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경남의 백의종군로4(방화리-진배미) 일찍 출발하여 청수역 시냇가 정자에 이르러 말을 쉬게 하였다.

청풍헌 2015. 7. 14. 23:57

경남의 백의종군로4(방화리-진배미)

지난 3회차 순례시 차량 때문에 매우 곤란하여 이번에는 차를 두 대 운용하기로 했다. 시골에는 차량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한 대는 목적지인 진배미에 한 대는 출발지인 방화리로 향했다. 이번 답사에는 이경준님이 동행했다. 답사 코스 및 지도를 준비하고 검토하신 착량님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 모든 것을 검토하고 찾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와 의기투합하여 조건이 맞아야 걸을 수 있는 백의종군로다. 황토재를 넘어 첫 마을이 방화리다. 산길이 있는 마을 뒤 고개를 올라갔다. 포장이 잘 되어 있으며 화정리가는 길을 물어보니 이 길이 맞다고 했다. 지나는 차량이 한 대 서더니 같은 방향이면 타란다. “우리는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를 걸어서 답사를 합니다. 호의는 고맙지만 걸어가야 합니다.” 길가 밤나무에 달린 어린 밤송이는 제법 가시를 세웠다. 다음 주면 만지지 못할 것이다. 밤송이를 맨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회다. 한참을 내려오는 것을 볼 때 방하리의 표고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화정리 정자에서 쉬면서 이 마을 친정 나들이 오신 아주머니가 동네 이모님과 정다운 대화에 빠졌다. 어릴적 물레방아, 학교 가는 길, 고구마 먹던 이야기 등등... 옛길을 물어보니 우리가 넘어온 길은 최근에 난 길이란다. 우리의 1차 목표가 청수역이다. 청수역은 정수리 정수마을로 시냇가에서 말을 쉬게 했다는 청수 시냇가를 찾아야 한다. 화장실이 급하여 화정리 보건지소에 들어갔다. 일요일인데도 문이 열려 있었다. 메르스 때문에 비상근무인가? 허락을 받아 화장실을 사용하고 보건지소장님과 대화했다. 백의종군로를 걷는다 하니 본인이 백의종군로 개발에 적극 참여를 했다고 한다. 난중일기에 기초하고 옛 어른들이 전하는 옛길을 따라 표지판도 세우고 리본도 달았다고 한다. 순례자를 보며 매우 반갑게 맞아 주셨고 힘내라고 용기를 주었다.


6월 1일 비가 계속 내렸다. 일찍 출발하여 청수역 시냇가 정자에 이르러 말을 쉬게 하였다.(중략)


고개를 넘어서 드디어 청수역에 도착했다. 정수리 마을 입구의 노거수 아래 학교를 세운 독지가의 비석이 세 기나 있다. 나무 아래에서 간식을 먹으며 땀을 식혔다. 시냇가 나무 아래서 유일한 이동수단인 말을 쉬게 했던 장군님의 숨결을 느껴보자. 예나 지금이나 청수의 시냇물은 변함없이 흐르는데 인걸은 간데없고 옛정취도 사라졌다.

 

지족당 조지서의 묘소가 약 4km 떨어져 있다는데 가보지 못하여 매우 아쉬웠는데 옥종면 초입에 큰 신도비가 두 기 있어 살펴보니 하나는 남명 조식 선생의 비요, 하나는 지족당 조지서 신도비다. 자세히 살피니 이 고장의 청렴결백한 청백리 조지서의 묘가 멀리 떨어져 있어 참배가 어렵고 잊혀질까 두려워 뜻있는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이곳에다 신도비를 세웠다. 기해년에 중시 1등으로 합격하여 형조정랑에 제수 되었다. 홍문관 교리와 응교, 시강원 필선을 역임하고, 보덕으로 있을 때 세자인 연산군의 스승이 되었다. 연산군이 즉위하자 임금 노릇을 잘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창원부사 지리를 빌어 외직으로 나왔다. 곧 물러나 10여 년 동안 집에서 지냈는데도 갑자년에 몸은 저자거리에서 처형되었고 그 집터에다 못을 파버렸고 시체는 강물에 던져 버렸다.(중략) 붙들려 갈 때 이별하며 말하기를 나는 이번 걸음에 반드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신주(神主)를 어떻게 해야 하겠소? 하니 부인이 울면서 마땅히 죽음으로써 보전 하겠습니다. 하여 초야를 떠돌아다니며 온갖 어렵고 험한 일을 겪었는데 손으로 열매를 주워서 오지그릇에 삶아 조석으로 울면서 상석을 올려 삼년상을 치렀다. 병인년 반정이 있었는데 진주목사 이우가 아뢰어 조정에서 정문(旌門)이 내렸다.-지족당조선생사적비문에서- 굳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조상을 섬기는 아름다운 풍속이 사회와 나라를 지키는 근간이 된다.

 

옥종 파출소 인근에 이홍훈가가 있다는 기록을 보았다. 주린 배를 움켜지고 파출소로 향했다. 물 한잔하라며 친절히 맞아주었다. 냇가를 따라 위로 오르니 무지무지하게 큰 은행나무가 있다. 둘레가 10.62m나 되는 은행나무인데 원 둥치에서 자목(子木)이 생겨 이렇게 되었다. 이 은행나무는 고을이나 나라에 큰 일이 생길 때 울음을 울었다는 전설이 서린 신목(神木)이다. 은행나무를 지나 좀 더 오르니 이홍훈가를 복원해 놓았다. 칠천량 대패 소식을 듣고 원수의 지시로 전황을 살피고자 노량까지 갔다가 돌아오며 유숙한 집이다. 같은 동네 이희만의 집에서 724일 이곳으로 옮겼다. 이유는 군관을 거느리고 식솔이 많아져 이희만의 집이 비좁아서 이곳으로 옮겨오지 않았나 생각된다.(이순신의 백의종군 정신 p148) 이곳에서 3일을 묵었다. 이희만의 집은 확인해보지 못했다. 덥고, 배고프고, 갈길이 멀어서 잊었다. 옥종면 소재지는 다른 면소재지보다 크다. 치과의원, 시장 등이 성업 중이며, 읍 소재지 정도의 상권이 형성되어있다. 귀선님의 고증대로 행로는 계속 되었다.

 

더위에 점점 지쳐간다. 마을 앞 쉼터에서 마지막 간식과 시장에서 산 자두를 먹고 힘을 내어본다. 점점 체력이 고갈되었다. 죽을 맛이다. 덕천 강변을 바라보며 힘들게 걷고 있다. 강변으로가 물에 뛰어 들고 싶었다. 수로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참았다. 강정(江亭)약간 못 미쳐 강변에 정자가 있고 강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애라 모르겠다. 더워서 죽을 지경인데 덕천강으로 풍덩했다. 비교적 맑았으며 시원했다. 자유형, 배영, 트루젠, 잠영까지 짧은 순간 지난 수영 강습을 생각하며 즐겼다. 사실 좀 무서웠다.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강물은 도도히 흐르고 있으며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나 은근히 걱정되었다. 착량님과 이경준님은 지쳤는지 강가에 내려와 보지도 않는다강물에는 각종 치어가 많았다닥터피쉬 처럼 팔다리 주위로 모였다살아있는 강이다.

 

100m를 이동하니 강정(江亭)이다정개산성에 있던 진주목사와 전황을 의논하던 장소로 덕천강을 바라보며 뛰어난 풍광을 제공한다문암교를 건너 오늘의 종점인 진()배미에 왔다진배미는 진(陣)을 친 논배미라는 뜻인가? 손경례의 집에 유숙하며 군사를 훈련 시켰던 곳이다. 7월 29일 비가 오다 개다 했다아침에 이군거(이천)영공과 함께 밥을 먹고는 그를 체찰사 앞으로 보냈다늦게 냇가로 나가 군사를 점검하고 말을 달렸는데 원수가 보낸 군사는 모두 말이 없고 활과 화살도 없어 쓸모가 없었다매우 한탄스러웠다저녁에 들어올 때 배 동지와 남해현령 박대남을 만나 보았다밤 내내 큰 비가 왔다찰방 이시경에게 사람을 보내어 안부를 물었다.” 라고 기록했다진배미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되어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남을까다리 근육만 남을까? 28km를 걸었더니 20km쯤은 식은 죽 먹기다장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나는 매우 힘들지만 읍성에서 하루 만에 도착한 박호원의 종의 집은 아직 멀었다현대를 사는 나는 먹는 것입는 것신는 것다 최첨단인데 당시에는 전쟁 중이라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형편없었으리라빗속을 뚫고 더위와 싸우며 한 걸음 한 걸음 원수의 진을 향한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내가 직접 걸어보니 만분의 일이나마 알 것 같다새삼 장군의 위대함을 느낀다.

진배미 유적지에서

방화리 

애린 밤송이

보리

고개를 오른다.

정부이씨효열사적비

화정리 보건지소장님(이곳에 쉼터를 만들려고 했단다)

전의관******

청수역 시냇가에서 휴식~

남명조식선생숭모비

지족당조지서선생사적비

청룡리 은행나무

이홍훈가(이희만의 조카)

복원된 곳

인증샷

방명록

당당하게 이름도 올렸다.

진양하씨 당산과 홍옥루

나는 죽을 맛인데 착량님은 뛰기까지 한다.

마을앞 평상에서 쓰러졌다.

강정江亭 = 문암정門巖亭 = 문암정文巖亭 

한그루의 소나무가 바위위에 우뚝솟아 있는데, 그 곧음이 화살처럼 뻗어있고 눈 앞의 시계가 탁 트이며 아름답고 예쁜것이 칭송할만 하다(진양지)

예쁜 어린이들...

통제사 재수임사적지입구

예사롭지 않은 집을 보았다. 기둥이 둥글다.

손경례의 집이라 생각 했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아니다.

힘들어 하는 이경준님


19.10km  6:46:12

201575일 경남의 백의종군로4(방화리-진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