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47회 토요걷기(구국(救國)의 해안길1) 초심(初心)로 돌아가자!

청풍헌 2015. 3. 21. 18:18

47회 토요걷기(구국(救國)의 해안길1) 초심(初心)로 돌아가자!

통영길문화연대를 창립하고 제1회 토요걷기를 이곳에서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기본으로 돌아가자

이 길은 여러 의미가 깊다

즉 의미를 부여하기 좋은 길이다

길과 이야기와 의미가 함께 어우러진 좋은 길이다.

 

청마의 문학관이 있으며 생가도 조성되어 있다

통영하면 청마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님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야 날 어쩌란 밀이냐.” 

플라톤적인 러브스토리의 배경이 된 통영항을 내려 보는 망일봉 언덕에 세워진 문학관은 

접근성의 불편과 최근 유료화로 인하여 여러 이야기가 있다

더군다나 청마 문학상 관련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언론에 보도 되기도 했다

거제의 기념관은 꾸준한 활동으로 청마꽃들 코스모스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으며 

만주 연변동북아문화연구원과 연계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호젓한 산길을 돌아 나오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이순신 동상이 있는 이순신공원이 있다

한산해전의 현장을 굽어보고 있는 언덕에 큰칼 옆에 차고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의 심정으로 서 있으며 

오른손이 일본을 가리켜 방문하는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임진왜란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한산대첩은 임진란 3대첩중 첫번째로 이후 조선수군과의 전투를 회피하는 계기가 되었다

거북선으로 돌격하여 적진을 휘저어 놓으면 판옥선으로 함포사격을 가하여 당파 분멸한 승리의 현장이다

그 내용은 임진장초의 당포파왜병장에 상세히 나온다

이 공원은 바닷가 언덕에 조성한 공원으로 연인들이나 아이들과 소풍의 장소로 그만이며 

이순신 장군과 한산대첩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이도 접근성이 불편하여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안으로 쾌적 밖으로 엉망이라는 언론기사가 생각난다.

 

이 길은 구국의 해안길이라 이름 지은 이유가 있다

먼저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의 현장이며 

또한 장군의 후예들인 통제영 진해현의 수군들이 군점수조 때 이곳의 암초에 부딪쳐 진해여가 생겼으며 

해군 장병들이 충렬사를 참배하고 모함로 귀선하다가 159명이라는 초유의 사망자를 낸 가슴 아픈 곳이기도 하다

이곳 어딘가에 바위 틈새로 물이 휘돌아 나가는 풍류의 소리가 나는 고혼이 서린 곳이다

조선애국지사 허장완 묘소는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열사가 모셔진 곳이다.

이런 의미 있는 길이 구국의 해안길이라는 명명한 이유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이들을 생각하고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고 

나의 할 일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 위하여 이 길을 구국의 해안길로 명명했다

이만하면 그 이유가 되리라 생각된다.

 

통영해상순직장병위령탑에 왔다

이기황남은 동네형님이 이곳에서 훈련 중 사망했다는 말을 했다

당시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지금도 그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친구가 당시 꽁치잡이 배를 타고 조업 중이었는데 사고를 목격하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와 구조 활동을 했었다

작은 배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구조 했으나 더 이상 태우면 배가 가라앉을 것 같아 할 수 없이 나왔다고 한다

당시 뒤엉켜 살려달라는 그 모습이 지금도 악몽처럼 떠오른다고 했다

많은 이들의 아픔이 서린 이곳에 서니 나 또한 숙연해진다

이 사건은 1974222일 일어났다.

 

산허리를 돌아 나오면 선촌 마을이다

옛날 해안 갯벌에 꽃게가 많이 서식하여 꽃개(화포(花浦)라 했다

미늘이라는 지명은 옛 통제사가 순찰을 나오니 초승달이 눈썹처럼 생겨 하늘에 걸려있어 미월에서 미늘로 변천 했다는 설이 있다

이곳에는 RCE자연생태공원이 있다

준공은 했지만 아직 개장을 하지 않아 둘러보고 나왔다.

 

애국지사 허장완 묘소 가는 길에는 우리나라에서 기장 좋은 위치의 구치소가 있다

통영지원, 지청에 딸린 구치소로 가장 좋은 환경 이지만 이곳의 범법자들이 조금이나마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올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왜 이분이 여기에 누워 있어야 하나

지금의 우리를 준엄히 꾸짖고 있는 것 같다

묘비의 뒤 부분이 쪼아져 글자가 뭉개진 면을 바라보면 깊은 애환이 있다

과연 우리는 이 조국을 위하여 무었을 할 것인가

목숨을 바칠만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나라를 위하여 통영을 위하여 목숨 바칠 일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지금도 그 고민은 계속된다

허망한 죽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죽음은 어떤 것 인가

 

아이들과 같이 걸어도 좋고 친구들과 연인들과 오손도손 구국(救國)의 의미를 생각하며 걷는 좋은 길이다


2015.3.14 구국의 해안길1에서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