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 소식

김용익 선생 추모제를 다녀와서

청풍헌 2012. 4. 12. 23:33

미국과 유럽의 문단을 감동시킨 마술의 펜 김용익 선생은

"고국하늘 고향길이 늘 그리웠다.

돌과 풀 사이 쇠똥에 발이 빠졌던

그 골목길이 그리웠다.

나의 이야기는 내 밑바닥에 깔린 고향에 대한

시감詩感이 원천이니 그것은 바로 나의 노래다" 

그런 그가 고향의 선영에 고이 잠들었다.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세계적인 작가 김용익 선생을 추모하고 기리는

시민사회단체인 통영예술의 향기 주관으로 17주기 추모제가 열린 유택을 찾았다.

 

 

김용익 선생은 전직 외무부 장관을 지낸 김용식 의 친 동생으로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자료집’(연합통신 발간 영문판)에 김은국, 강용흘과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작가로 소개된 소설가이다.

 

 1920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 중앙중학을 거쳐 일본 동경 아오야마(靑山)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48년 1차 도미해 남플로리다대학(Florida Southern College), 켄터키대학교(University of Kentucky),

아이오아대학교(University of Iowa) 대학원 소설창작부에서 수학했다.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미국에서 영어로 글을 써 작품 활동을 했다.

 첫 작품 ‘꽃신 The Wedding Shoes’이 1956년 ‘미국의 하퍼스 바자 Harper’s Barzaar’에 게재된 후 “가장 아름다운 소설”로 선정, ‘뉴요커 The New Yorker’ 이탈리아의 ‘마드모아젤 Mademoiselle’등을 비롯 세계 각국의 유명 매체에 19회 소개됐으며

TV, 영화, 발레 등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후 발표된 그의 작품들 역시 한국인 특유의 감수성인, 수심 깊은 슬픔의 서정을 뿜어내는 작품으로 평가돼

 ‘마술의 펜’이란 칭호를 얻었다.

 무엇보다 청소년문학으로서 그의 소설은 미국과 유럽 문단의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해녀 The Sea Girl’는 미국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게재됐으며, ‘변천 From Below the Bridge’ ‘막걸리 The Village Wine’는

 ‘최고의 미국 단편 Best American Short Stories’(미국의 HOUGHTON출판사에서 선정하는 그 해 최고의 단편)에서

외국인이 쓴 우수 단편으로 선정됐다.

 

 또한 ‘행복의 계절 The Happy Days’은 1960년 미국 도서관협회에서 우수 청소년 도서로,

1965년 독일 도서관협회에서 청소년 최우수도서로 선정됐다.

 ‘푸른 씨앗 Blue in the seed’은 1966년 독일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덴마크 교과서에 게재됐다.

1967년에는 오스트리아 정부 청소년명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1957년부터 1964년까지 고려대와 이화여대에서 영문학을 강의했으며,

이 시기에 영문으로 집필됐던 그의 소설 대부분이 한글로 번역 출판됐다.

1990년에는 ‘꽃신’으로 한국문협이 주관하는 제1회 해외한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는 1984년에 동아일보사에서 나온 단편모음집 ‘꽃신’과 샘터에서 나온 ‘푸른 씨앗’이 있다.

 

1994년 고려대 초빙교수로 미국에서 귀국했다가 1995년 4월11일 지병인 심장병으로 서울 고려대병원에서 별세,

통영시 용남면 선영에 묻혔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생전에 그가 누린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마술의 펜’이라는 칭호를 받은 그의 문체와 서정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 세계 역시 영문 번역투가 뚜렷한 한국어 문장의

어색함 때문인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장인의 손길로 조탁을 거듭한 그의 작품 세계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한국인의 깊고 절제된 서정이 녹아있으며, 나라와 민족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만큼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에 깊은 울림을 준다.

                                                                 -한산신문-

한산신문에 김용익 선생 추모제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궁금하여 조언을 구하니 참여해 보라는 용기를 받고

전화번호를 알아보니 알 수 없어 김상현 기자에게 'SOS' 통영 인터넷 신문의 김종수 기자를 소개받아

추모제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니 올해는 선거(4.11 19대 국회의원)도 있고 비가 와서 회원들만 조촐하게 한다 하며

참석하고 싶으면 11시 까지 오촌 바닷가로 나오라고 한다.

바닷가에서 기다리니 검은 양복을 입은 분들이  보이며 조금 있으니

승용차에 조화를 싣고 오는것을 보니 추모제 식구임을 알았다.

안면있는 한려 투데이 홍경찬기자와 인사를 하고 기자증을 목에 걸고 있는 분이 김종수 기자임을  알고 인사를 했다.

전화 통화하던 목소리 였다.

간밤에 내린 비로 인하여 고랑이 패여 선발대가 징검다리를 놓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얕으막한 언덕을 올랐다.

묘소 가는 길 소나무에 김용익 선생 묘소 가는 길이란 리본이 달려 있어 길 안내를 한다.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뒤를 따르니 큰 산소를 지나 더 들어가니 선생의 유택이 있다.

이지연 회장님(현직 시의원)이 조화를 헌화하고 막걸리를 올리고  묵념을 올린다.

김종수 기자가 사무국장이나 간사 역할을 하는것 같다.

묵념을 마치고 회원들이 묘소 앞에 도열하여 각자 인쇄된 종이 한장을 읽기 위하여 나누어 준다.

어떨결에 추념 대열에 끼어섰다.

먼저 이지연 회장이 김용익 선생에 관한 글을 읽고 다른분들이 차례로 낭독을 했다.

나는 기자도 아니고 시민인데 또한 사진도 찍어야 하고 기자처럼 위로 갈수도 없고

어정쩡 하게 추념식 대열에 끼여 추념을 했다.

한명 한명이 글을 낭독 할 때에는 약간의 전율을 느꼈다.

이런 휼륭한 분이 통영 사람이며 아무 이해 관계가 없는 순수한 시민 문화예술 단체가

기일날 유택에서 헌화하고 기린다는 자체가 대단 하다고 생각되어 차분해지고 엄숙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을 잘 모르지만 문학을 사랑하고 통영을 사랑하는 애향심이 충만한 순수 시민이라 생각하니 

나도 뭔가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회장님께서 차를 올린다.

다기 그릇을 다소곳이 상석에 올리고(헌다) 뚜껑을 열고 묵념을 한다.

 

유택에 국화를 헌화하는 순서다.

헌화하는 과정을 기자들이 앞 다투어 사진을 찍고 나도 국화 한송이를 받아서 상석에 올리고

처음으로 통영의 위대한 작가에게 묵념을 올렸다.

물론 나도 찍혔다.

~한려 투데이에서~ 

기자들이 단체로 헌화하는 모습을 내가 찍었다.

헌화를 마치고 통영 문화예술과 이용남 과장님이  인사를 한다.

올해가 4회째 인데 3월말에 기념관 리모델링을 착수 했으며 각종 기록이나 자료를 찾고 있다고 한다.

이지연 회장님은 지금껏 추모제를 지내면서 한번도 비가 온적이 없었다.오늘도 틀림 없이 비가 안 올거라고 확신했다.

이는 선생이 우리들의 정성을 알아보신 징조다.

하루빨리 기념관과 묘소가 잘 정비되어 우리곁에 영원히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막걸리로 음복을 했다.

홍경찬 기자가 이지연 회장(통영시 의회 의원)님을 인터뷰 한다.

스마트 폰을 켜놓고 녹음을 하고 있다.

에서 들으며 수첩에 적고 있는 나는 구닥다리 인가?

통영예술의 향기(통영문화예술기념사업회)는 청마를 지키는 "청지사"(2006)와 

김춘수의  꽃 시비를 주도한 "꽃과 의미"(2007)라는 단체가 2009년 통합하여 탄생한 순수 문화 서포터즈이다.

다섯분-유치환,윤이상,김용익,김상옥,김춘수-의 추모제를 매년 실시하며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김용익 선생의 추모사업은 기념관은 자녀들에게 생가를 기부체납 받아서 올 년말을 목표로 공사중이며

영어로 쓰여진 '꽃신'을 중등 교과서에 등제하여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우리 통영의 정서가 담긴 글을 배우고 익히도록 하는게 목표라고 한다.

처음 묘소를 몰라서 찾는데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 있는 자녀들이 매년 벌초비를 주고 관리하는 분을 만났는데 보름만에 돌아가셔

더이상 이야기를 듣지 못한게 안타깝다고 한다.  

예술의 향기는 순수 민간 단체로써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며 추모제를 한후 식사는 십시일반 내어 해결한다.

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순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뜻이 맞는사람들이 뭉쳐 꾸준히 노력하여 이 만큼 된것에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각종 자료와 유품을 수집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와 안동에도 연락이 닿아 진행중이라 한다.

물론 유족들과도 연대를 가지고 협의 한단다.

오늘 꽃신을 읽었다.

꽃신집의 딸을 사랑한 백정의 아들의 심리를  묘사한 단편인데 처음 읽고나니

머리속에 뭔가 한줄기 빛이 남는다.

과연 그 빛이 무었일까?

한국 전통시장의 모습에서 신분과 시대의 흐름 및  사랑의 세심한 표현까지

한번 읽었는데 머리가 맑아지는걸 보니 틀림없이 좋은 소설이다.

묘소를 내려와서 점심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묘소가는 팻말에 대하여 물어보니 팻말을 세웠는데 땅 주인이 빼버렷다고 하며

이 단체에서 실행하는 5인의 추모제는 각 예술인의 기일에 추모제를 한다고 한다.

 

통영이란 곳을 알면 알수록 묘한 곳이다.

자부심도 강하고 자만심도 있으며

순수한 열정이 넘치는 활력의 도시다.

 

2012.4.11 김용익 선생 17주기 추모제에 참가후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