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6회 토요걷기(평인 일주로) "가지 않는 길"

청풍헌 2013. 1. 29. 22:06

  가지 않는 길(The road not taken)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꺽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길을 걸음으로 그 길도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가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그 길을 남겨 뒀지요.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겠지만...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한숨을 쉬며 어디선가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어느날 깨달음이 있어 길을 걸었습니다.

길 위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찾고자 했지요.

 

가지 않는 길은 미지의 길 희망의 길 입니다.

걸어서 행복한 이들(이군자님,현정희님,송언수님,차미옥님,배윤주님,강혜원님,김일룡님,김재선님,박계수님,[사진에 없는 분]윤정우님,가족3분)

우포 지겟길을 넘어 큰개마을 입구에서...

한달간의 중국 파견근무를 마치자 마자 쉬엄쉬엄 걷기와 토요걷기가 연속으로 이루어졌다.

이달의 토요걷기는 해양 과학대 앞에서 출발하여 천대국치길-민양마을-갈목마을-우포마을-우포벅수-우포 지겟길-큰개(대평)-소포(작은개)벽화 마을로 간다.

 

날씨가 매우추워 몇분이나 오실지 걱정 했으나 기우였다.

출발은 12명이었으나 민양마을 고개에서 윤정우님이 합류하시고 갈목마을에서 김일룡 소장님이 합류하여 14명이 참여를 했다.

 

매번 오시는 분은 만나서 반갑고

새로운 얼굴은 설레임에 반가움이 배가된다.

민양마을 회관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버스정류소에서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인다.

강혜원 부의장님은 어제 저녁 동원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에 취임 하시고 피곤함을 뒤로하고 이렇게 참여를 하셨다.

민양2길 골목길을 오른다.

골목길!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오르는 길이 참 좋다.

민양 마을은 굴양식을 많이한다.

통영제주수산도 이곳 민양마을에 공장을 세우고 해삼수출을 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만양마을과 갈목마을 사이의 아름다운 통영바다.

우포마을 정자 아래에서 간식타임.

각자 가져온 간식으로 주린배를 채우고

우포의 벅수에게 인사를 하고 간다.

 

시골집 사리문에 기대어 몇백년을 굳굳히 지켜온 우포마을의 또다른 자랑거리 오래된 엄나무.

 

오늘 가족이 참여한 팀이다.

큰 아버지와 점심약속이 선약되어 이름도 연락처도 받지 못했다.

김일룡 소장님과 강혜원 부의장님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옛길을 오르신다.

두 자녀를 데리고 오늘 걷기에 참여하신 고마운 님.

 

고개마루에서 잠시 땀을 식힌다.

옛길을 걸을 때는 그때를 상상하며 걸어라.

소장님께서  맛있는 양갱을 나눠 주신다.

덕분에 오랫만에 해태 양갱을 맛보았다.

예전에는 제법 묵직 했는데 값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였다.

폭신한 양탄자 길이다.

이길이 천국으로 가는 길인가?

다들 너무 좋다고한다.

이길은 해안도로가 생기기전 전화국에서 건설한 통신선이 지나가는 길이다.

낙엽쌓인 폭신한 길을 사그락 사그락 거리며 내려간다.

눈이,귀가,코가  五感이 즐겁다.

중간 중간 돌무지도 있다.

이 돌무지도 수십년 후면 서낭당이 될것이다.

기록에 여념이 없으신 소장님.

걸어서 행복한 이들~

큰개 마을로 내려서는 입구에서 단체 인증샷을 남기고 내려왔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은 그대들이여 행복 하여라!

여기서 명정 고개로 가는길과 해안도로가 합류한다.

옛길은 해안도로가 아닌 고개를 넘어가는 길이다.

 

 

산책중인 브라우니도 만나고.

국제유자농장을 지난다.한때 대학나무로 통했던 유자나무 지금도 미수동에는 유자청 가공공장이 있으며 곧 공장을 짓는다고 한다.

미수동 유자청 공장은 친구누님이 운영한다.

 

예상시간을 초과할것 같아 초조 했는데 걷기의 원래 목적대로 그냥 걷자.

시간에 구애되지 말자.

속으로 놓아버리니 마음이 편하다.

그래! 좀 늦으면 어때? 제대로 느끼면 그것으로 만족이지...

소포 벽화마을을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른다.

kbs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공모한 '미술교육 정상화를 위한 프로잭트'에 공모하여 선정된 통영여고 미술 동아리 챌린저팀이

그림 그리기를 통하여 협동하고 사색하고 성장해 가는 자아를 실현한 장이다.
동물농장에서부터 민화까지 다양한 그림이 있다.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산삼에서부터

담장의 전봇대가 등대가 되어 밝은 빛을 비추고

호랑이가 집을 지키는 소포마을은 통영에서 최초로 금연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여고생들의 생기있는 사고와 혐동심과 땀의 결정체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같이 느꼈으면 한다.

 

 

걸어야만 보이는 것!

 

걸어야만 느끼는 것!

 

걸어야만 맡을 수 있는 냄새!

 

눈이

 

귀가

 

코가

 

머리가 즐거운 하루였다.

 

2013.1.26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