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 소식

(통영문화원 홍도 흑산도 탐방기)제대로 된 보존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청풍헌 2015. 5. 27. 21:22

문화원 이사에 선임되고 첫 행사가 임원진 답사로 계획되어 동참하게 되었다. 골든벨 행사와 김약국의 딸들 길 때문에 바쁜 관계로 사전검색이 미비하여 이번 여행이 좀 걱정이 되었다. 특히 홍도는 기막힌 곳이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회사 동료가 있어 잔뜩 기대 되었다. 통영의 향토사를 접하고 스승님인 김일룡 원장님께 가르침을 받아 문화원에 일조를 하고 싶었다. 통영이라는 곳은 좁은 동네로 세발 건너 선후배고 이리저리 걸린다. 타지에 대한 배타심이 아직은 남아 있는 곳에서 스승님은 과감하게 틀을 깨고 문화원을 한층 젊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지역에 관계없이 문화원에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중용했다. 허장완 묘소만 가면 마음이 울적해 졌는데 그 울적한 마음을 통영문화원의 발전을 위하여 힘을 보탤까 한다. 이사님들이 대부분 면이 있으나 일부는 모르는 분 들이다. 목포로 이동 간 인사하는 기회가 있어 신임이사로써 통영문화원 발전에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하다는 소감을 이야기 했다. 실제로 나의 가슴에는 그런 마음이 있다. 어떻게 무었을 할 것인가는 차츰 생각해 볼 문제다. 홍도는 목포에서 뱃길로 약 세 시간여 떨어진 먼 곳이다. 통영에도 알섬인 홍도가 있다. 전라도 홍도와 경상도 홍도의 갈매기가 만나 서로 이야기 하는데 왓다메 우리는 아침에 중국에서 달구새끼 우는 소리가 들린당 께 하니 경상도 갈매기 왈 머라쿠노 우리는 대마도에서 개짓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정영만 선생의 유머다. 전날 태풍급 바람이 불어 4일 동안 배가 출항을 못하다가 오늘에야 출항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고속선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선내 안내 방송에 구명동의와 멀미 시에 어떻게 대처 하라는 방송이 있었다. 은근히 걱정 되었다. 지금까지 크게 멀미를 했던 기억은 없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리 멀미약을 먹었다. 1시간여 달리니 외해로 빠져 나왔는지 파도가 일었다. 일부 여성분들이 멀미를 시작했다. 통로에 바로 서 있지 못 할 정도로 요동쳤다. 여성 몇몇 분의 심한 멀미로 여행의 기분은 어디로 가고 괴로워했다. 그래도 배는 간다. 어느 듯 흑산항에 도착했다. 여느 섬과 다르지 않게 항구에는 여러척의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통영장어통발배도 여기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흑산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다가 바람이 심하면 피항을 온다. 흑산도는 조기파시로 유명했는데 당시에는 2~300여명의 술집 아가씨가 종사를 했으며 바람이 불어라고 비는 무리는 술집 장사꾼들이고 바람이 불지 마라고 비는 무리는 어민이었다고 했다. 흑산항을 뒤로하고 홍도로 향했다. 홍도는 흑산도에서 뱃길로 약 1시간을 더 달려야 한다. 서남해안의 끝에 위치한 홍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있다. 경남 통영의 무인도 홍도와 이름이 같다. 통영 홍도는 일명 알섬이라고 괭이 갈매기의 서식처로 유명한 곳이다. 홍도에 입도하여 숙소에 여장을 풀고 깃대봉 접수에 나섰다. 여느 섬의 식생대와 비슷했다. 다만 자연을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데크를 많이 설치하여 등산로를 만들었다. 깃대봉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시원했으며 조망도 꽤 괜찮았다. 저녁 식사 후에 술을 한잔 했다. 선창에 즐비한 해산물을 파는 선창 포장마차에 갔다. 자연산 해삼과 전복, 소라를 안주삼이 불어오는 밤바람에 몸을 맞기고 한 잔의 술에 취하여 노래 부르고 즐겼다. 젓가락 장단에 밤이 이슥해지도록 즐겼다. 이것이 자연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다. 자연에 푹 빠져보자. 예술, 문학, 계급 다 던져버리고 홍도의 아름다운 밤을 위하여 마음껏 취하고 즐겼다.

 

간밤의 숙취로 겨우 눈을 뜨고 나왔다. 안개가 자욱한 홍도의 아침은 신비로웠다.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설비가 있는 전망대로 갔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홍도의 항구가 다르게 보였다. 절벽위에 지은 집들은 현대식 집으로 과거가 전부 사라졌다. 분명 과거에는 작은 초가집이었을 것인데 전혀 그런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시멘트로 들어부어 방파제와 선착장, 물량장, 노래방에 나이트클럽까지 있는 과연 이곳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지 의심이 갔다. 그래도 기대를 해본다. 아침을 먹고 드디어 그 유명하고 아름답다는 해상관광에 나섰다. 유람선을 타고 약 두 시간 정도 홍도 일주를 돌면서 안내를 받는 코스다. 1경인 남문바위에 왔다. 설명은 그럴 듯 했으나 나에게는 별 감흥이 없다. 왜일까? 여러 바위를 보면서 홍도 일주를 했는데 일부는 안개 때문에 앞뒤분간을 할 수 없어 선창으로 귀항했다. 여기서 흑산도로 넘어간다. 1030분에 출항하는 남해 엔젤호를 타고 약간 기다렸다. 안개가 너무 짙어 출항이 늦어졌다. 드디어 출항 명령이 떨어지고 흑산도로 행했다. 사실 흑산도 하면 전약전의 자산어보로 대표되는 곳이다. 여러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집필하던 풍경과 그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흑산도에 내려 홍어를 먹었다, 드디어 현지에서 먹는 흑산도 산 홍어를 맛보았다. 흑산도 산 홍어는 경매즉시 바코드가 붙어 원산지를 증명하고 흑산도에서 거의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흑산도에서는 버스 투어를 한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안내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의 노련한 운전으로 버스 투어가 시작 되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버스에서 설명을 들었다. 버스 투어로 관광은 사실 별 감흥이 없다. 직접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 가장 감흥에 남을 것이다. 관심 있는 면암 최익현 유허비나 당집 등등은 그냥 패스하고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에 내려 기념촬영 했다. 드디어 정약전이 유배생활 중 자산어보를 집필 했다는 마을에 왔다. 멀리 보이는 초가집이 유배지였다고 한다. 차에서 내려 올라갔다. 새로 지은 초가집은 옛 맛이 없었다. 버스 기사의 이야기로는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단다. 복원만 해 놓았을 뿐 그 내용물은 다산 기념관에 있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끝가지 올라갔지만 어설픈 복원만 보았다. 마당에는 풀만 가득하고 콘텐츠가 없는 보여주기 식 복원에 그쳤다. 실망했다. 도저히 감이 없다. 이곳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자산어보를 집필 했단 말인가? 자산어보는 현산어보 라고도 하며 정약전은 자서의 서두에서 말하기를, ‘()’는 흑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으므로 자산은 곧 흑산과 같은 말이나, 흑산이라는 이름은 음침하고 어두워 두려운 데다가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흑산 대신에 자산이라고 일컬었기 때문에 자산이라는 말을 제명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기록했다. 이곳에서 장덕순 일명 창대를 만나 자세하게 관찰하며 기록을 했다. 하지만 그 원본은 어디 있는지 분분하며 이본만 존재한다. 흑산도 여객 터미널 주변에 자산 문학관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둘러보았다. 찬찬히 볼 시간이 부족하여 주마간산으로 둘러보았다. 손암 선생의 초상화가 있어 사진을 찍었으나 이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정확한 초상화인지 모른다. 흑산도에서의 기대는 이것으로 끝났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목포로 향했다. 좀처럼 가보기 힘든 홍도 흑산도를 통영문화원에서 답사를 했다. 큰 기대 속에 간 여행이지만 단체 여행이 그런 것이다. 여러 어른들과의 교류가 있었으며 1004개의 섬이 있는 전남의 섬 홍도와 흑산도를 느낀 점은 수많은 콘텐츠가 있으나 제대로 된 보존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 이곳을 방문해야 하는지? 무었을 느끼고 무었을 얻어갈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하고 정책에 반영해야만 할 것이다. 우선 달콤한 곶감만 생각해서는 영속성이 없다. 먼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행을 기획하고 주선하신 통영문화원 원장님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


 

2015.5.14.~15 홍도 흑산도 여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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