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
오늘이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4주년입니다. 세월이 살과 같다고 합니다만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이곳은 다 잘들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살아오신 세월을 오늘에 비추어 유추해 보면 참으로 힘들고 엄혹한 세월을 사셨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나셔서 청년기를 징병으로 미래와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시기를 보냈고 이어서 동족 상잔의 전쟁을 경험한 어두운 시절을 몸소 체험하시었습니다. 와중에 저희 5남매를 기르시고 가르치시느라 애쓰신 마음을 자식을 키워봄으로 우리는 비로소 느낍니다. 저의 개인적인 아쉬움은 해외여행 한번 시켜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거동이 부자연스러워 지기 전에 대중탕에 한번 가시자 하니 쑥스러워하셨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항상 높은 벽으로 범접이 어려웠지만 마음만은 애틋했습니다. 힘든 내내 현목이네가 보살펴온 효심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100순을 바라보는 어머님 또한 정성으로 보살피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지난 9월 30일 태환이 형님 돌아가신 지 1주기를 보냈습니다. 달이자면 기울고 해가 지면 새벽이 오고야 마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 마음속에 있는 아버님의 여운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기 온 며느리 두 분 건강 좀 챙겨주십시오. 요즘 현목이네는 박사학위를 위해 만학에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 손주들도 사회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손주 현목이 수빈이 잘 돌봐주세요. 그리고 어머님 꿈에 자주 오셔서 외롭지 않게 해주세요. 내년에는 가능하면 어머님과 함께 뵙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아버님 돌아가신 날 4주기를 맞아서 당신의 자식들 올림
4주기를 맞아 시 한 편 지어 낭독해 올리겠습니다.
그리움 세상
김용영
어느 곳인들 외롭지 않은 곳 없다.
모두 철저하게도 혼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매력적인 오답을 굳게 믿었다.
그리고는 확실한 착각을 함으로써 비로소 외롭고 쓸쓸한 길을 홀로 간다.
함께한 날들 그리움과 함께 방울져 흘러가니 되돌릴 방법 없다.
그곳에 모여든 저수지의 시퍼런 물빛과
이른 새벽 물안개처럼
그리움이 피어올라 너와 내가 함께했던
추억을 엮어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