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토요걷기

제49회 토요걷기(구국의 해안 길2)"통영예술의 향기"는 예향 통영의 풀뿌리다

청풍헌 2015. 4. 17. 23:05

『통영예술의 향기』는 예향 통영의 풀뿌리다

 

'구국의 해안 길'은 두 구간으로 나뉜다. 용남면 해안로를 걷는 이 길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한산대첩의 현장을 보면서 걸을 수 있고 통영의 3.1운동 삼 열사 중 한분인 허장완 열사를 만날 수 있으며 마술의 펜이라 칭호 되는 소설가 김용익도 만날 수 있다. 코스를 정하고 자료를 찾는 중 411일이 김용익 추모제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소설가 김용익은 누구인가?

 

수년전 박경리와 김용익에 빠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분 덕분에 김용익을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7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고 『통영 예술의 향기』를 알게 되었다, 취지를 설명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순수 민간 스포트스의 모범답안이다. 청지사(청마를 지키는 사람들)와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통영 예술의 향기』는 청마 유치환과 대여 김춘수 두 문인을 추앙하는 민간단체가 뜻을 모아 만들었다. 이 예술단체에서 김용익을 발굴하고 선양하고 추모하여 유족을 감동시켜 기념관을 세우게 되었다.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발로이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행위는 아무런 대가가 없다. 무조건이다. 우리 통영길문화연대가 그렇지 아니한가?

 

법원 앞에 모였다. 핵심멤버가 모였다. 설종국 회장님과 지미향님, 김일룡 문화원장님과 송언수 국장님, 최광수 교수님, 반승용 문고 회장님,이군자, 이보래화님, 구름님 이렇게 10명이 모였다. 간단한 인사 후 봄 내음 가득한 동달 해안가를 걸었다. 안내판만 있었던 통계청 건물은 모노퍼트 펜션을 가려 세워졌으며 동암의 명물 거위도 그대로다, 예정시간에 맞추어 묘소에 도착했다.

 

추모제는 소박했다. 약력보고와 추모사, 헌다례가 있었으며 육성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 육성녹음이다. 본인이 영문학을 전공한 이유와 동기를 말씀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미군의 통역을 하기 위하여 계속 공부를 했다. 기회가 되어 미군 통역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미군이 한국이 문화가 없는 미개 국가로 인식하여 세시풍속과 한국의 전통에 대하여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도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있으며 이것을 영어로 소설을 발표한 것이다.육성 음성을 듣고 난 후  국화 한 송이를 헌화했다.

 

한국의 달, 행복의 계절, 뒤웅박, 푸른 씨앗, 겨울의 사랑, 양산골에서 온 신발, 꽃신, 변천, 해녀, 씨 값, 종자돈, 아시땅, 상량 등등의 작품이 있다.

김용익의 소설은 가장 한국적인 토속, 풍속을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 낸 탁월한 소설가다. 더 훌륭한 것은 그것을 영어로 표현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퐁스 도데의 을 읽을 때 미국 청소년들은 한국의 작가 김용익의 해녀를 읽고 공부 했었다. 동 시대의 작가들도 훌륭하지만 김용익 선생은 더 뛰어난 언어의 마술사였다. 노벨 문학상이 힘들다는 것은 한국적인 언어를 영어로 번역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거꾸로 영어로 쓴 한국적인 단편을 한글로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 되었다. 이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가. 이런 훌륭한 작가가 통영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선양하고 기려야 될 소중한 자산이다. 진실 되고 진정성이 있으면 그 가치를 알아준다.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통영예술의 향기』는 예향 통영의 풀뿌리다. 선친과 선대들의 묘소를 둘러보고 나왔다.

 

김용식 김용익 기념관에 왔다. 이 기념관이 리모델링 되기 전에 왔었다. 세를 들어 사는 사람들이 이곳이 누구의 집인지 모르고 살고 있었다. 만나서 이런 훌륭한 사람이 살았던 곳이라 이야기하니 깜짝 놀란다. 좋은 기운을 받고 산다며 이야기해 주었다.  김용익의 대담 중 "통영의 어느 소녀가 책방에 가서 꽃신주세요, 하니 신집에 가봐라 하더라"는 애피소드를 보고 한돌에 가봐라 하여 한돌이면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한돌인가 하고 웃었다. ‘한돌이문당옆의 신집이다. 따뜻한 마당 한편에서 통영의 현안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다. 서로의 관심과 참여가 통영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풀뿌리 순수문화시민단체인 『통영예술의 향기』는 타 시도에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통영만의 문화 서포트스이다. 가장 통영적인 풀뿌리이다. 통영 예술의 향기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운동이다. 우리 통영길문화연대도 마찬가지다.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는 꾸준한 활동을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시장에서 노인의 앞 판자 위에 놓인 꽃신을 보다가 오고 또 오곤 했다.

앞으로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결심이 올 때마다 이 시장 모퉁이에 더 오래 있게 한다.

다시 오면 꽃신이 한 켤례씩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사려고 머뭇거리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슬퍼서는 않될 일이 슬프게 되어버린 어떤 결혼의 내 추억처럼 꽃신을 사가는 사람은 눈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 저 판자위에 꽃신 다섯 켤례만이 피난민으로 가득찬 시장의 공허를 담고있다.

그것이 다 팔려가기 전 한 켤례 신발을 위해 돈 주머니를 다 털어버리고 싶지만 결혼 신발 아닌 슬픔을 사지 않을까 두렵다.

-꽃신에서-





2015.4.11. 김용익 추모제에 참석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