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통영섬 이야기

(오비도 탐방)다음에 이자 붙여 주라 하여 마음씨 좋은 오비호 선장님에게 외상을 달아 놓았다.

청풍헌 2015. 6. 18. 21:10

오비도 주마간산(走馬看山)

풍화리를 돌면서 오비도가 궁금하였다몇 차례의 시도 끝에 드디어 오늘 뜻을 이루었다11시 30분배를 타고 입도하여 14:30에 나오기로 하고 풍화리로 갔다냄비렁 횟집 앞이 도선 선착장인데 냄비렁 횟집을 찾을 수 없어 계속 가다가 동네 주민에게 물어 확인 후 다시 돌아 나와 냄비렁 횟집을 찾았다냄비렁은 이곳에 도로가 나기 전에 큰 바위가 있어 남쪽의 비렁 즉 남비렁이 냄비렁으로 변했다


오비도는 섬의 형상이 까마귀가 하늘을 나는 형상이라 오비도(烏飛島)라 했다오비호의 선비는 1,000원이다배가 닿는 선착장은 세 곳으로 소웅포와 사당개외박골이다오늘의 코스는 주 계류장인 외박골에 내려 마을을 탐방 후 소웅포에서 나오기로 하고 선장님과 약속했다. 2시 5분까지 나와야 된다며 일러 주었다


외박골 선착장에 내려서니 오비도 마을 안내판에 자전거가 기대어 서 있다선장님의 자가용이다. 외박골 마을 입구 물량장에는 숭어잡이 그물 손질이 한창인 어부 부부를 만났다숭어를 유인하는 그물이라고 한다퐁화리와 오비도 사이에는 숭어가 많이 잡힌다수월개숭어들이 등 통영인뉴스 산양면을 걷다에서 숭어잡이 기사를 본적이 있다향촌은 월명도와 마주보고 있다월명도는 음력 2월에 가장 물이 많이 빠지는 날 두어 번 섬과 연결된다. 어디에서 조개를 파는지 조개 파는 갈구리가 보인다본시 통영항의 좁은 물목에서 반지락을 채취하는 도구인데 왜 여기에 있는지 긍금하다혹시 월명도 앞바다에서 달밤에 바지락을 잡는 것이 아닌지여느 시골 어촌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조용했다집은 옛집 그대로이며 작은 땅도 채소를 심어 가꾸고 있었다


향촌을 나와 외박골 선착장 마을 안내판을 다시 살피니 오비도가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이다해안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누군가의 실력자가 있었는지 해안도로를 건설 하려면 수십억의 예산이 들었을 것이다차가 다니지 않는 이 아름다운 국립공원지역에 바다를 매우고 시멘트를 깔았다길가 풀 섶에는 산딸기가 지천이다노란 산딸기는 가시가 없고 당도가 높아 꿀맛이다마을 앞 평상에는 노가 있다전통 한선에서 사용하던 일명 조선 노이며 통구맹이에 2~4개까지 설치하여 추진을 하는 도구다마을을 돌아 나오니 우측에 큰 동백나무 숲이 보였다궁금하여 다시 마을로 들어갔다후박나무와 함께 큰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국립공원 지역으로 모든 수목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이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내가 보기에는 방치된 느낌이다


다음 마을이 사당개이다마을 회관도 있으며 학교터도 있다사당개는 옛날 마을에 사당이 있었다 하여 사당개라 했으며 물이 풍부하여 논이 있었다어른 한분이 돌담 그늘에 앉아서 사람이 그리웠는지 이야기에 푹 빠졌다학교 이야기 새마을 이야기논 이야기새미 이야기 등등 이야기를 듣다가 도선시간 때문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다음 마을로 갔다


소웅포 마을은 처음 도선의 선착장이다여름에는 외지인이 거의 없어 마을이 무척 조용하다국립공원지역으로 개발이 묶여 대지가 아니면 집을 지을 수 없어 땅의 거래가 거의 없는 것 같다대웅포로 가니 대부분 폐가로 방치되어 있다시멘트스치로폼슬레이트냉장고 등등..... 약속시간 두시에 도선이 와 섬에서 나왔다


오비도는 까마귀가 나는 형상을 한 섬으로 풍화리를 감싸고 있는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한다. 만(灣)에 각종 가두리 양식을 많이 하는데 2년 전 적조의 창궐로 많은 물고기가 폐사하여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큰 손실을 입었다시간이 흘러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하기만 하다남쪽 사면은 추도가 바라보이며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하다섬에 들어갈 때 잔돈이 없어 선비를 드리지 못했는데 나와서도 잔돈이 없다 하시며 다음에 이자 붙여 주라 하여 마음씨 좋은 오비호 선장님에게 외상을 달아 놓았다.




2015.6.7. 오비도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