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생활 속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청풍헌 2014. 4. 2. 21:02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었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대여 김춘수 (大餘 金春洙)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님

 

원시 자연 숲속에서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 있었다.

봄볕이 따뜻한 날

연분홍빛 진달래가 아름답게 핀 길을 걸었다.

쥐라기 공원에서 타라노사우루스가 나올듯 한  오래된 고사리 밭을 지나며

피톤치드 향 가득한 오솔길을 걸었다.

 

산과 바다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천국의 길을 지나 용궁에 왔다.

용왕의 사신(使臣)인 해녀를  위하여 제주 할망이 나섰다.

제주 할망은 한국 트레일의 대모(大母)가 되었다. 

 

걷는 내내 구름 위를 걷는듯

꿈속을 걷는듯 가벼워진 마음

 

아쉬움이 倍가되면 기대는 또다시 倍가 되리니

그를 불러 주어 꽃이 되게 하고 싶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2014.3. 26 용궁으로 가는 길목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개인 > 생활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싼 막걸리  (0) 2014.11.27
영화 명량 감상기  (0) 2014.08.07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0) 2014.03.27
노루귀  (0) 2014.03.05
꿩의바람꽃  (0) 201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