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순신

경남의 백의종군로5(손경례의 집-신안면사무소) 박카스 한 병이 더위와 피로를 한방에 날려 보냈다.

청풍헌 2015. 7. 23. 22:41

경남의 백의종군로5(손경례의 집-신안면사무소)

통영지부의 격려와 지원을 받아 시작된 5회 차 걷기를 태풍으로 순연 한다는 공지를 보고 근무일자까지 조정했던 지부장님과 통제사 나리가 차량으로라도 답사 하자는 제안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하동을 향하여 출발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호우를 뚫고 진배미에 도착했다. 그때도 이렇게 비가 왔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산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강정으로 향했다. 덕천강 강물이 불어 맹렬한 기세로 흐르고 통신선이 떨어져 끊어지기 직전이라 신고정신을 발휘하여 kt와 옥종면사무소에 신고했다. 강정에서 간식을 먹고 강정의 유래에 대하여 간단한 설명을 착량님이 했다. 수군재건을 위하여 가던 길 오던 길에서 진주목사를 만나 전황을 의논했던 곳이다. 다시 차량으로 남사 이사재로 이동했다. 하동읍성을 출발하여 하루 만에 이사재에 도착했는데 현재의 잣대로는 너무 먼 거리다. 거의 세 구간으로 나누어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이사재에 올라 그 의미를 새겼다. 이렇게 하여 우중답사를 했는데 두발로 걸어서 하는 답사가 진정한 순례라는 것에 의기투합하고 눈빛으로 마음으로 통하여 토요일 출발했다.

 

매 주말 답사를 하다 보니 회사 에서도, 집에서도 눈치가 보였다. 몸은 피곤해도 발걸음이 옮겨지는 것은 운명일 것이다. 먼저 오늘의 목적지인 산청군 신안면사무소(원지)에 차를 한 대 두고 출발지인 손경례의 집으로 갔다. 지난번 답사 때 손경례의 집을 잘못 찾아 다시 확인했다. 장군이 5일간 머무르며 군사 훈련을 했으며 삼도수군통제사에 재 수임되어 백의종군이 끝난 역사적인 곳이다. 햇빛과 구름이 교차하는 무더운 날씨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다는 것은 고역이다. 그래도 간다. 걸어서 만나는 자연은 경이롭다. 매주 만나는 밤송이는 날로 가시를 세우고 크기를 키우고 있다. 대규모의 우렁이 양식장이 있었다. 이 우렁이들이 사방에 진출하여 논배미에도 우렁이 천지다. 우렁이가 있는 논에는 풀이 없다. 우렁이가 천연 제초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지리산 고등학교에서 휴식을 취했다. 백곡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대안학교를 만들었다. 여학생이 한명 나왔는데 어찌나 인사를 정중하게 잘 하는지 참 예의바른 학생이구나 생각했다. 복잡한 시대에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금만마을회관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지부에 순례보고를 했다. 우리는 계획대로 갈 것이다. 밤나무골의 고개 마루에 올라서니 백의종군로 안내판이 나왔다. 내려서면 길리 마을이다. 남사천을 끼고 내려가면 입석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은 통영별로로 한양 가는 길이다. 옛 통제사들이 부임과 이임을 할 때 이용했던 길이다. 입석 방향 청계를 지나 산청, 함양 인월 남원 전주 삼례로 이어지는 통영별로다.

 

박호원의 재실인 이사재에 갔다. 재실과 종의 집은 여러 유추가 가능하다. 박호원은 시월리에서 유력한 집안으로 그 종의 집은 어둡고 비좁았지만 하룻밤 유숙했다. 차량 답사 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우산을 쓰고 이사재로 왔었는데 당시에는 무었을 쓰고 왔을까? 패랭이? 삿갓? 기름먹인 종이로 우의를 만들어 입었을까? 그러고 보면 하동현감이 준 유둔(油芚)<비 올 때 쓰기 위()하여 이어 붙인 두꺼운 유지(油紙)>생각난다.

 

사양정사를 거쳐 700년 된 감나무를 보고 나왔다. 남사천을 따라 걷다가 더위에 유혹을 참지 못했다. 물을 맑았으나 깊지 않았다. 그래도 시원했다. 도평마을에서 690년 된 느티나무를 보았다. 장군도 이 길을 가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말을 쉬었으리라. 살고개에는 목화를 심어 놓았다. 목화, 면화, 목캐라 했으며 어린 열매는 따 먹기도 했었다. 목화시배지답게 도로 공터에 목화를 심었다. 산청군 단성면은 문익점 선생이 붓 뚜껑에 목화 씨앗 10개를 가져와 그의 장인 정천익이 심어 그 중 한 개가 싹을 틔웠다. 밖에서 사진만 찍고 휴게소 매점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백의종군로 순례 중이라 하니 박카스를 주시며 당신 아들도 이 길을 걸었다고 하며 힘내라 했다. 박카스 한 병이 더위와 피로를 한방에 날려보냈다.

 

단성초등학교가 단성 현청터다. 장군이 되돌아오면서 단성현청에서 유숙했다. 세종대왕과 함께 우뚝 서 계신 동상 옆에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 행로지라는 표석이 있다. 몽학관(蒙學館)이란 현판이 걸린 체육관인지 도서관인지 건물이 있다. 몽학관은 단성현 객사의 현판이란다. 초등학교에 이런 어려운 한자 현판이 있은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경호강 다리를 건너 원지에 도착했다. 19.91km 6시간 30분 소요되었다.

 

안팎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더위와 싸워야 하고 휴가기간이며 회사와 집에 눈치가 보여 계속 해야 하는지 망설여진다. 세 번만 걸으면 1차 목표가 달성된다. 동력이 떨어지면 갈 수 없다. 몸과 시간과 의지가 함께해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20km를 매주 걷는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동행해 주신 착량님에게 감사하다. 백의종군로와 수군재건로가 겹쳐 혼란스러웠다. 그것은 공부가 부족해서이다. 좀 더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손경례의 집

우계서실이란 편액은 한말 대 유학자 손창수의 호가 우계여서 우계서실이다.

우렁이 양식장

지리산고등학교에서

써래

밤나무골 고개마루

여기서 좌측방향(청계 입석)이 통영별로이다.

사효재

니사재

사양정사

불밝기창


690년된 느티나무

목화꽃

박카스D

백마산성?

도강

 신안면사무소

2015.7.18. 경남의 백의종군로5(손경례의 집-신안면사무소)