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182회 토요 걷기(남해 바래길 7 화전별곡 길) 청미래 열매는 붉은 당구알을 연상시키고 용담초의 꽃잎 내부는 표범 무늬가 있다.

청풍헌 2023. 11. 4. 22:46

제182회 토요 걷기(남해 바래길 7 화전별곡 길)
올해부터 통영길문화연대 정기 걷기를 토요 일에 하고 있다. 하지만 28일 토요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활쏘기 전승공동체 활성화 세미나 발표에 토론자로 지정되어 부득이 일요 걷기로 변경 한다고 고지했다. 남해 바래길을 시작하면서 이동 수단으로 동백 투어와 MOU를 맺어 관광버스로 이동했다. 최소 20명이 신청해야 차량 렌트비를 할 수 있어 항상 모객에 신경 쓰였다. 1주일 전에 공지했으나 10명이 신청하여 승합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행히 은정 씨가 있어 운전을 교대로 할 수 있었다. 1종보통면허가 있어야 승합차를 몰 수 있기 때문이다. 화전별곡 길은 남파랑 40코스와 겹친다. 남파랑길 가이드를 신청하고 가이드와 통화하여 종점에서 만나 가이드를 픽업하여 시작점으로 왔다.
독일마을이 시작점이다. 독일마을 관광 안내소 건너편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쓰레기 봉지를 나눠주고 도로를 따라 걸었다. 화암교 입구에서 만난 할머니는 친정이 경북 관포인데 사촌 언니가 중매하여 이곳에 시집왔는데 친정 오빠까지 죽어 이제 고향에는 아무도 없다고 한탄하셨다. 이야기가 하고 싶어 낯선 사람만 보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셨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으나 갈 길이 멀어 아쉽지만 헤어졌다.
화천은 남해에서 보기 드물게 큰 하천이다. 꽃과 문학이 피어나는 ‘꽃내 화전별곡’이란 테마로 사업을 했다. 화천 고향의 강에 배움 별곡, 웃음 별곡으로 구분하여 생태 학습공간과 친수공간을 만들었다. 가을 가뭄이 들어 단풍색이 곱지 않았다. 억새와 강아지풀이 역광을 받아 아름다운 색갈로 빛난다. 그래도 간간이 보이는 예쁜 단풍 아래서 가을 정취를 느꼈다. 화천은 일급수라 버들치와 각종 민물고기가 많았다. 추수를 끝낸 논에는 공룡알이 널브러져 있고 빈 논에는 벼의 그루터기가 자라 이모작을 연상할 만큼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적당한 장소에서 땀도 식힐 겸 간식을 먹었다.
내산 저수지는 한반도 지도 모양을 하고 있다. 아직 단풍은 예쁘게 들지 않았지만 남해 섬에 이렇게 큰 저수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깊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곳에 바람흔적 미술관이 있다는데 17km를 걸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옆길로 새지 못했다. 저수지 상류에는 큰 잉어 한마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상류 지점의 갈림길이 애매하다는 먼저 다녀온 원옥 씨의 조언으로 정신 차리고 길을 찾았다. 저수지로 흘러드는 원천에서 발을 담그고 몸을 식혔다.
임도로 접어들었다. 간간이 가을이 보였다. 보라색 꽃도 있으며 개 옻나무도 화려한 붉은빛을 자랑하고 있다. 임도는 자갈길과 시멘트 길이 교대로 나타났다. 젊은 편백숲은 어느 외국에 온 느낌을 주었다. 전망대에서 점심을 먹기 위하여 꾸역꾸역 올랐다. 오르고 또 오르니 전망대가 나타났다. 먼저와 2층에서 쉬고 있던 손님들이 자리를 양보하여 가져온 도시락을 펼쳐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미조항 반도가 아스라이 보이고 먼바다에는 각종 화물선이 점점이 떠 있었다.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가을이 영그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다. 청미래 열매는 붉은 당구알을 연상시키고 용담초의 꽃잎 내부는 표범 무늬가 있다. 꽃술에는 예쁜 아이스크림이 벌들을 유혹한다. 천하 저수지는 물이 새고 있었다. 어릴 때 슬라이드로 본 무성 영화에 댐의 작은 구멍을 손으로 막아 댐의 붕괴를 막았다는 영화가 생각났다. 17km를 걸어서 종착지인 천하마을에 왔다. 대단한 체력과 끈기를 가진 우리 회원들이 자랑스럽다.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완보했다. 11월에 다시 남해에서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