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43회 토요걷기(통제사길3) 문화재의 슬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다

청풍헌 2014. 12. 20. 21:18

통제사길3에서 발견된 통제사비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역사와 문화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자료라 한다. 이번 토요걷기를 통제사길3로 한 이유다. 또 김미옥 시의원은 의회 5분 발언에서 통제사길에 대하여 언급이 있었으며 환경연대에서도 관심을 보여 이 길을 걷게 되었다. 모임장소는 원문생활공원이다. 문생활공원, 원문고개, 원문체육공원, 3.1운동 기념탑, 해병대 전적지 등으로 불리는 이곳은 일전에 원문공원 탱크 앞이라 공지했을 때 물탱크인지 기름탱크인지 물었던 회원이 있었다. 오늘도 역시 원문 체육공원으로 간 회원이 있어 약간 기다리는 헤프닝이 있었다


원문마을로 내려서 골목길로 들어섰다. 지붕을 벗어버린 알몸 지붕이 보여 살펴보니 옛날 초가집을 걷어내고 슬레이트를 이었던 집이다. 초가집일 때는 겨울 내 이엉을 엮는 게 일이었다. 일 년 중 겨울에는 지붕 이는 것이 가장 큰 일이며 짚을 못 구한 섬사람들은 짚 구하는 일이 가장 큰 일이었다고 한다. 친정집에 큰 농사를 짓는 아낙네는 지붕이는 걱정을 하지 않아 뭇 아낙네들의 부러움을 삿다고 했다. 원문성을 확인하고 오횡묵비를 보니 없다. 순간 이전을 했나? 그런 말이 없었는데... 다가가 자세히 살피니 세상에 넘어져 두동강이 나고 검은 천막으로 덮여 있었다. 멀쩡히 서 있던 비가 왜 넘어졌을까? 덮여있는 천막을 자세히 살피니 소나무 재선충 훈증 때 쓰는 천막이다. 누가 시에 신고가 되어 덮어놓은 것이다. 복원이 잘못 되었나? 관리 부실인가? 누가 밀어 넘어뜨렸나? 아니면 탁본을 할려다 넘어 졌는가? 여러 궁금증이 들어 이상희 샘이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어느날 비가 넘어져 있어 시에 신고를 하여 전문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문화재의 슬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하였다


원문고개를 넘어오면 야자수 나무를 베어낸 그루터기가 있다. 온통 쓰레기투성이다. 클린워킹 봉지가 한순간 가득찼다. 내려오며 버린 쓰레기는 누구의 소행인가? 자루를 놓아두던지 홍보를 하던지 해야 할 것이다. 새통영병원쪽 황토언덕을 깔아뭉개고 있다. 야금야금 옛길이 사라져간다. 우측의 애조마을도 주택단지를 건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원이 통영의 향토기업인가? 정량동의 동중 상고 부지는 아파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라가고 동원중고의 이전과 애조마을의 개발로 동원왕국이 될 것인가? 북신만 쪽의 원문성곽도 어떻게 될 것인가? 그쪽으로 해안도로가 난다는데 아직 안내판 하나 세우지 않았다.(원문성에 대한


옛 길가에는 효부 열녀비를 세웠다. 방치된 효부 열녀비를 옮겨달라고 했는데 통제사 비석이 24기 발굴 되었다. 전의이씨 집안의 통제사비를 묻은 족보를 보고 그 전후 내막을 알았다, 근처를 더 발굴하여 아직 찾지 못한 비석과 이수 귀부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곳에 비각이 있었다는 증거는 배추밭 언덕에 와편(瓦片)이 즐비하다. 암막새 기와는 귀면와(鬼面瓦)이다. 효부 열녀비는 가문의 영광으로 길가에 세워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이 보며 가문을 부러워하고 자랑스럽게 하기 위하여 세웠는데 세월이 지나 가문이 사라졌는지 아니면 대가 끊어졌는지 방치된 흔적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큰 길을 따라 무전동 주민자치센타 가는 길에 감나무 가지에 까치밥이 달렸다. 때 마침 까치는 오지 않고 직박구리가 한 마리 가을을 쪼아 먹는다. 넉넉한 인심! 공존의 현장을 보아 행운이었다. 해미당 고개에는 고개상회도 있다. 통제영시절 노고(老姑)당이라 하여 통제사의 전별장소로 이용 되었다. 천막을 치고 전별연을 벌였으며 새로운 통제사를 맞이하기도 한 장소이다. 이후 이곳에 나병환자가 살았다.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에서는 장대고개에는 묘지가 있었다. 그리고 문둥이들이 떼거리를 지어 살았다. 문둥이들은 봄 가을에 합동결혼식을 한다. 그들이 짝을 짓는 방법은 바가지를 엎어놓고 바가지를 잡는 처녀 문둥이와 바가지 임자인 총각 문둥이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이 합동 결혼식 때 일수 사나운 나그네가 지나가다 걸려들면 문둥이들은 잔치 술 마시고 가라며 잡아끄는 바람에 나그네는 진땀을 빼곤 한다.” 애환의 고개이다.고개를 넘는 좁은 길은 과거 큰 대로였다. 지금은 도로 확장 공사중인데 토성고개와 일직선상이다. 이곳에 쑥이 올라왔는지 살핀다. 날씨가 추워 쑥이 쑤~욱 들어갔는데 좀 더 따뜻해지면 쑤~욱 나올 것이다


운동장을 지나 비석골을 넘어 정동당산을 확인하고 동문 쪽으로 갔다. 내려오는 길에 적도의 몽돌로 축대를 쌓은 집을 보았다, 적도의 몽돌은 실핏줄 같은 모양으로 생겨 어디서나 구별이 간다. 어떻게 적도의 몽돌이 이곳에 축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어부, 어망, , 등 여러 유추가 있었다. 중앙시장의 굴 치즈구이에서는 싱싱한 젊음이 굴 향기를 판다.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니 나의 입맛에는 별로였다. 그러나 외지의 젊은이들에게는 SNS로 소문이 나 긴 줄이 생기곤 한다. 시장안의 분이삼색칼국수집에 손님이 가득하다. 이층 다락으로 올라갔다. 각자 소감을 이야기 했는데 이시영(통여고1)은 집에 있었으면 오락이나 하고 있었을 건데 나오니 참 좋았다. 통영에 비석이 이렇게 많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는 소감이 있었다


넘어진 오횡묵비

두동강난 비


넘어져 두동강 난것을 이렇게 세웠는데...

알몸

오횡묵비 앞에서

북신만 원문성 유구

클린워킹

방치된 효열각

통제사길3(옛길)

까치밥

정동 당산으로

통영치즈굴찜

2014.12.13. 통제사길3에서 백세청풍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