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 이야기

숙부님 영전에 바칩니다.

청풍헌 2012. 12. 2. 22:48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 합니다.

지난 금요일(11.30) 아침9시8분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성포 숙부님이 운명 하셨다고...

하늘이 노래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이 왔습니다.

 

성포리 59번지에서 태어 나시어 성포에서 자수성가하신 숙부님은

언제나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저희가 숙부님 댁에 가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 주시고

음료수나 과자를 주시고 잊지않고 용돈을 챙겨 주시던 너무나 자상한 숙부님이었습니다.

 

지척에 계신 숙부님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는 길목인 성포를 지나칠 때마다

오늘은 가봐야지 내일은 맛있는 포도나 한송이 들고 찾아야지 하다가

오늘 덜컥 부고를 받고보니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좀더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어야 하는데 후회가 됩니다.

 

숙부님은 올해 82세로 아버지 형제간중 막내 입니다.

위로 고모님은 98세 아버지가 89세 입니다.

숙부님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휴유증을 오래동안 겪다가

결국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날 새벽 4시경 일어나시어 숙모님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일어켜 세워달라고 하시어 소변을 보시고 방에 들어와

벽에 기대어 계셔서 바로 누우세요 하니 숨이가빠 좀 쉬었다가 누울께 하여

숙모님은 옆에서 주무셨다고 합니다.

아침에 손자인 승현이가 학교 간다고 할아버지에게 인사차 들러서 깨우니

주무시던 그 자세로 운명 하셨다 합니다.

 

숙부님을 지난 5월 어느날 가조도 다리위에서 뵈었습니다.

운동 갔다 오신다면서 다리 난간위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숙부님의 건강 이야기부터 집안 이야기 까지...

 

삼촌!용재 왔습니다

하고 문을 열면 언제나 웃음으로 맞아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책을 좋아 하시고 분재 가꾸기를 무척 좋아 하신 숙부님!

옥상을 온통  분재로 채우고  물을 주시고 계신 모습이 떠오릅니다.

 

태어남은 순서가 있어도  죽음에는 순서가 없나 봅니다.

98세인 누님이 살이 계시고 89세인 형님이 살아 계십니다.

아버님은 숙부님 영전에서 통곡을 하셨습니다.

내가 너무 오래살아  미안하다 하시며...

 

너무나 평안한 모습이었습니다.

주무시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편안히 눈을 감고 계셨습니다.

 

숙부님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 귀천 하셨습니다.

부디 영면 하소서...

 

2012.12.2 문중묘원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