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아름다운 동행

청풍헌 2012. 6. 24. 15:13

지난 6월 22일 부모님이 이사를 했다.

도산면 수월리 하양지 마을에서 미수동 황용연립으로 오셨다.

고향를 떠난지 14년이 되었다.

일흔때에 나오셔서 아흔을 바라보신다.

도산면 수월리는 교통이 불편하여 병원,목욕,시장 등등의 접근성이 불편하여 시내로 오시기로 하고

여러가지 알아보던중 적당한 집이 나와서 이곳 황용연립으로 오시게 되었다. 

이사 직전의 큰방모습 

이사후 거실 및 부엌모습 

부모님이 계시던 시골집에 청소하러 왔다.

화단에 소담스럽게 수국이 피었네. 

어머님은 냄새밭에서 키우던 각종 야채를 캐시고 손자녀석의 도움을 받고 있다. 

누구누구네 한테 키 를 주신다 하던데

남새밭에 튼실히 자라는 참깨를 수확하고 준다고 하신다.

키를 꺼네니 오줌 쟁이 아이 생각이 난다.

오줌싼 아이는 키를 쓰고 이웃집에 소금 얻어러 떠나고

소금 얻어러 온 아이에게 혼을 내며 다시는 옷에 오줌을 싸지 않도록 단단히 훈계를 하고 소금을 준다.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59번지

할아버지가 하사근에서 향로촛대 한벌과 제사까지 안고 제금을 나온후 이곳 웃사근에 터를 잡아

농토를 이루고 기와집을 지어 살던 집이다. 

1998년도에 고향을 떠나 광도면 한퇴마을에 2년을 계시다가

이곳 도산면 수월리 하양지 마을에 2000년도에 이사를 오시어 이곳에서 12년간을 보내셨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붉은색 스레이트 지붕의 시골집.

이곳으로 이사를 결정하고 지붕도색,현관샤시,도배 등등 많은 애환이 있었다.

태풍 매미에 지붕이 날아가고 몇일간의 정전으로 냉장고 청소를 잘 했던 기억에서부터

남새밭에서 온갖 채소를 공급받던 기억까지

어머님이 무릎이 안좋아 인공 관절 수술을 받고 회복기에 반대쪽 다리까지 아파서 진찰결과 허리가 신경을 누른다고

버스에서 내리시어 언덕을 올라가야 함으로 매우 힘들어 하시고 또한 시내와의 접근성이 불편하여 이사하게 되었다. 

내가 이곳 통영으로 나온지 22년 되었으며 미수동에 온지는 17년이다.

17년간 통근버스를 이곳 황용연립 앞에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타고 다녔다.

버스를 기다리며 이곳이 교통도 편리하고 목욕탕 병원 마트가 가까워 참 좋은곳이다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이곳으로 오실줄이야... 

 

 

부모님이 이곳으로 오시니 좋은점도 있고 안 좋은점등도 있다.

아버님이 여든아홉 어머님이 여든일곱이시니 나이가 많으시다.

나도 늙어가며 부모님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부모님은 티격태격 하시며 칠십여년을 같이 살아 오셨다.

통영 문화원에서 잉꼬부부로 소문나시어 TV에도 몇번 출연을 하시고 지금도 어머님은 자개교실에 나가신다.

 

세상은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태어나고 자라고 결혼하고  열심히 살다가  눍어가고 죽는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이나 어머니가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이 서로가 아름다운 동행이다.

아름답게 늙어가는것도 가치있는 일이다.

 

나는 무었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

 

2012.6.24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