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길 이야기

번개(통제사길2,3) 5월의 향기

청풍헌 2014. 5. 14. 21:30

간밤에 비가 내렸다.

지난 토요걷기가 갑자기 일정이 변경 되는 바람에 더 더워지기전에 걸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번개를 했다.

그러나 번개는 번개일 뿐!

아침에 날씨를 보니 아직 비바람이 휘몰아 친다.

예보에는 9시되면 구름이었다.

때가 되니 거짓말 처럼 날씨가 개었다.


통제사길!

한달음에 달려왔을 길이다.

꼬박 하루가 걸리는 이 길을 세번에 나누어 구간 걷기를 하는데 오늘은 두 구간을 연속 걸을 것이다. (18km / 5h)


비온 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고성 남산에 올랐다.

비석군이 변했다. 비문 해석을 하여 방문객이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촉촉히 젖은 길을 간다.

풀냄새 꽃냄새 맑은 공기까지... 


▲아카시 꽃향기 바람에 날리고...

▲고성 남산의 비석군

▲비문 해석을...


▲박목월이 고성 출신이란다.(그의 자작시 해설<보랏빛 소묘>) 

▲남산에 있는 시비

▲삐비

▲다리가 아픈지 쉬고 계신 할머니



간밤에 내린 비로 잘 정비된 홍류천이 콸콸 흐른다.

하천 정비는 이럴 때 필요하다. 유비무환


5월의 들판은 분주하다.

모내기 준비하랴, 양파와 마늘 수확하랴 눈코 뜰새 없는 계절이 돌아왔다.

모판을 보니 예전 모내기 생각난다.

 

볼새로 오월이 가~안데로 치닿는다.

온 산판이 시퍼렇게 배-끼고 논에는 물잡는다꼬 날리다. 

모판에 나락이 시퍼렇게 나고 옛날에는 모찐다고 업디리서 짚푸랑구 갖고 모를 잡아매서 바지게에 지고 모를 밸리고 했다.

인자 모찌기도 없고 모쭐 잡는것도 옛말이 되었다. 모쭐 잡을때 유일하게 어른들에게 막 묵을 수 있다. 왜 쿠모 모쭐 넘갈 때 무조건 어~이 해야 한다.

밸시런 말이 업서서 무조건 어~이로 했다. 또 말 안듣는 사람이 있시모 못줄을 팅가서 뻘로 팅가기도 했다.


길은 옛길이로되 느낌은 다르다.

논두렁길, 밭두렁길, 개구리 바글거리는 논배미를 지나 하우스에 왔다.

수경재배하는 딸기 밭에는 끝물 딸기가 주렁주렁 열렸다.


▲홍류천의 물

▲진태재에서 시그널도 달고

▲원동으로 들어섰다

▲간밤에 내린비로

▲폭포가 되고


▲논두렁을 간다

▲딸기 하우스


원동에서 한퇴재로 넘어가는 곳.

이충환 도산 면장님이 통제사길을 이었다. 

이 길도 자주자주 걸어야 숨을 쉴 것인데 어느 누가 걸을 것인가?


비온뒤의 풍경은 폭포다.

평소의 건천은 내를 이루고 곳곳에 폭포를 이루었다.

송화가루 가라앉고 아카시 향기 날리는 아름다운 길!

물소리, 향기소리, 새소리 정겨운 길~~~~~


간밤의 비바람으로 꽃을 단 아카시 나무가 길을 막았다.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아카시 향기를 즐기며 가라는 뜻인가?


버찌가 영글어 가고 뉘집 담벼락에는 앵두인지 빨강 열매가 달렸다.

개양귀비가 반기는 한적한 시골집을 지나 한퇴교 벗나무 그늘에 앉았다.

내친김에 세병관까지 갈랍니까? 오케이~``

아니되오! 아껴 두었다가 가을에 가입시다.


공권수 공덕비에 낫으로 풀을 베고 정리했다.

광도천을 따라 죽림에 도착 일정을 마무리 하고 문화원에 들렀다.



▲뭐라고 쓰여있지?


▲곳곳이 폭포를 이루고

▲까꾸막

▲나좀 봐 주세요






아무리 가시뿐인 길이라도 사람이 걸으면 사람의 길이 된다.

두더지 길은 땅밑에 있고 무자수의 길은 뱀딸기꽃 흐드러진 도랑가에 있다.

생쥐가 다니는 길은 덤불속에 숨어 있다.

고라니길, 멧돼지길, 풀여치길도 있다.


하물며 사람이 다니는 길은 사람의 길이다.

뚫려진 사람의 길로 가며 눈으로 보이는것을 보고, 귀로 들리는 것을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피부에 닫는 느낌을 느끼며 

사람의 길에 대한 감정을 알고 생각을 한다.

오감을 만족케 하는 비온뒤의 통제사길이다.


2014.5.12(월) 통제사길2,3에서 백세청풍 김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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