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섬 이야기

용초도1 호두마을 119 출동

청풍헌 2012. 8. 9. 22:15

지리산 둘레길의 후유증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하루의 쉼으로 기운을 차리고 용초도로 출발했다.

용초도는 장모님의 친정으로 처 이모님이 두분이나 계신다.

포로 수용소의 흔적을 찾고싶어 진작부터 탐방 계획을 세웠는데 이제야 그 뜻을 이루었다.

용초도는 하루 두번만 운행하는 섬누리호가 있는데 아침 7시와 오후 2시에 있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라 11시 배를 한시적으로 증편 운행했다. 

작은 이모님과 약속이 되어 11시배를 타고 용초도 호두마을로 고고싱~~~~~~~~~~~

섬누리호의 풍경~

푸른물결 넘실거리는 뱃전에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용초마을을 지나 용호분교 전경이다.

바닷가에 예쁘게 서있는 이 학교도 올초(2012)에 폐교 되었다.

섬누리호에서~

호두마을 선착장에 내려~

섬마을의 소박한 점심밥상

이모님댁이다.

지난 매미 태풍때 창문으로 물이 밀고 들어와 작은방으로 피신 어린 손자를 장농안에 밀어넣고

만약 파도에 쉽쓸려 가더라도 장농안에 있는  어린 손자라도 살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도 했다고 한다.

지붕도 날아간 상태에서 몇시간을 지내고 나오니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다.

 

태풍 매미(태풍 번호: 0314, JTWC 지정 번호: 15W, 국제명: MAEMI, 필리핀 기상청(PAGASA) 지정 이름: Pogi)는

2003년 9월 12일 한반도에 상륙해 경상도를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 태풍이다.

“Super Typhoon Maemi” 혹은 “2003년 태풍 제14호”라고도 불리며,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중 상륙 당시 기준으로 가장 강력한 급이었다.

'매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곤충 매미에서 온 이름이다. -위키백과-

파도에 밀려온 우뭇가사리를 줍고 계신 동네 아주머니.

얼기 설긴 대바구니의 밑을 보았다.

양 귀퉁이는 프라스틱을 덧대었고 가운데도 대나무를 엮어 끈으로 묶었다.

요즘은 파는데도 없어 고치고 꿰매서 쓴다고 한다.

대바구니는 서민들의 생활도구 였다.

바위틈새에 있는 거북손

태풍의 영향으로 파도가 제법 있다.

이것은 무었에 쓰는 물건인고???

궁뎅이를 곧추세운 할머니가 길에서 말리다 떨어진 까망콩을 줍고 계신다.

말리는 불가사리는 밭에 거름을 한다.

용초도에는 용초마을과 호두마을이 있는데 호두마을을 대머리 라고도 한다.

마을 뒷산이 대머리처름 민둥산이어서 대머리라 했으며 그 한자 지명으로 호두胡頭라고 하다가

1900년 진남군때 지금의 호두虎頭라 개칭했다.

사람이 많을때는 1,000여명이 살았으며 미역양식을 주업으로 삼아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우물

다른 마을의 우물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석재로 잘 쌓아 당시에는 마을의 유일한 식수로서 충실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한산도 본섬에서 오는  진주 남강물을 먹는다고 한다.

마을 뒷편 헛구 모습이다.

헛구는 외해와 맛닿아 있어 파도가 심하게 왔다.

 

 

 

너럭바위에 세겨진 기하학적인 무늬다.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벽화를 그리고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니 포항 기쁨의 교회에서 봉사활동 나와서 벽화를 그린다고 한다.

대학생이며 태풍 매미때 마을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을 호두교회의 주선으로 와서 그게 인연이되어

매년 봉사활동을 한단다.

참 착하고 예쁜 아이들이다.

밋밋하던 벽이 이렇게 예쁜 바다로 변했다.

물이 많이빠져 고동을 한통이나 잡았다.

손에 들고있는것은 때무레 라는 삿갓 따개비.

한 바케스 잡은 기념으로...

마을 공동 화장실 옆에 세워진 거리지신위巨里之神位

마을 뒤산에 큰 소나무 아래서 당산제를 지냈는데 이후 비석을 세워 2년에 한번씩 제를 지내다가

교회에 다니는 분이 마을 이장을 하며 이 비석을 뽑아 눕혀 놓았다가 마을 사람들의 항의로 다시 세웠다고 한다.

지금은 당산제를 않는다고 한다.

인근 죽도에는 2년마다 남해안 별신굿을 크게 하고있다.

헛구에서 수영을 하다 큰 파도에 휩쓸려 다리를 다친 친구가

부축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용초 호두마을의 119가 출동했다.간호사 아가씨가 응급함으로 치료준비를 하고

119 응급차량(리어카)은 대기하고...

 

응급처치가 끝난 환자는 앰블란스에 실려 후송되는데

가다말고 돌아서서 기념촬영을 해야 한다며...

다친 친구는 모자이크 처리를 당부했건만 내가 할줄 모른다

후송을 하며  소각장으로 바로 가자는둥 젊은이답게 떠들썩 하며 마을로 갔다 . 

잡아온 떼무래와 고동을 삶아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특급호텔 이층에서의 잠자리는 아주 근사했다.

문만 열면 보름달이 비치는 은은한 바닷가가 있으며 선선히 불어오는 샛바람은 저절로 스르르 눈이 감기게 한다.

 

 

 

호두 방파제로 나갔다.

보름달이 둥실 떠올라 은빛 물결이 일렁인다.

노래가 절로나온다.

 

보름달 둥근달 동산위로 떠올라

어둡던 마을이 대낮처럼 환해요

초가집 지붕엔 새하얀 박꽃이

활짝들 피어서 달구경 하지요.

 

2012.8.2 호두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