍남문 광장으로 갔다.

 

풍남문 광장에는 전주 입성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김상현 부대표와 소인경 운영위원이 우리를 반겼다. 고마웠다. 이렇게 먼 곳까지 달려와서 환영해 주는 식구가 있어 행복했다. 우리의 걸음이 혼자가 아니라 통영 길 문화연대가 함께함을 느꼈다. 소인경 운영위원은 4명의 완주자를 위한 특별 선물까지 가지고 왔다. 무척 고마운 일이다. 풍남문 정문에서 사진을 찍고 남부시장 안으로 이동하여 정통 전주콩나물국밥과 단술을 먹었다. 그런데 계산을 허 국장님이 금일봉을 보내어서 했다. 눈물겹도록 고마운 일이다. 시장에서 나오면서 흑백사진관에 들러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며 여유를 부렸다.

 

이렇게 하여 통영별로 10을 무사히 마쳤다. 2월에 시작하여 12월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1년간의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목표를 달성한 느낌은 뿌듯함 그 자체다. 기분이 좋았다. 차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2018년도 통영별로를 마무리했다. 함께한 회원들이 있어 가능했으며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주신 운영위원과 회원님들 덕분에 완보한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201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