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42회 토요걷기(지리산 가을 소풍) 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청풍헌 2014. 10. 31. 04:50

제42회 토요걷기를 지리산 가을 소풍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리산 소풍은 작년의 좋은 기억이 있다

칠선계곡의 백송사 코스의 아름다운 단풍이 뇌리에 남아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잔뜩 기대를 안고 계획을 세웠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 누군가 이야기 했다

또한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도 있다. 남자? 결실? 그러면 여자는? 열매를 맺기 위한 꽃은

아니다. 결실의 계절이면서 봄을 기다리는 여자의 계절이다

또한 종족 번식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의 계절이다

이 가을! 넉넉한 지리산의 품에 안겨본다


15명이 열방교회 앞에서 출발했다. 산청센타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했지만 1시간이면 족하다

행사장에 도착하여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도보여행가 황안나 선생이다

황안나 선생은 우리나라 도보 여행가로 유명한 분이며 집필과 강연을 하시고 지금도 꾸준히 걸음을 하시는 도보 여행가이다

반가운 마음에 포옹을 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번 화대 종주시 아픈 발을 안고 힘들게 종주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도 씩씩하게 나오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회원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이상윤 상임이사의 진행으로 개막 행사를 한 후 출발했다

돌아가는 물줄기가 아름다운 경호강가로 이어진 신작로의 가로수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단장을 했다

좋은 사란들과의 좋은 걸음은 행복 그 자체다. 내리교를 건너 본격적인 시골로 접어들었다

농촌, 시골, 가을, 수확, 결실, 행복 이런 말들이 생각나는 걸음이다

지성농촌체험마을에서 쿠폰으로 간단한 체험과 음료를 시음하고 황금들판을 가로질러 대봉감이 주렁주렁 달린 시골길을 걸어갔다

내리저수지 아랫마을 구판장에는 막걸리가 있다

수로에는 지리산의 맑은 물이 흐르고 천연 세탁기가 돌아간다

마을 할머니들의 빨래터가 되었다

내리 저수지에 올라서니 웅석봉의 가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수지의 가을 반영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어디서 이런 절경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지리산의 넉넉한 품이 아니면

북큐슈의 유후인에 있는 긴린코 호수가 생각난다


점심 식사와 음악회가 열리는 지곡사지터에는 긴 줄이 생겼다

비빕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낙엽 아래 평상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즐겼다

나들이 나온 온 가족이 단풍나무 아래서 점심을 먹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보다 더 훌륭하다

저수지 상류는 그야말로 면경지수다. 지리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맑은 물과 단풍은 절경이었다

휘돌아 가는 선녀탕 코너에는 소원지를 달아 놓았다

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라고 소원을 달았다

그냥갈 수 없잖아. 소풍객들의 간절한 소원이 담긴 소원지는 지리산 웅석봉이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임도에는 산돼지의 흔적이 있다

밤나무 아래를 휘저어 놓았으며 산소와 길가에 까지 주둥이를 휘둘러 놓았다


임도에서 드는 생각 낮의 풍경과 밤의 풍경은 어떨까

어떤 짐승이 이 길을 밤에 다닐까. 그냥 이대로 얼음이 되어볼까?” 


웅석봉의 임도를 휘돌아 내려가면 막걸리 시음장이 있다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는 막걸리는 꿀맛이다

막걸리 시음장을 내려오면 내리천이 있다. 그냥갈 수 없어 냇가로 내려갔다

신발을 벗고 지리산의 맑은 물에 담갔다. 가슴까지 전해오는 시원함이다

발을 지나 다리를 거쳐 가슴으로 머리로 전해지는 시원함은 탁 트인 통영바다를 보는 만큼 시원하다

어린아이 마냥 물장난도 치며 쉬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다. 있는 그대로 느끼시라

시원한 시냇물과 황금들판, 주렁주렁 대봉감, 울긋불긋 좋은 사람들과의 가을 소풍을... 

막걸리 부스와 골목장터에서 마지막 쿠폰을 모아 생맥주와 파전, 오뎅과 떡복이를 먹었다

땀 흘린 뒤에 먹는 간식은 꿀맛이다. 걸어 내려오는 내내 흥얼거린다

약간의 취기는 약간의 용기를 만든다. 흥얼흥얼 노랫소리가 흥겹다


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길.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고 잇고 보듬는 길이다

한 땀 한 땀 수놓듯 이어가는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만나는 

사람,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모든 생명들의 속삭임을 귀 기울려 들어보시라.(안내 리플랫)


▲단체사진

▲음~ 황안나 선생님은...

▲안나 선생님과 같이


▲나도 낑기자!

▲행사장에서


▲설레임


▲출발

▲가을1


▲가을2

▲마실 세탁소

▲내리 저수지의 가을 반영

▲밥줄


▲온가족 나들이

▲가을 여자


▲대화

▲탁족

▲濯足後(탁족후)

▲막걸리 한사발~

2014.10.25 지리산 둘레길 가을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